수년간 매출 및 손실 확대 지속…완전자본잠식 상태신한투자증권 등 FI와 컨소 구성…인프라 투자도 완료카카오 이름 떼고 과기정통부 입맛 맞춘 사업 계획 선봬
과학기술정통부가 기존 이통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포기한 5G(5세대) 28GHz(기가헤르츠) 주파수 대역 입찰 공고를 내고 제4 이동통신사를 모집한 가운데 지난달 19일 세종텔레콤, 스테이지엑스, 마이모바일컨소시엄이 후보자에 올랐다. 제4 이통사 선정 조건으로 자금 조달 능력과 재무 건전성, 사업 부합성 등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IB토마토>는 각 기업의 재무 구조를 살펴 보고, 사업 선정 가능성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동통신사 입찰 후보에 선정된 가운데 모체인 스테이지파이브는 부진한 수익성을 이어 나가고 있어 흑자 전환을 통한 영업 신뢰성 회복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스테이지엑스는 입찰 신청을 앞두고 카카오 계열사 타이틀을 벗어던진 가운데 신한투자증권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자금 조달처를 확보하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밝혀 공격적인 입찰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재무건전성·수익성 부진에도 신한투자증권 동아줄 될까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 과학기술원(KAIST), 연세의료원(세브란스)와 함께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지난달 19일 5G 28㎓(기가헤르츠) 신규 사업자 신청을 마쳤다.
스테이지엑스의 전신인 스테이지파이브는 신한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FI)로 앞세워 자금 조달 계획을 밝혔지만, 재무건전성이 떨어져 제4 이통사 사업 가능 현실화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테이지파이브는 뚜렷한 매출 성장세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의 경우 2019년 410억원에서 2020년 358억원, 2021년 187억원으로 지속 감소했고 2022년 2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은 2019년 -14.63%, 2022년 -20.59%로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2019년 62억원에서 2022년 199억원으로 늘어났다.
또한 스테이지파이브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 52억원에서 2022년 131억원으로 증가했지만, 현금 유동성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자본 총계는 2022년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실제 2022년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하면서 신주 발행했던 상환전환우선주(RCPS)가 자본에서 부채 항목으로 바뀌면서 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회계 기준 변경으로 유동비율도 2019년 329%에서 2022년 11.26%로 급감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실제 영업활동이 아닌 투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어 제4 이통사 선정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일단 지난해까지 통신 인프라 투자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를 통해 올해는 영업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테이지파이브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스테이지파이브는 그동안 지속적인 인프라 투자와 브랜드를 구축하고 플랫폼을 구축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었다. 다만 최근 제4 이통사 사업은 별개의 건”이라며 “신한금융투자의 자금조달 계획만으로도 기지국 건설비용 전체를 커버하고도 충분한 수준이다. 업계를 선도하는 유수의 기업들과도 함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진=핀다이렉트 홈페이지 갈무리)
카카오 이름표 떼고 5G 28㎓ 생태계 구축 나선다
스테이지엑스는 입찰 신청을 앞두고 논란이 될 만한 여지는 모두 없애고 있는 상황이다. 2022년까지만 해도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분 34.2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있었지만, 지난달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지분을 자사 임직원으로 구성된 신규 투자조합에 매각하면서
카카오(035720) 계열사에서는 제외됐다.
앞서 2015년 4월 설립된 스테이지파이브는 알뜰폰(MVNO) 사업을 영위하면서 알뜰폰과 로밍서비스를 제공하는 통신 플랫폼 핀다이렉트를 운영하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2017년 카카오 투자전문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를 하면서 카카오 계열사로 편입됐지만, 최근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에 직면하면서 제4 이통사 사업자 선정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는 카카오 계열사 딱지를 뗀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사업 계획은 과기정통부가 제4 이통사를 설립하려는 목적에 가장 부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스테이지엑스가 제4 이통사에 신청하면서 내놓은 3대 목표는 국내 통신시장 경쟁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 등이다.
스테이지엑스는 ‘진짜 5G’ 혁신 서비스라는 이름으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밝힌 상황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3년간 6000여개의 무선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데 스테이지엑스는 현실적으로 사업 3년간 90개의 핫스팟을 구축하고, 다른 지역은 이통3사 망을 로밍해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5G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제4 이동통신사가 아직 어디가 될지 정해지진 않았지만, 알뜰폰 때와 같이 정부의 의지만 명확하다면 기존 3이동통신사의 망을 이용하는 데 있어서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