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에 2억 달러 출자전환…연간 이자비용 4.6% 하락 기대코스맥스 웨스트·USA 2개 법인, 누적된 적자에 자본잠식 지속지난해 3분기 ODM 매출 비중 75%로 상승…흑자전환 가능성도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코스맥스(192820)가 자본잠식에 빠진 미국 법인을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코스맥스는 코스맥스 웨스트와 코스맥스 USA 등을 종속회사로 두고 있으나, 2곳 모두 수년간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상태다. 앞서 코스맥스는 지난 2022년부터 코스맥스 USA의 경영 효율화에 집중해 왔지만 대규모 자본잠식을 해결하기에는 요원해 보인다.
경기도 성남 코스맥스 본사. (사진=코스맥스)
USA에 한화 2579억원 규모 현물출자…'이자비용' 축소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코스맥스 웨스트는 대여금 출자전환 방식으로 자회사 코스맥스 USA에 약 2579억원(2억 달러)을 출자하기로 했다. 코스맥스 웨스트가 기존에 코스맥스 USA에 대여한 2억 달러를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현물출자 이후에도 웨스트가 USA의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상환인 만큼 코스맥스 웨스트의 연결 재무상태에도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코스맥스 USA는 코스맥스 웨스트의 100% 출자회사로, 현재 코스맥스→코스맥스 웨스트→코스맥스 USA로 이어지는 지배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코스맥스 웨스트는 지난 2017년 미국 화장품 제조업체 누월드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 회사(SPC)다.
당초 코스맥스 웨스트는 지난 2013년 설립된 코스맥스 USA가 운영 중인 오하이오 솔론의 기초 화장품 공장과 함께 누월드의 뉴저지 색조 화장품 공장을 운영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코스맥스 USA가 경영 효율화에 나섰고, 이미 2022년 연말 미국 오하이오주 공장을 폐쇄하고 뉴저지 공장과 합병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코스맥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인터뷰에서 "오하이오 지역은 뉴저지로 통합했지만 법인은 코스맥스 USA로 잔존한거라 사업 구조상 변동은 없다"라며 "오하이오 지역이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력 수습이 불안정해서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코스맥스 측은 이번 출자전환으로 2억 달러에 대한 연간 이자 축소 효과가 920만달러(4.6%)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USA가 웨스트로부터 차입했던 자금이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이자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코스맥스 USA 법인의 이자비용은 사업보고서에 명시돼 있지는 않았으나, 미국 법인의 영업적자 축소에도 지난해 3분기 125억원의 당기손손실을 내며 직전연도 동기(113억원) 대비 적자가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에서 이자수익과 손실, 배당금, 임대료 수익, 환차손, 법인세 등을 뺀 금액을 일컫는 만큼 이자 부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업체 측은 3분기 IR자료를 통해 이자비용 증가와 오하이오 공장 설비 손상차손 반영으로 순손실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코스맥스의 매각예정자산손상차손은 7억원으로 집계됐다.
오하이오 공장 철수에 손실 확대…ODM 매출 확대 변수
특히 미국법인의 경우 제조자브랜드개발생산(OBM)을 중심으로 사업이 진행되면서 마케팅 비용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적자를 기록해 왔다. 현지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지난 2017년 인수한 누월드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가 지속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코스맥스 웨스트는 당기순손실 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앞서 2020년 말 830억원을 기록하던 코스맥스 웨스트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22년 말부터 36억원의 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한 바 있다. 같은기간 자산은 1159억원에서 2945억원으로 154.10% 증가하는 동시에 부채 역시 1690억원에서 3530억원으로 108.88% 급증했다. 이에 자본총계 역시 마이너스(-) 531억원에서 585억원으로 손실 폭이 확대되며 자본잠식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는 -629억원으로 확대됐다.
종속회사인 코스맥스 USA와 최근 흡수합병을 완료한 누월드 역시 지속된 적자로 해당 법인들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지난 2022년 누월드의 매출액은 853억원으로 2020년(1065억원)대비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2020년 374억원에서 355억원으로 손실폭은 소폭 줄이는 데 그쳤다. 2022년 기준 부채총계는 2868억원에 달하면서 자산총계인 1050억원 대비 1818억원 가량 많았다. 코스맥스 USA 역시 2022년 5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 부채(2696억원)가 자산(1008억원)보다 1688억원가량 많은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4087억원으로 자본잠식이 급격하게 확대됐다.
이에 코스맥스는 향후 경영효율화 작업을 통해서 비효율 생산시설을 처분하고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서부지역의 경우 별도 영업사무소를 통해 영업력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코스맥스 미국 법인이 올해에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은경 삼성증권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기존 2개 공장 중 한 개 거점 철수로 인해 매출액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나 올해에는 큰 폭의 매출증가가 가능하다고 본다"라며 "2022년 미국법인 매출 중 진 짜 돈이 되는 화장품 제조자 개발생산(ODM) 매출 비중은 40%에 그쳤으나, 이 비중이 지난해에 점점 상승해 3분기에는 75%에 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