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케이금융그룹의 주요 자회사 오케이캐피탈과 오케이저축은행이 과도한 부동산금융 익스포저 문제로 사업안정성이 저하되고 있다. 자산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수익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계열사 간 신용공여로 유동성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부담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IB토마토>는 오케이금융 각 사의 주요 재무지표와 리스크 현황, 자금 지원 양상 등을 살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오케이넥스트(구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핵심사업인 ‘러시앤캐시’ 대부업을 청산한 이후 계열사 자금지원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인 오케이캐피탈과 오케이저축은행이 업황 부진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만큼 자금지원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관련 부담으로 오케이넥스트는 유동성 문제가 떠오르고 신사업 진출까지 지연되고 있다.
계열사 익스포저 대폭 증가…늘어나는 지원 부담
4일 금융·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오케이넥스트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금 익스포저가 지난해 9월 기준 2조3297억원으로 나타난다. 그 전년도인 2022년 말 1조5013억원 대비 55.2%(8284억원) 증가했다. 이는 총자산(3조2319억원) 대비 72.1%, 자기자본(2조6489억원) 대비 8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계열사 지원금 구성은 대출채권 자산이 1조6095억원, 유가증권 내 투자지분과 전환우선주가 7202억원으로 확인된다. 투자지분·전환우선주는 예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대출채권 부문의 규모도 두 배 넘게 뛰었다.
대출채권은 주요 계열사인 오케이캐피탈, 오케이홀딩스대부,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등에 대한 지원이다. 오케이넥스트의 대출채권 전액이 계열사 대출로 이뤄졌다. 특히 오케이캐피탈은 고금리 여파와 부동산금융 문제로 사업성이 저하된 상태다.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의 경우 NPL(부실채권) 매입 지원이 목적이다.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는 NPL 매입액의 91% 수준이 계열 물량인 것으로 파악된다. 그룹 내에서 오케이캐피탈과 오케이저축은행, 오케이넥스트 건전성 관리를 위해 부실채권 매입 역할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가증권 내 계열출자는 △오케이홀딩스대부 2414억원 △미즈사랑대부 163억원 △원캐싱대부 161억원 등이며, 해외 계열사 출자로 △인도네시아 법인(PT Bank Oke Indonesia) 3258억원 △프놈펜 상업은행 797억원 △중국 천진·심천·중경 법인 108억원 등이 있다.
지난해 9월 오케이저축은행에 대부업 자산을 이전하면서 확보한 매각대금 7392억원도 계열사 대출과 자금지원에 쓰였다. 당시 오케이저축은행은 현금·예치금과 미수금 금액이 7947억원(같은 해 3월 기준 999억원)까지 증가했다가 10월에는 3610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신용등급까지 하향 조정…지원 확대에 신사업도 안갯속
오케이넥스트는 지속되는 계열사 지원 탓에 신용등급까지 떨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오케이넥스트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3+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특히 주요 사유 가운데 하나로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모니터링 필요성이 강조됐다.
곽수연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자체적인 이익창출력이 제한된 가운데 계열사 관련 지원 부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향후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원리금 4426억원을 충당하기에는 (현금·예치금 잔액이) 다소 부족하다”라고 평가했다.
(사진=러시앤캐시)
오케이넥스트에 대한 한국신용평가의 개별 재무지표 신용등급을 살펴보면, 수익성이 AA등급이고 자산건전성과 자본적정성이 A등급인 반면 영업기반과 유동성은 BBB등급으로 나타난다.
신용등급 향방에는 계열사 지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계열사가 재무건전성을 개선해 지원 부담이 완화되면 등급 상향 가능성이 증가하지만 반대로 지원 부담이 늘어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경우 하향 압박이 커진다.
계열사 영업환경이 부진한 만큼 오케이넥스트의 지원은 지난해 3분기 이후로도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주요 자금대여 건으로 △10월 오케이홀딩스대부 사모사채 4900억원 인수(총잔액 1조3800억원) △10월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사모사채 2700억원 인수 △12월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 사모사채 2500억원 인수 등이 있다.
12월 말에는 오케이캐피탈이 발행한 사모사채 5건을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에 양도하고 양도금액으로 3716억원을 받았는데, 이후 오케이에프앤아이대부가 발행한 사모사채 3500억원(총잔액 8700억원)을 다시 인수했다.
오케이넥스트는 대부업 철수에 따라 신사업 진출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계열사 지원 역할이 강조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 기간이 미뤄지는 모양새다. 신사업 지연에 따른 영업기반 안정성 약화 역시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