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엔에이치엔(NHN)클라우드가 올해 초 1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유치하고, 기업가치가 1조원을 달성하면서 업계에서 기업공개(IPO) 기대감도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 IPO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NHN클라우드는 2026년까지 연 매출 8000억원을 목표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급수수료는 늘어나는 반면 현금창출력은 줄어들고 있어 재무안전성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NHN클라우드)
기업가치 1조원 달성·IPO 기대감에도 수익성 개선 '우선'
21일 업계에 따르면 NHN클라우드는 지난 2월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500억원 투자금을 유치 받고, 물적 분할 1년만에 기업가치 1조원을 달성하며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나왔다. 반면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2026년까지 연 매출 8000억원을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아직 IPO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NHN클라우드는 당분간 수익성 개선 및 클라우드 생태계 조성에 주력할 전망이다.
NHN클라우드는 지난 2022년 4월1일 엔에치엔(NHN) 주식회사에서 클라우드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해 설립한 회사다. NHN클라우드는 독립법인 출범 이후로 개인 사용자 포함 서비스 이용 고객이 24% 상승했다고 밝혔다. NHN클라우드는 특히 공공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2022년 공공 부문 클라우드 전환 사업에서 수주 기관 기준 시장점유율은 39%로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최근 소멸하는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방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체 파트너사는 독립법인 출범 직후 1년 만에 70% 증가한 400여개로 늘어났는데 이 중 지방 권역 사업을 함께하는 지역거점 파트너는 100여개에 달한다. 각 지방을 거점으로 R&D 센터 및 데이터센터도 확충하고 있는데 지난 10월엔 ‘광주 국가 인공지능(IC) 데이터센터’ 가동을 시작했다.
김동훈 NHN클라우드 대표는 지난 6월 열린 NHN클라우드 기자간담회에서 "(IPO 시기는) 지금 당장 답변 드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NHN클라우드는 광주, 김해, 순천 등 지역 거점이 갖는 특색을 살려 클라우드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급수수료 증가·현금창출력 약화는 숙제
NHN클라우드가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늘어나는 지급수수료와 줄어든 현금창출력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2022년 NHN클라우드는 1172억원의 매출을 냈지만 영업손실은 78억원에 달했다. NHN클라우드는 사업 특성상 영업비용에서 지급수수료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2년 급여는 272억원인데 지급수수료는 646억원으로 3배가량 많았다. 비중으로 따져봐도 2022년 영업비용 1250억원 중에서 지급수수료 비중은 51.68%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급수수료 비중이 높은 이유는 파트너사와 서비스 계약에 따라 수수료가 반영되기 때문이다. NHN클라우드는 클라우드 플랫폼 ‘마켓 플레이스’에 다양한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 사업자(CSP)를 입점시켜 고객에게 보다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고 있는데 파트너사가 많아질수록 지급수수료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마켓 플레이스엔 신규 솔루션 200여 개가 입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재무건전성 부문에서도 점검이 필요하다. NHN클라우드는 현금 유동성 및 창출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기준으로 NHN클라우드가 1년 내로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은 481억원이고, 1년 이내로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513억원인데 유동자산에서 유동부채를 나눈 유동비율은 93.76%로 산정됐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기업의 유동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부채총계에서 자본총계를 나눈 부채비율의 경우 144.23%로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100%가 넘어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보유 현금 자체는 그리 부족하지 않을 수 있으나 현금창출력은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NHN클라우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92억889만원인데 지난 2월 1500억원 투자를 받아 올해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단숨에 1000억원대를 넘어섰다.
다만 기업의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잉여현금흐름(FCF)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FCF는 통상 영업활동현금흐름에서 자본적지출(CAPEX)을 뺀 값으로 계산하는데 영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CAPEX 투자가 큰 상황이다. 2022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2억원을 기록했는데 R&D센터와 데이터센터 등 시설에 아낌없이 투자한 결과 유형자산 취득에 따른 CAPEX는 255억원으로 추산된다. 영업활동현금흐름 122억원에서 유형자산 255억원을 빼면 -133억원으로 FCF는 적자를 기록했다.
NHN클라우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사업 구조상 지급수수료가 많이 나오긴 하지만 수수료를 지급하는 파트너(CSP)들과 동반 성장하기 위함”이라며 “고객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당분간 파트너사를 더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