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현대제철, 수익성 반등 카드는 '전기차 강판'
수익성 악화에도 순차입금 감축·전기차로 투자 지속
전기차용 강판 공급 확대로 수익성 확대 추진할 듯
공개 2023-12-06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2월 01일 17:06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현대제철(004020)이 서강현 현대차(005380) 기획재경본부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수익성 확대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높은 원료 가격에 각종 투자 및 재무구조 개선용 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강판이 향후 수익성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사업 확대에 적극 드라이브를 걸 예정이다.
 
현대제철 판교사옥.(사진=현대제철)
 
오르는 비용에 지출 증가…수익성 확대 필요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12월28일 임시주주총회 개최를 통해 서강현 현대자동차 기획재경본부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임명한다. 서 신임대표는 현대자동차 및 현대제철에서 회계관리실장, 재경본부장, 기획재경본부장 등을 두루 거친 재무전문가다.
 
현재 현대제철은 영업이익 감소, 순차입금 감축 기조 및 대규모 설비 투자 계획이 맞물려 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현대제철의 누적 매출액은 19조8106억원, 영업이익은 1조27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5.2%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8.9%, 영업이익 1조8925억원)에 비해 3.7%포인트 줄었다.
 
영업이익 감소 원인은 원료탄 및 전기 요금 등 원료 가격 상승이 지목된다. 철광석을 녹이는 재료인 원료탄 톤당 가격이 지난 2분기와 3분기동안 222달러에서 365달러로 64%나 뛰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원료탄 가격은 인도 등 신흥국 수요 증가로 오는 2025년까지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보다 현대제철 매출이 줄어들었음에도 전력비 및 연료비는 올랐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에너지 비용은 1조979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1조9089억원)보다 3.7% 올랐다. 지난 9일 대기업 등에 한해 전기요금이 1kWh(킬로와트시) 당 10.6원 오른 점을 고려하면 현대제철의 연간 전력비 부담은 1천억원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황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서 신임 대표는 수익성 개선을 가장 먼저 염두에 둘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로-고로 복합 공정 관련 투자와 순차입금 감축에 많은 재원이 들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이자 비용 등으로 순차입금 감축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올해 5천억원 순차입금 감축 목표를 성공한 가운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순차입금 감축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현대제철은 1500억원의 전기로-고로 복합 생산 공정 투자를 집행했다. 현대제철은 후속 투자로 2030년까지 새로운 전기로를 도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최소 6천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전통 사업인 자동차에 올인…전기차 확대 기조 탑승 전망
 
최근 철강업계에서 2차전지 원료 등 새로운 수익 창출원을 발굴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2차전지 원료 등 사업에 진출을 검토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본업인 철강 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내야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제철은 수익성 확대를 위해 전기차 강판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 수요가 되살아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자동차 강판 사업 확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전기차용 강판 수요는 현대자동차가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13일 전기차 전용 생산 공장 건설에 착수했다. 2026년 연간 20만대의 전기차가 본격 양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제철이 생산하는 자동차 강판은 연간 500만톤으로 이 중 80%(400만톤)가 현대자동차 및 기아자동차에 공급되고 있다.
 
강판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판매 증가뿐 아니라 제품 당 수익성이 높아져야 한다. 이에 현대제철은 전기차용 강판의 강도를 높이는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동시에 무게를 줄이는 것도 연구개발 목표로 삼고 있다. 더불어 설비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올해 3분기까지 신규 자동차 강판 설비 등에 4734억원을 투자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자동차 제조사들의 요청에 따른 설비 투자로 현재 연구개발 중인 3세대 강판이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은 오는 2025년2분기부터 새로운 전기차용 강판 양산에 들어간다.
 
한편 일각에서는 전임 안동일 사장이 계획했던 자동차용 강판 수출 확대가 수익성 확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자동차용 강판 판매량(500만톤) 중 수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17%(85만톤)에 불과하다. 현대제철은 올해 수출 비중을 20%(100만톤)으로 늘리고, 2040년까지 40%(200만톤)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대자동차 의존도를 낮추고 해외 자동차 제조사들과 거래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현대제철 측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강판 수익성은 자동차 부위별로 각각 다르지만 다양한 공법 적용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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