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 택한 LG유플러스…기업가치 두배 불리기 전략 통할까
2021년 취임 후 경영 성과 개선에 2027년 3월까지 연임 성공
비통신 분야 신사업에 900억원 투자…임기 내 기업가치 12조 목표
공개 2023-12-01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9일 16:00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LG유플러스(032640)가 황현식 대표(CEO)의 연임을 확정하며 안정화에 힘을 실었다. 황 대표는 기업간거래(B2B) 거래 틈새 시장인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공략하고, 비통신 분야 신사업을 늘려가며 2027년까지 LG유플러스 기업 가치를 6조원에서 12조원으로 2배 가량 늘리겠다는 포부다.
 
 
황현식 대표 연임에 수익성·신사업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황현식 대표이사 사장(CEO) 연임을 확정하고, 2024년 조직개편을 통해 CEO 직속 ‘고객경험센터’를 신설했다. 센터장에는 김새라 디지털커머스사업그룹장(전무)을 임명했다. 황 대표는 2027년 3월까지 임기가 늘어났다. 
 
황현식 대표는 1999년 LG텔레콤 당시 입사해 내부 주요 보직을 거쳐 대표가 된 첫 사례로 꼽힌다. 황 대표는 코로나19로 경기가 어려웠던 2021년 취임했지만, 그가 대표직을 맡은 후로 LG유플러스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좋아졌다. 2022년 매출은 13조9069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조813억원으로 창사 이래 첫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도 2020년 6.60%에서 2021년 7.07%, 2022년 7.78%로 높아졌다.
 
LG유플러스는 올 초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있었지만, 황 대표는 특유의 리더십과 경영 성과를 토대로 연임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0조5518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3분기(10조2954억원) 대비 2.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025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7947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무선통신 점유율도 지난 1996년 창립 후 27년 만에 KT를 앞질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LG유플러스 이동통신 회선은 1802만개로 KT(030200)(1713만개)를 넘어섰다.
 
LG유플러스 가입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15.3% 증가한 데는 기업간거래(B2B)로 틈새 시장인 사물인터넷(IoT) 수주를 공략한 것이 주요했다. 황현식 대표는 현대자동차·토요타·KG모빌리티 등 완성차업체와 카인포테인먼트 회선 및 한국전력 원격 검침기에 들어가는 250만개 가량 회선을 수주한 바 있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사진=LG유플러스)
 
에듀테크·펫테크 등 스타트업에 900억원 넘게 투자
 
황현식 대표는 2027년까지 비통신사업 매출 비중을 40%까지 늘리고, 기업가치를 12조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9월부터 ‘LG유플러스 3.0’을 발표하고 4대 플랫폼 전략을 수립하고 스타트업 투자 및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4대 플랫폼에는 △통신라이프 △놀이 △성장·케어 △SOHO·SME·모빌리티 등이 있다.
 
실제로 2021년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LG유플러스는 벤처 기업에 9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투자 금액 265억원의 3.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반기에는 솜씨당컴퍼니, 벳칭 등에 투자해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4대 플랫폼과 관련된 에듀테크, 펫테크 등 벤처 기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사용자와 온·오프라인 클래스 작가를 연결해주는 취미·여가 플랫폼 스타트업 솜씨당컴퍼니에 30억원에 달하는 지분 투자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 개인화 맞춤형 플랫폼 ‘너겟(Nerget)’에서 가입만으로 솜씨당이 제공하는 원데이 클래스를 50%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기로 했다.
 
반려동물 시장과 관련된 펫테크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지난 6월엔 국내 1위 반려견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퍼피유'를 인수하고, 8월엔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클라우드 전자의무기록(EMR) ‘플러스벳’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벳칭'에 30억원에 달하는 지분 투자를 감행했다. LG유플러스 ‘인공지능 콜센터(AICC)’과 벳칭 서비스를 결합해 동물병원 전용 ‘AI 음성봇’을 만든다는 복안이다. 
 
에듀테크의 경우 선제적인 투자를 이어가면서 아이들나라 교육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호두랩스에 20억원, 째깍악어에 50억원, 그로비교육에 총 150억원, 이외에도 에누마코리아 등에 투자했다.
 
2022년 9월엔 SOHO 사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장부 서비스 등을 경영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 ‘한국신용데이터’에 252억원으로 23만922주를 사들여 2.3% 지분을 매입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투자 규모 중에서 가장 크다. 
 
LG유플러스는 투자 포트폴리오를 차근차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투자 결과가 명확하게 실적에 나타나고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현금성자산은 2022년 말 8346억원에서 올 3분기 3135억원으로 감소했다. 투자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1조9879억원에서 -2조2653억원으로 확대된 반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3분기 2조7339억원 대비 올 3분기 2조3401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는 기존 B2C 시장에서 B2B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이중 사물지능통신은 앞으로 카인포테인먼트, 스마트팩토리, UAM 등 신산업 분야에서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LG유플러스는 향후 확대되는 B2B 시장에서 다양한 고객 가치과 경험 혁신을 통해 선도적인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
 
제보하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