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이 높은 성장률로 규모가 커지면서 보험업계 진출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업계서는 특히 KB라이프생명보험(KB라이프)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면서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이어 생명보험 업권에서 후발주자들이 사업 진출 방향을 모색 중이다.
KB라이프, 골든라이프케어 인수로 시장 선점…사업 영역도 확대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는 시니어케어(Senior Care) 사업으로 요양시설(위례빌리지·서초빌리지)과 케어센터(강동·위례), 실버타운(평창카운티) 등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평창카운티는 이달 입주자를 모집하며 처음으로 선보인 노인복지주택이다.
(사진=KB라이프생명보험)
해당 사업들은 본래 KB손해보험이 자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영위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KB라이프가 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면서 새롭게 영업을 펼치게 됐다. KB라이프는 자사 경쟁력 제고를 위한 주요 수단이자 신성장 동력 중 하나로 요양과 자산관리 등 라이프케어(Life Care) 서비스 관련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KB라이프는 시니어케어 시장을 선점, 금융업권에서 가장 선두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간기업의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은 크게 △시설요양 △재가요양 △노인주거 등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KB라이프는 모든 영역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다.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2016년 서초빌리지를 시작으로 2017년 강동케어센터, 2019년 위례빌리지와 위례케어센터를 열었고 올해 평창카운티를 선보였다. 평창카운티는 입주자가 요양시설이 필요하게 될 경우 빌리지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계하면서 사업 시너지 효과를 높였다. 빌리지는 위례·서초에 이어 오는 2025년까지 은평·강일·광교 3개소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KB라이프는 시니어케어 사업에 대해 "고령화에 따른 요양서비스 수요가 증가하고, 요양 시장에 대한 민간 진출이 확대 전망이다"라면서 "종합금융과 비보험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요양사업 진출을 추진했다"라고 말했다.
시니어케어 사업은 국내 생명보험 업계서 관심을 두고 있는 시장이지만, 사실상 비보험 영역인 만큼 향후 생명보험업과 고객 서비스, 상품, 플랫폼 측면에서 어떻게 연계하고 시너지를 창출할지가 관심이다. 아직까지는 요양사업 자체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평가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기본적으로 손해보험사는 헬스케어 영역에 집중을 많이 하고 있고, 생명보험사는 시니어케어 부문에 관심이 많다. 서로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곳에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다"라면서 "금융 외 분야에서도 서비스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있다. 생명보험 서비스나 상품 연계는 아직 고민 단계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성장성 높은 시니어케어 시장…보험업계 진출 이어져
시니어케어 시장은 금융업권 내에서도 보험업계 진출이 가장 활발한 상태다. 보험사는 보험업법 제11조(부수업무 및 자회사 설립 형태로 장기요양서비스 사업 수행 가능)에 따라 제도적으로 사업 영위가 허용되기 때문이다. 다른 금융업권과 달리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모습이 나타나는 이유다.
금융권에서는 관련 사업으로
삼성생명(032830)이 삼성생명 공익재단과 함께 삼성노블카운티(노인주거), 삼성노블카운티 너싱홈(시설요양)을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지주(086790) 역시 하나금융공익재단 연계 사업으로 하나케어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하나금융은 공익재단을 통해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최근에는 생명보험 업계서 신한라이프생명보험(신한라이프)이 요양사업 진출에 나섰다. 현재 서울시 은평구 부지 매입을 탐색하는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라이프는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요양사업추진단을 구성했으며 올해는 금융위원회 인허가 신고를 완료했다. 이후 신한금융플러스 내 라이프케어 부문을 신설하면서 사업 진출을 추진 중이다.
NH농협생명보험(농협생명)도 요양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아직 구체화 되지는 않았고 일반적인 수준에서 다양한 방향으로 계획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니어케어는 보험업과 연관이 되기도 하지만 시장 자체가 높은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시니어케어 시장의 규모는 2018년 8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14.5조원까지 성장했다. 연 평균 성장률은 15.6%로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이용자 수는 104만명에서 167만명으로 확대됐다.
다만 사업의 수익성은 아직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 역시 지난해 단기순손실 12억원을 기록했다. 미처리 결손금은 74억원으로 확인된다. 시니어케어 사업은 규제(요양시설 토지와 건물 동시 소유) 허들 또한 높은 만큼 단기적인 수익 추구보다는 사업 확대나 시너지 창출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승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사업 자체를 통해 높은 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일정한 수익하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시장질서 재편(질적 개선)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라면서 "생애주기를 관리하고 보장하는 보험업과 시너지를 확보해 종합은퇴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