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높은 고금리가 수분양자들의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면서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현재 부동산PF 시장의 위기는 막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땅값, 분양가,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오른 가운데 고금리와 수분양자들의 얼어붙은 심리가 겹친 복합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최근 오른 땅값으로 브릿지론 단계에서 프로젝트가 멈춰버린 경우도 많다. 그나마 분양이 보증되는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경우 PF가 진입하지만 민간의 경우 PF가 지지부진하다. 대출을 실행하는 금융기관들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만 PF대출에 나서는 상황이다. 높은 원자재 가격도 PF부진의 원인이다. 시공비가 많이 오른 가운데 고금리로 분양 시장이 얼어붙어 수지가 맞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복합적 악재에 금융기관들로부터의 자금 조달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이에 결국 부실채권(NPL)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금융 관계자들은 내년 부동산 PF경기 회복에 대해 다양한 견해를 내비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부동산 PF시장의 회복을 내다보고 있지만 문제가 워낙 복합적이기 때문에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문연 법무법인 가림 대표변호사는 예측하기 어려운 부동산PF 시장의 다음을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다.
(사진=법무법인 가림)
다음은 남문연 대표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현재 법무법인 가림에서 맡고 있는 업무를 소개해달라
△사법연수원 43기로 수료한 남문연 변호사다. 연수원 수료 당시 변호사 고유 업무라고 여겨지는 일반적인 송무업무를 벗어나서 기업법무, 금융 등 특정 영역에서 스페셜리스트로서 변호사 업무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증권회사 사내변호사로 변호사의 경력을 시작하게 되었고, 그 경험을 살려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부동산금융 분야를 주요 업무분야로 하고 있다.
-현재 수행하는 부동산 금융업무의 구체적인 내용과 업무를 진행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예를들어 아파트 신축사업에 있어서 자금을 조달하려고 할 경우, 증권회사나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출구조 및 상환구조 등 금융구조를 설계하고, 그 사업의 분양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을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절차에서 각종 계약서의 작성 등 필요한 법률자문을 수행하고 있는데, 이때 금융기관이 대출한 자금을 대출만기일에 상환받을 수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금융기관이 제때 상환 받는다는 것은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진행한 업무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그동안 많은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일일이 기억을 하기는 힘들다. 다만 대출금융기관이 PF대출금을 상환받고, 각 관계자들은 용역대금을 적시에 지급받는 등 무탈하게 진행된 프로젝트 보다는, 디폴트가 발생한 경우 해당 현장과 관련하여 각 관계자들에게 법률적인 조언을 상당부분 제공하기에 조금 더 기억에 남게 되는데, 요즘 그러한 현장이 점점 늘고 있어서 마음이 아프다.
-최근 부동산 금융 시장은 어떠한지?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다시피 공사비, 금리 등등의 어쩔 수 없는 다양한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개입되다 보니 부동산 경기침체로 이어져 상황이 좋지 않다. 극히 일부의 사업장만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마저도 금융기관의 부동산 대출에 대한 부정적인 태도로 인하여 진행이 더딘 상황이다.
-내년 또는 향후의 부동산 시장은 어떠할 것으로 예측하는지?
△내년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대부분의 전문가들 의견은 부정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대출채권 부실이 가시화되면서 NPL이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제가 담당했던 업무 중에 공매(또는 경매)로 나온 부동산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결국 부동산 금융은 NPL 시장이 점점 늘어갈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한 변호사로서의 역할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부동산 금융에 있어서 부실채권이 늘어가는 것은 도산하는 시행사, 시공사가 늘어간다는 얘기이고, 이와 관련한 여러 이해당사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좋지 않다. 다만, 정상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현장들이 일부 존재하고 있고, 진행이 멈춰있는 다수의 현장들도 국가적인 차원이든 NPL을 통한 해결이든 진행이 될 것이기 때문에 비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목표라기보다는 시장 변화에 잘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업무영역을 한정시키기보다는 다양한 업무에 적응하는 힘을 길러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리고 진정으로 바라는 바가 있다면 금융시장이 정상화되어 힘들었던 관계자들이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