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연속 영업적자…이마트 연결실적에 악영향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재무건전성 개선 전망수주잔고 줄어 먹거리 '비상'…대구 미분양도 불안 요소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말부터 영업실적과 재무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신세계건설(034300)이 계열사 합병 등 재무구조 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지역 분양 실패 및 빈약한 수주실적 등으로 인해 재무구조 개선 이후에도 영업실적 개선에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건설이 대구 칠성동에 짓는 '빌리브 루센트' 조감도.(사진=신세계건설)
4분기 연속 영업손실…모회사 이마트 실적에도 악영향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1600억원, 영업손실 90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2022년 1~3분기 9949억원)은 16.5% 증가했지만 136억원을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902억원의 대규모 손실로 전환됐다. 특히 올해 3분기에만 485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전반적인 비용 상승이 이 같은 실적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지나치게 높은 매출원가율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1~3분기 92.8%였던 원가율은 올해 99.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판관비) 역시 매출이 16.5% 증가하는 동안 71.2% 늘어났고, 지난해 12억원이던 금융비용도 128억원으로 10배 이상 올랐다.
대구지역에서 대거 미분양 물량이 발생하면서 시작된 영업손실은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동안 지속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고수하던 신세계건설이 외부 자금에 의존하기 시작했다. 금융비용 폭증이 이유다. 올 들어 회사의 단기차입금은 1175억원, 장기차입금은 1700억원 증가했다. 올해 9월 말 별도 기준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470.0%, 차입금의존도는 30.1%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말 부채비율 265.0%, 차입금의존도 5.4%를 기록하던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 같은 신세계건설의 부진은 모회사인
이마트(139480)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마트는 신세계건설 지분 42.7%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7096억원, 영업이익 77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별도 기준으로 보면 이마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2억원(4.9%) 증가한 1102억원이다. 신세계건설은 이마트의 주요 연결자회사이기 때문에 신세계건설 실적은 이마트 연결 기준 실적에 모두 반영된다.
신세계그룹은 부진을 겪고 있는 건설 계열사의 재무건전성 회복을 위해 계열사 간 합병을 선택했다. 지난 신세계건설과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을 결정했다. 신세계건설이 신세계영랑호리조트를 흡수합병하는 구조로 내년 1월25일 합병이 완료된다.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사업부문은 지난 6월 타 계열사인 신세계센트럴시티에 양도했고, 자산과 부채는 신세계건설이 이전 받을 전망이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합병 이후 당사는 약 65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라며 “이를 통해 확보된 재무안정성은 장기적으로 성장동력 확보 및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합병으로 신세계건설의 재무건전성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9월 말 기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28억원이고 차입금은 전혀 없다. 부채비율 역시 11.18%에 불과하다. 단순 계산으로 두 기업의 현금보유고를 합하면 2139억원, 자산총계는 1조2133억원이 된다. 현재 470.0%인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356.3%로, 차입금의존도는 30.1%에서 28.3%로 감소할 전망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의 자산, 부채 승계 과정에서 약 650억원의 순현금이 신세계건설로 이전됨에 따라 유동성 확보 및 재무구조 개선에 일부 기여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끝나지 않은 대구 미분양…수주 감소도 ‘불안’
현재 신세계건설 영업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대구에서 분양한 프로젝트 부진이다. 올해 9월 말 기준 분양위험이 높은 대구지역에서 진행 중인 프로젝트 총 규모는 6281억원이다. 이 가운데 ‘빌리브 헤리티지’, ‘빌리브 루센트’, ‘빌리브 라디체’ 등 총 3300억여원 규모 사업들의 분양률은 21.6%~22.9%에 불과하다. 또 신세계건설 전체 진행 사업장들의 분양률도 53%에 그치고 있다.
특히 대구 수성4가 ‘빌리브 헤리티지’의 경우 올해 8월 준공됐지만, 여전히 분양률이 20% 초반대에 머물고 있어 현재까지 총 110억원의 손실이 인식됐다. 회사는 대구 본동3 주상복합(‘빌리브 라디체’)과 대구 칠성동 주상복합(‘빌리브 루센트’)에서도 각각 227억원, 114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설정했다.
홍석준 실장은 “지방 주택, 오피스텔 등의 분양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기존 미분양 사업장과 관련해 추가적인 영업·재무적 부담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짜 계열사 흡수합병으로 재무건전성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근원적 해결책인 영업실적 회복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신세계건설의 수주잔고가 줄어들고 있어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9월 말 신세계건설의 수주잔고는 2조1852억원이다. 2020년 12월 말 3조2558억원이던 수주잔고는 매년 감소해 왔다. 신세계그룹이 신규 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계열사들의 공사 발주량이 줄어든 것도 원인이다. 2020년 신세계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수주한 프로젝트는 9139억원에 달했지만, 올해 9월 말 현재 2854억원에 불과하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