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가격조정기를 거치고 있는 인수·합병(M&A)시장이 올해 하반기 중소형 딜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회복 속도 등이 영향을 미쳐 셀러와 바이어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내년에는 시장 회복을 바라보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 기업자문그룹 M&A팀(화우 M&A팀)은 소속변호사부터 주니어 파트너 변호사, 시니어 파트너 변호사가 한 팀이 돼 딜을 진행한다. 딜 진행의 경우 파트너변호사가 컨트롤하면서 이끌어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 파트너 변호사도 업무에 투입된다.
특히 5년 전부터는 법인 차원에서 M&A팀을 육성하기 위해 공을 들여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3분기 블룸버그와 머저마켓 M&A 자문사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법무법인 화우가 거래총액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M&A 법률자문 2위에 올랐다. 실적을 쌓고 있는 M&A팀에서 중추 역할을 맡아 최근 오스템임플란트 매각 자문, SM엔터테인먼트 매각 자문 등의 사건을 성공으로 마무리한 박기만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를 만났다.
박기만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다음은 박기만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와의 일문일답이다.
-법무법인 화우와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 소개를 부탁한다.
△법무법인 화우는 약 530여명에 이르는 변호사 등 전문인력이 기업법률자문 및 송무 분야에서 국내외 고객들에게 종합적인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로펌이다. 현재 맡고 있는 주요 업무분야는 M&A, 사모투자, 국내외 투자, 기업 지배구조, 경영권 분쟁, 회사법 자문 등이다.
특히 M&A를 중점적으로 맡고 있는데, M&A하면 당연히 따라오는 사모투자(PE) 자문도 메인으로 맡고 있다. M&A 자문의 경우 입사 후 처음 팀 배치를 받을 때 기업 자문 그룹을 지망해 시작하게 됐다. 선배 변호사들의 영향을 받아 분야가 자연스럽게 정해졌는데, 업무에 매력을 느끼고 성향에 잘 맞아 집중하게 됐다.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M&A 이슈는
△최근 M&A 분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의무공개매수 제도 도입인 것 같다. 상장사에 대해 M&A를 진행해 주식 매매를 통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50%+1주 만큼은 소수주주로부터도 공개매수를 통해 의무적으로 매수하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정부 중심으로 도입을 진행 중이고, 특히 상장사 M&A와 관련해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특히 당시와는 달리 현재 제도 도입에 대한 정부와 국회의 의지가 강하다고 느낀다. 사회적인 필요성이 무르익고 있는 상황으로,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제도가 도입된다면 기업 입장에서 어떤 부분을 신경 써야 할지
△인수하는 쪽에서 추가 비용이 지출될 수 있는 부분을 가장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상장사라고 하더라도 최대 주주로부터 주식을 매수하면서 이미 과반 주식을 사 올 수 있다면 큰 변화는 없겠으나, 상장사의 경우 최대 주주가 과반 지분을 가진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면 인수자 입장에서는 결국 공개 매수를 생각해야 한다.
박기만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 변호사(사진=법무법인 화우)
-진행한 케이스 중 인상 깊은 사례는
△올해 진행한 건 중에서는 아무래도 오스템임플란트 매각 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본 거래의 경우 오스템임플란트 최대주주가 가지고 있는 구주, 특수관계인과 함께 가지고 있는 자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매수자 쪽에서 공개매수를 진행해 주주로부터 지분을 취득하는 로드맵을 만들어 거래가 진행됐던 건이다. 그러다 보니 거래 구조 수립 때부터 자금 조달, 공개매수 절차, 상장 폐지까지 각 단계별로 상당한 허들이 있었다.
만만찮은 딜이었는데, 자문사뿐만 아니라 양쪽 매도·매수자가 적대적인 관계가 아닌 파트너십 관계처럼 의사 결정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한 덕분에 잘 종결할 수 있었다. 특히 해당 케이스의 과정 중 거래 구조를 수립하고 협의하는 과정이 제일 중요했던 것 같다.
단순히 구주를 매각하고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보니 구주 매각 조건이 공개 매수와 연동이 될 수밖에 없고, 어떤 식으로 구조화해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양쪽이 협의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을 계약서에 반영하는 작업이 가장 중요하고 어려웠던 부분이다. 또 이 딜의 중요성이나 규모를 인정을 받아 톰슨로이터 산하 아시아 지역 법률 전문지인 ALB의 'Korean Law Awards 2023'에서 '올해의 M&A딜'(M&A Deal of the Year)로 선정돼 보람도 느꼈다.
-올해 M&A 시장을 돌아본다면
△올해 M&A 시장은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 지속으로 위축됐다. 아무래도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니 조달비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M&A 시장의 두 축이라고 하면 PE와 대기업인데, PE의 경우 출자자(LP)모집을 통한 자금 조달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금리 이상의 수익이 날 수 있는 딜에 LP들이 들어오게 된다고 해도 자금조달 비용 확대의 문제가 있고, 인수금융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인수금융 금리도 높아질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M&A시장이 상반기에는 상당히 침체가 됐으나 하반기 들어서부터는 아직 대형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미드레벨 정도 딜 부터는 활발해 지고 있는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M&A 시장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내년에도 크게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 같으나,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활성화된 것을 보면 내년에는 올해보다 활성화될 것이라고 본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가격 조정기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시기에 풍부한 유동화가 있던 시점에서는 완전한 매도자 우위 시장이었다. 가격이 높아진 상황에서 시장 구조가 전환되면서 매도자는 기존에 생각했던 가격이 있고, 매수자는 현재 생각하는 가격이 있는데 이 갭이 크다 보니 딜이 성사되기가 힘들었다. 이 과정이 1년 정도 있었다고 보고, 내년부턴 갭을 좁혀 딜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시장에서 여러 저축은행과 보험사 매물이 쌓이고 있어 내년에는 금융회사 M&A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시장에 나와있는 매물들이 많고 결국 딜들이 가격적인 측면과 잠재 리스크에 대한 평가 이슈 등 때문에 쉽지는 않겠지만 내년에는 극복돼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 대기업의 경우에도 코로나 시기부터 지난 몇 년간 사내에 풍부하게 자금을 축적해 뒀다. 이런 부분들이 대기업의 M&A에서 시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