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정준우 기자]
HD현대중공업(329180)이
HD한국조선해양(009540)의 100%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모스(모스)를 흡수합병한다. 모스는 HD현대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조선용 기계장비 유지 보수 및 운송 사업을 하는 계열사다. 현대중공업이 현대중공업모스를 인수한 배경으로 최근 조선 업황이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 LNG선 (사진=HD현대중공업)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으로부터 현대중공업모스 지분 100%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현대중공업모스 흡수합병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증자 방식으로 합병하기로 합의했다. 따라서 합병비율은 1대 0으로 정해졌다. 합병기일은 내년 1월1일로 합병등기는 내년 1월4일에 이뤄질 예정이다.
통상적으로 합병 과정에서 존속회사는 소멸회사의 지분을 보상하기 위해 존속회사의 신주 발행분을 소멸회사 주주에게 지급하지만 본 합병은 무증자 합병에 해당한다. 한국조선해양이 모스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데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분율도 78%에 달한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 지배 체제 아래에서 이뤄지는 흡수합병이기 때문에 신주를 발행하지 않고 모스 지분 전량이 현대중공업으로 넘어간다는 설명이다. 본 합병은 소규모 합병에 해당되기 때문에 상법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합병승인은 주주총회가 아닌 이사회 승인으로 대체된다.
HD현대중공업모스 흡수합병 계약서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무증자 합병 방식이기 때문에 외부평가 절차를 거치치 않았다. 계약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모스가 보유한 자산, 부채 및 계약상 권리의무 일체를 승계한다. 모스가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에서 현대중공업 내부 사업부로 이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별도 자산 가치의 변화도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지난해 모스의 자산은 394억원이고 매출액은 1259억원이다. 흡수합병 이후 현대중공업은 모스에 지출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앞으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공정 작업을 효율화하기 위해 모스를 인수하는 것으로 보인다. 선박 건조와 설비 관리 주체 및 인력이 통합될 경우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데다 공정 속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들어 조선업황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정 시너지 효과를 높여 생산성을 높이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대중공업의 잔여 수주금액은 36조318억원으로 4년치 수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5일 한국조선해양이 카타르에너지와 LNG운반선 17척 수주 계약에 성공하면서 5조2511억원치의 수주 금액이 추가된다. 카타르에너지와의 계약으로 수주 금액이 14.5% 늘어났다. 수주 증가로 향후 4~5년간 조선소가 쉴 새 없이 돌아가게 될 전망이다.
수주물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수주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현대중공업의 총 임직원수는 1만2897명으로 지난해 말(1만2765명)에서 1% 늘어나는데 그쳤다. 모스가 현대중공업에 흡수합병되면서 생산성이 증가하고 조선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전문인력 수급 문제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모스 소속 전문인력을 포함한 모든 종업원의 고용을 승계하고 근로조건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약속해 합병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력 유출 문제를 차단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