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KT(030200)가 내년부터 분기 배당을 추진할 전망이다. 지난 8월 김영섭 대표이사(CEO)를 새롭게 선임하면서 배당금이 감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종식시켰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1년에 두 번 중간배당과 기말배당을 하고 있다. KT는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을 취할 방침이다.
김영섭 대표이사 (사진=KT)
내년부터 분기 배당 추진…'주주 가치 제고'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T는 내년 1월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하는 주주 환원 정책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조정당기순이익의 50%를 현금 배당할 방침이다. 현금 배당은 지난해 회계연도 주당 배당금인 1960원을 유지할 전망이다.
분기별 배당은 내년 제42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 후 확정될 전망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1년에 두 번 중간 배당과 기말 배당을 지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사 통신사 중에서는 처음으로 분기 배당을 실시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김영섭 새 대표이사(CEO) 부임하면서 배당금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배당성향 50% 이상의 주주환원 정책은 사실상 지난해 말 끝났다"라고 언급했기 때문이다.
KT는 10년 넘게 이어온 배당 성향 50% 이상을 향후 3년에도 유지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주주들 우려를 종식시켰다. KT는 개인주주들의 입김이 센 편이다. 소액주주 비율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65.3%다. KT 주식을 7.99% 보유한 최대주주 국민연금공단보다도 월등한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KT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주주들의 목소리를 계속 청취하려고 한다”라며 “이번 배당 정책 발표는 (주주들의 목소리를) 경영 활동에 반영한 결과물로 이해하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탄탄한 실적 바탕으로 배당 여력 '자신감'
KT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당분간 배당 여력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배당금의 재원은 별도 재무제표의 당기순이익에서 나온다. 유·무선통신, 초고속인터넷 등 주식회사 케이티가 영위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실적이 별도 기준 실적에 해당한다. 케이티스카이라이프, 케이티에스테이트 등 자회사 실적을 제외한 KT의 자체 실적에 따라 배당금의 증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별도 기준으로 보면 KT는 비교적 안정적인 상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매출은 17조원에서 18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은 2018년 9516억원에서 2019년 7477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그 이후부터 2022년 1조1681억원으로 확대됐다. 영업이익률은 2018년 5.48%에서 2019년 4.11%으로 감소한 이후 줄곧 증가했다. 2020년 4.91%로 올라선 영엽이익률은 2022년 6.39%로 신장하고, 올해 상반기 8.04%로 확 커졌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KT는 올해 8월 기준으로 5세대 이동통신(5G) 보급률 1위를 차지했다. KT가 69.4%로 가장 많고, SKT가 64.9%, LG U+가 61.3%로 뒤를 이었다. 5G 가입자수도 줄곧 증가하는 추세다. 5G 올해 상반기 가입자 수는 1820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1443만명 대비 26% 증가했다.
5G 요금제 이용자는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가 높아 실적 호조에 기여한다. 지난 2분기 ARPU는 3만3948원으로 전 분기(3만3771원) 대비 0.5% 증가하고 지난해 2분기(3만2446원) 대비 4.6% 증가했다.
또한 이번 3분기에는 삼성전자 갤럭시Z플립·5폴드5와 아이폰15 시리즈 등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모바일 가입자가 늘어난 것이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해 3분기 매출은 약 6조72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4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고른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주당 배당금은 꾸준히 올랐다. 2018년 5612억원이던 당기순이익은 2019년 4284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2019년 대비 2021년 131% 증가했지만, 2021년 9905억원에서 2022년 7638억원으로 다시 줄어들었다.
반면 주당배당금은 2018년 1000원에서 2022년 1910원으로 2배가량 올랐다. 주당 배당금이 오르면서 총 배당금도 2018년 2451억원에서 2022년 4504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의 증감에 크게 연연하지 않고 배당금을 올릴 수 있던 이유는 당기순이익이 아닌 ‘조정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을 책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만 조정 당기순이익이 실제 당기순이익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KT 관계자는 “조정 당기순이익은 해마다 몇 가지 수치를 넣고 빼는데 자세한 내역은 재무제표상에 나타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KT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KT의 실적 변동성은 높지 않다”라며 “분기 배당을 하기로 한 것은 앞으로도 안정적인 이익구조를 가져가겠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자 의지로 봐주시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