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조은 기자] 지난해 쌍용자동차가 KG그룹에 인수되고
KG모빌리티(003620)로 사명을 바꾼 가운데 수익성이 회복세에 접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점유율이 미미한 수준이지만 해외 판매를 중심으로 수익성은 차츰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KG그룹으로 인수된 후 재무구조도 안정화된 상황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라인업 다양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사진=한국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모빌리티는 올 상반기 매출 2조904억원, 영업이익은 28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4218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상반기 대비 4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영업손실 591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대비 흑자 전환한 것이다. 판매량이 회복하고 반도체 수급이 안정화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1962년 설립된 KG모빌리티는 50년 넘게 스포츠유틸리티(SUV) 및 픽업트럭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완성차업체다. 지난해 9월 KG그룹에 편입된 후로, 올해 3월 상호명이 쌍용자동차에서 KG모빌리티로 변경됐다. 올해 6월 기준으로 KG모빌리티홀딩스가 기업 지분 58.84%를 보유 중이다.
KG모빌리티는 내수 시장보다 해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완성차 시장은
현대차(005380)·
기아(000270) 점유율이 70%에 달한다. 2019년에는 경쟁사 부진과 티볼리, 렉스턴스포츠가 흥행하면서 내수시장 점유율 6%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신차의 부재로 KG모빌리티 점유율은 3.3%까지 내려갔다.
무엇보다 특정 모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체 판매량에서 토레스 판매 비중은 41%에 달했다. 주력 판매모델은 토레스를 포함해 코란도, 티볼리, 렉스턴 등에 한정돼 있어 제품 라인업 다각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반면 수출 판매량이 확대하면서 판매실적이 보완되고 있다. 수출 판매량은 2020년 1.9만대에서 올해 1~8월 누적 4만대로 집계됐다. 동유럽, 중동, 아시아태평양 등 신흥국 중심으로 신규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했다. 낮은 친환경차 전환 수준은 유럽에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친환경차는 지난 2021년 출시한 코란도이모션이 유일했다.
또한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토레스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2조4293억원) 대비 40.9% 늘어난 3조42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0월부터 토레스가 해외로 수출될 경우 판매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에는 픽업트럭 출시를 통해 전기차 라인업을 보완할 방침이다.
지난해 KG그룹으로 인수되면서 재무구조는 개선되고 있다. 인수 시 유상증자대금 6710억원이 유입됐고, 회생채권이 출자 전환돼 완전자본잠식상태에서 벗어났다. 덕분에 지난해 상반기 4466억원이던 총차입금은 올해 상반기 952억원으로 확 줄어들었다. 부채비율도 2019년 400.9%에서 지난해 말 83.2%로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도 105.8%로 안정적인 수준이다. 유사시 KG그룹의 자금 지원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지속적인 판매량 성장 여부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최근 내수시장의 전기차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현대차 및 기아도 전기차 중형 SUV, 픽업트럭 등 신차를 준비하고 있어 경쟁강도는 더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