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리아신탁이 올해 상반기 신규수주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업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코리아신탁은 특히 토지신탁 관련 재무안정 리스크의 확대 우려가 커졌다.
4일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코리아신탁은 올 상반기 신규수주(약정보수 기준)가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550억원 대비 58.7%(323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 신규수주액은 942억원이다.
토지신탁과 비토지신탁 모두 신규수주가 줄었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80억원에서 71억원으로 감소했고, 관리형 토지신탁은 327억원에서 40억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비토지신탁은 72억원에서 34억원으로 줄었다. 이외 대리사무나 컨설팅 등 기타 부문에서도 수주액이 72억원에서 38억원으로 감소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수익구조는 관리형 토지신탁 비중이 53.9%로 나타난다. 관리형 토지신탁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51.9%) 이후 50%를 상회하고 있다. 저위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지난해부터 관리형 토지신탁의 신규수주가 부진하면서 위험사업 수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차입형 토지신탁과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 수주 비중을 고려해 산정되는데, 올 상반기 수치는 39.9%로 전년 동기보다 6.9%p 상승했다.
부동산신탁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반적인 신규수주 실적이 떨어지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도 감소세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순이익은 상반기 기준 128억원으로 21.9%(36억원) 하락했다.
신규수주 감소에도 수익창출력은 일정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기존 수주에서 토지신탁 비중이 과반을 넘어서고 있고, 토지신탁이 2~3년 사업 기간에 걸쳐 수익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수익성 외에 재무안정성 측면에서도 잠재적 위험성이 부각된다. 차입형 토지신탁과 관련해 분양 실적이 저조한 사업장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신탁은 지난 2분기 울산 KTX 역세권 오피스텔 사업장을 포함해 9개 사업장이 고정이하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고정이하 신탁계정 대여금은 지난 3월 20억원 수준에서 6월 기준 232억원으로 늘어났다.
책임준공 확약 관리형 토지신탁의 경우 우발부채에 대한 리스크가 존재한다. 코리아신탁은 지난 6월 기준 관련 사업장이 84개이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약정한도가 2조2359억원으로 확인된다. 공정률은 53% 수준이다.
우발부채가 현실화되면 책임준공 이행 의무에 따라 사업자금을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등 재무부담 위험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박광식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시장 불확실성으로 비우호적 영업환경이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라면서 "분양시장 침체와 공사비 인상, 시공사 준공리스크가 지속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부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의 분양실적 부진과 관련된 재무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나 감내 가능한 수준이다"라며 "부동산 업황 저하와 중소건설사 경영 악화로 책임준공 확약 관리형 토지신탁 우발채무 리스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내다봤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