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은 지난 2021년부터 GS홈쇼핑과 요기요를 잇따라 인수하면서 커머스사업을 통해 미래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하지만 최근 홈쇼핑업계 실적 악화, 퀵커머스에 대한 과도한 투자비용 등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IB토마토>에서는 GS리테일의 커머스사업 성장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되짚어본다.(편집자주)
[IB토마토 박예진 기자]
GS리테일(007070)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 디지털 사업 연결을 통한 주력사업 성과 극대화에 집중하고 있다. 퀵 커머스 등 디지털 기술을 연계한 홈쇼핑·슈퍼·편의점 사업 부문 경쟁력 강화 등이 그 일환이다. 하지만 시장 경쟁 강도가 심화되고 있는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등이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녹록치 않은 상태다.
(사진=GS리테일 홈페이지)
디지털 전환 '드라이브' 거는 GS리테일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리테일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으로 5조65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5조4004억원 대비 4.77%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한 해 9조원에 달했던 매출액은 2020년 8조8623억원으로 감소한 뒤 2021년 9조6907억원, 2022년 11조2264억원으로 연평균 12.6%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상반기 성장률은 소폭 둔화된 모양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경영 환경 변화로 인한 성장 둔화에 대응해 GS리테일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에는 GS프레시몰의 물류센터 배송을 접고 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한 근거리 배송에 집중하고 있다.
프레시몰은 GS리테일이 제공하는 장보기 앱 서비스다. 온라인 식품 배송 시장의 경쟁이 과열됨에 따라 수익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새벽 배송을 종료하고 당일배송 서비스만 제공해 왔다.
그 결과 상반기 기준으로 프레시몰 영업손실은 지난해 649억원에서 올해 278억원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새벽 배송 종료 영향으로 매출액은 같은 기간 953억원에서 올해 333억원으로 3분의 1 토막이 났다. 이 때문에 엔데믹(코로나19 감염증 풍토병화)과 고객 소비 패턴 변화를 고려해 근거리 배송 퀵 커머스(주문 즉시 배송)를 중심으로 온라인 사업 전략을 다시 한번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우선 GS리테일은 기존에 물류센터를 통한 당일 배송을 중단, 전국 420여개 GS더프레시 매장을 중심으로 한 근거리 배송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마트'와 '요마트' 등을 통해 주문하면 인근의 GS더프레시 매장에서 바로 배송하는 퀵 커머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슈퍼·편의점 등과 연계한 사업인 만큼 물류센터를 이용하는 것보다 점포에서 배송을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기존 물류센터의 경우 편의점의 물류센터 등으로 활용을 고민 중이며, 보유 중인 물품은 직접 보유한 상품들이 대부분이라 손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홈플러스와 맞대결…제품으로 '승부'
시장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다. 경쟁사인 홈플러스 등이 배달의민족과 손을 잡고 시장 진출을 선언하면서다. 홈플러스는 전국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245개 매장을 기반으로 ‘즉시배송’을 운영하고 있다. 주문 시 1시간 내외로 배송 받을 수 있는 퀵커머스 서비스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배달의 민족과 제휴를 통해 ‘1시간 즉시배송’의 배송 영역을 배달 앱으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약 월 10만 건 이상의 신규 주문이 유입되는 집객 확대 및 강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1시간 즉시배송’ 서비스의 2022년 회계연도(2022년03월~2023년02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바 있다. 이용 고객 수 또한 107% 신장세를 보이며 성장 중이다.
특히 홈플러스의 경우 배달 시장 점유율(추정치) 60~70%를 차지하고 있는 배달의민족과 협력하면서 막강한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GS리테일와 퀵 커머스 사업을 협업하고 있는 요기요의 시장 점유율은 20% 수준이다.
운영 매장 수에서는 GS리테일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GS리테일은 슈퍼마켓 사업 부문에서만 지난해 기준 367여 곳에 달하는 점포를 통해 퀵 커머스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GS리테일 측은 요기요와 퀵 커머스 사업을 협업하면서 판로를 개척하는데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기존에 운영 중이던 앱(애플리케이션) '우리동네GS'의 경우 이용자 수가 1600만명에 이르고 있는 만큼 충성고객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향후에도 GS리테일 측은 시장을 선도할 상품 개발로 고객 수요를 확보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디지털 사업을 통한 차별화된 경쟁력 강화, 재무적 성과 가시화, MD·마케팅 혁신으로 히트상품과 신선식품 강화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GS리테일은 한 차례 조직 개편에 나서기도 했다. 조직 개편에서는 디지털커머스 BU의 각 사업을 플랫폼 BU와 홈쇼핑 BU로 분할·재편했다. 주력 사업인 플랫폼과 홈쇼핑 사업 부문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3개로 나눠 운영됐던 BU에 디지털 기능을 통합해 2개로 축소하고, 기존 오프라인 MD(상품개발)의 바잉 파워와 인프라 강점을 디지털커머스에 활용함으로써 O4O(오프라인을 위한 온라인·Online for Offline)시너지를 끌어 올리겠다는 복안이다.
이외에도 트렌드 대응을 위한 차별화 먹거리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가정간편식(HMR) 부문과 주류부문 등의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러한 자체 상품력 강화를 통해 회사의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를 퀵 커머스 이용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퀵 커머스 등을 통한 선도적인 디지털 전환은 웹 3.0 시대를 맞이해서 기업의 가치와 고객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