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재혁 기자]
리가켐바이오(141080)사이언스가 지난 2017년 기술이전(라이센스 아웃) 계약 체결 이후 모아왔던 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현
파라택시스코리아(288330))의 지분 전량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이전 물질의 임상 실패 이후 구 브릿지바이오의 주가가 급락하자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지분을 정리한 모양새다. 이에 한 차례 동력을 상실한 파이프라인을 사이에 두고 두 회사가 협력을 이어나갈지에 관심이 쏠린다. 리가켐바이오 측은 현재의 파라택시스와 우호적인 관계는 유지하고 있지만, 개발에 있어 협업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사진=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홈페이지)
지난해 보유 주식 전량 34억원에 처분…총 손실액 74억원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리가켐바이오는 지난해 2분기 중 보유하고 있던 브릿지바이오 보통주 225만8418주를 처분했다. 해당 주식의 최초취득금액은 108억원, 처분내역이 최초 공시된 반기보고서 내 장부가액은 85억원으로 기재됐다.
리가켐바이오의 반기보고서 연결기준 현금흐름표에서 투자활동현금흐름을 살펴보면 반기 중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처분으로 34억원의 현금이 유입된 것으로 기재돼 실제 처분 금액은 34억원 가량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장부금액에서 처분금액을 감산한 차액인 50억원이 2분기 당기손익인식금융자산처분손실로 잡혀 포괄손익계산서에 금융원가로 반영, 당기순손익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앞서 리가켐바이오는 지난 2017년 5월 브릿지바이오에 ATX 저해제 후보물질 'LCB17-0877(브릿지바이오 개발명 BBT-877)'을 라이센스 아웃하고 브릿지바이오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왔다.
다만 브릿지바이오의 주가는 지난해 4월14일 BBT-877의 다국가 임상2상 탑라인 결과 공시 이후 곤두박질쳤다. 유효성 입증에 실패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발표 당일 종가 기준 8960원에서 4월30일 종가 기준 894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6월16일엔 최저점인 680을 기록했고,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이날 종가 기준 10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에 리가켐바이오 측은 임상 실패 이후 한창 브릿지바이오의 주가가 급락하던 시기, 선제적인 리스크 해소 차원에서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개발 진척에 따라 마일스톤 수취 가능…직접 관여는 안 해
리가켐바이오의 입장에서 이미 장부상 반영된 평가손실을 차치하고 취초 취득원가와 실제 처분금액만을 감안한다면, 전체 투자기간 동안 총 손실액은 74억원에 달한다.
라이센스 아웃 계약 체결 당시 총 계약금액은 300억원이며 선급금 20억원과 단계별 마일스톤 280억원으로 이뤄져 있다. 수취 금액은 비공개여서 선급금만 받았다고 가정하면 여기에 처분금액을 합해도 최초 취득금액에는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에 손실을 메꿔줄 수 있는 경우의 수로 브릿지바이오의 BBT-877 개발 재개에 따른 마일스톤 수취 여부와 추가적인 기술이전 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해당 계약에는 계약금액과는 별도로 제3자 대상 기술이전 시 합의된 비율에 따라 이윤을 배분하는 '프로핏 셰어링' 조건이 포함돼 있다.
브릿지바이오의 3분기 보고서상 BBT-877 연구개발 추진계획에는 기술사업화 및 신규적응증 탐색이 기재돼 있다. 다만 회사의 연구개발비용 합계가 매년 줄고 있어 동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브릿지바이오의 연구개발비용 합계는 2023년 323억원에서 2024년 147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 3분기 누적 85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여기에 더해 브릿지바이오는 지난해 6월 미국 헤지펀드 파라택시스홀딩스에 인수된 뒤 지금의 파라택시스코리아로 사명을 변경, 비트코인 트레저리 플랫폼 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이에 적극적인 가상자산 관련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기존 바이오 신약 개발의 우선순위 하락도 우려된다.
리가켐바이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개발 단계에 진전이 생긴다면 마일스톤을 수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개발이라든지 기술이전 관련된 전략적인 부분들은 파라택시스 측에서 진행한다"며 "계속해서 관계를 우호적으로 가져가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해당 파이프라인에 대해서 저희가 직접 관여를 하거나 같이 개발을 협업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재혁 기자 gur9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