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엑사이엔씨(054940)가 건설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을 털고, 차입부담도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이 소폭 개선됐다. 스피커부문의 하자 발생으로 매출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미흡한 유동성 대응능력은 개선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서울 구로구 소재 엑사이엔씨 사옥.(사진=엑사이엔씨)
15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엑사이엔씨는 지난 2019~2021년 건설부문이 수주한 삼성전자 평택 P2라인 공사에서 약 5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지만, 지난해 이 공사가 준공되며 손실 반영이 끝났다. 건설부문은 LG그룹이 발주하는 공사를 주로 수행해 왔는데, '비LG그룹'향 물량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것이다.
또한 2019~2021년에 걸쳐 상대적으로 장기화된 대금지급 조건을 가진 공사들을 수행하면서 운전자본 부담이 가중됐다. 2019년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운전자본투자 부담으로 47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에는 24억원, 2021년에는 23억원으로 저조한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부터 2019~2021년 수행 공사건에 대한 미수금 회수 등으로 이 부담이 완화됐다. 실제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20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
또한 2021년 말 순차입금은 333억원까지 치솟으며 부채비율은 168.1%를 나타냈는데, 지난해 총차입금은 137억원, 부채비율은 106.0%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엑사이엔씨의 사업은 크게 △건설부문 △전자통신부문 △스피커부문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건설과 스피커부문에서 매출의 90% 이상이 발생한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884억원 중 건설부문에서 501억원, 스피커부문에서 343억원이 발생했다. 전자통신부문 매출은 40억원에 불과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이주원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엑사이엔씨 건설부문의 경우 LG그룹과 비LG그룹향 공사의 수주 및 적정마진 확보 여부가 모니터링 요소이다. LG그룹향 물량은 원가 상승시 계약 단가를 조정받으면서 일정 수준의 마진을 확보해 왔기 때문"이라며 "지난해 운전자본 부담이 완화된 이후 결제조건이 양호한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선별 수주하고 있어 향후 과거와 같은 큰 폭의 운전자본 부담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매출 11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968억원) 대비 크게 성장한 스피커부문은 올 들어 '품질 이슈'가 발생하면서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실제 올 상반기 스피커부문에서 기록한 매출 343억원은 전년 동기(562억원) 대비 38.9% 감소한 수치다. 다만 문제의 제품을 전량 회수해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정상 납품으로 상반기 대비 매출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엑사이엔씨의 미흡한 유동성 대응능력도 지적됐다. 올해 6월말 연결 기준 총차입금 중 74.8%가 단기성차입금(191억원)으로 구성돼 있는데, 차입금 만기 구조가 단기화돼 있어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222억원에 불과해 단기성차입금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주원 선임연구원은 "제한적인 투자 부담, 우량 거래처와의 원활한 운전자본 회수로 현 수준의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전망"이라면서도 "향후 매출처 다변화 및 신규 수주 과정에 수반되는 운전자본 부담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