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포스코퓨처엠(003670)이 전기차 시장 확대에 힘입어 큰 폭의 외형 성장세를 갖추고 있지만, 대규모 설비투자에 따른 차입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제21-1, 21-2회 선순위 무보증 회사채와 관련한 신용평가에서 'AA-/안정적' 등급을 부여받았다. 신용평가 3사 공통적으로 외형 성장과 사업안정성을 고평가한 반면, 확대된 재무부담을 꼬집었다.
포스코퓨처엠 사업은 크게 에너지소재(양극재·음극재), 기초소재(내화물·라임화성) 부문으로 구분된다. 각각
LG에너지솔루션(373220),
포스코(005490) 등 우수한 시장 지위의 거래처를 확보하고 있다. 기초소재 부문은 포스코에 제강공정의 필수재료인 내화물, 생석회를 납품하는 등 계열사와의 밀접한 영업관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고 있다. 전기차 성장과 함께 외형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퓨처엠의 지난해 매출은 3조3019억원으로 전년 대비 66.0%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조3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에너지소재의 경우 올해 상반기 매출이 1조6224억원이었으므로 107.6% 급증했다.
주요 배터리 셀 업체와의 중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확대했다. 양극재 CAPA는 2022년 10만5000톤에서 2030년 100만톤으로 확대하고, 음극재는 8만2000톤에서 37만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양극재와 음극재 외에도 양극재 원료로 쓰이는 전구체 CAPA도 2022년 1만5000톤에서 2030년 46만톤으로 확대해 내재화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음극재는 인조흑연의 비중을 높일 계획이고, 원재료인 침상코크스는 관계사 포스코엠씨머티리얼즈로부터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다만,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다 보니 운전자금 부담이 가중되면서 현금흐름 유입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상각 전 이익(EBITDA)은 13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운전자금은 지난해 말 대비 7451억원 증가해 1조6372억원까지 불어났다.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이 각각 약 5000억원, 매입채무는 3200억원 정도 늘어났다. 통상적으로 운전자금이 늘어날수록 현금흐름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
2019년부터 공격적으로 진행한 양극재 관련 대규모 투자로 2021~2023년 상반기 누적 자본적지출(CAPEX)은 1조8021억원, 잉여현금흐름은 2조4311억원이 빠져나갔다. 반기보고서 기준 예상 투자금액은 2023년 4930억원, 2024년 7655억원, 2025년 4582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어 추가적인 외부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다 보니 재무안정성은 다소 저하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75.0%, 순차입금의존도는 14.6%로 우수한 재무구조를 나타냈으나,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19.7%로 44.7%포인트, 순차입금의존도는 31.3%로 16.7%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은 1조8741억원으로 지난해 말(6768억원)보다 2.7배 정도 불어났다.
오윤재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CAPA 확충을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외형 확대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 등을 감안하면 중단기적으로 자금 순유출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며 "시장 점유율 확보 및 고객처 수요 대응을 위한 설비투자가 지속되면서 재무부담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도 "적극적인 설비확충에 기반해 회사의 이익창출력은 제고되겠으나, 과중한 투자자금 소요로 인해 차입금이 증가하고 재무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 유동성 대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반기 기준 단기성차입금은 3683억원으로, 단기차입금 3163억원, 유동성장기부채 329억원, 유동성리스부채 191억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금성자산이 5281억원으로 단기성차입금 규모를 상회하고 있어 단기 상환 부담은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