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흑자전환 실패…2019년 이후 적자 지속계속된 주가 하락에 150억원 CB 전액 풋옵션 발동BW 발행으로 유동성 재확보…'시간 벌기' 효과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라닉스(317120)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으로 자금 돌려막기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면서 주가 급락으로 CB '풋옵션'이 진행됐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규 BW를 발행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업은 3개, 매출은 적자 사업 하나뿐…영업현금 창출 제한적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닉스는 올해 상반기 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상각 전 이익(EBITDA) 역시 -6억원으로 현금창출에 애를 먹고 있다. 유동성 및 재무 안정성 지표는 지난해 말 대비 개선되고 있으나, 예적금을 처분하면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 결국 흑자전환으로 인한 영업현금 창출과 재무대응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닉스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기술인 자동차사물통신(V2X) 통합솔루션, 자동차 전장 시스템을 제어하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다만, 현재 매출을 거두고 있는 사업은 MCU 팹리스 사업 뿐이다.
그러나 MCU 사업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기록한 상태다. 판관비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연구개발비(상반기 28억원)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한 영향이 컸다. 파운드리 외주가공비도 13억원으로 19.5% 올랐다. 그나마 비메모리 및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매출총이익은 42억원으로 39.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적자가 지속되면서 EBITDA도 흑자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면서 영업현금흐름도 유출이 지속되고 있다. 2021년에는 39억원, 지난해에는 16억원, 올해 상반기에도 9억원이 빠져나갔다. 팹리스 특성상 자본적지출(CAPEX)은 크지 않다. 결국 현금 확보를 위해서는 영업현금흐름 개선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V2X의 실질적인 사업화는 2025년이 되어야 가능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의 시범사업에서 일부 매출 추진을 진행하고 있어 올해 말부터 2024년까지 조기 매출 가능성이 엿보이고 있다. 5G 뉴라디오(NR) V2X는 2025년도 부터 본격적인 매출 기회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라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상반기까지 CB 관련 이자비용이 9억 정도가 회계상 계상돼 수익 전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면서 "2024년에는 현 사업 외 중국 자동요금징수시스템(ETC) 사업과 헬스케어 및 보안 칩 관련 사업이 가시화 됨으로써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닉스 사옥(사진=라닉스)
안정성 지표는 개선…풋옵션 CB 상환 후 BW로 대체
재무안정성 지표는 개선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부채비율은 164.3%로 지난해 말 대비 28.8%포인트 줄었다. 총차입금의존도는 57.5%로 여전히 높은 편이지만, 같은 기간 5.0%포인트 하락하며 나아지고 있다.
라닉스는 영업현금흐름 개선이 더디다 보니 재무 융통성을 발휘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정기예적금을 처분하며 133억원의 현금유입 효과가 나타났다. 아울러 신규로 단기차입금 50억원과 장기차입금 50억원을 차입하면서 기존 단기차입금 120억원을 차환한 것으로 보인다.
150억원 규모의 CB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상환했다. 해당 CB는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이 0%로 라닉스로서는 다소 유리한 조건이었으나 발행 당시에 비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풋옵션이 발동한 것으로 보인다. 발행 당시 전환가액은 주당 1만1387원이었으나, 2021년 말 8041원으로 조정됐다. 11일 기준 종가는 5490원으로 더 하락한 상황이다.
대신 80억원 규모의 BW를 신규 발행하면서 유동성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005940)과
삼성증권(016360),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 인수했다. 3년 만기, 표면이자 0%에 리픽싱 조항은 빠져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사가액은 주당 4880원, 발행 주식수는 163만9344주인데, 2025년까지 의무 보유 조항이 걸려 있어 단기 주가 희석을 방지하는 효과를 냈다. BW는 비유동부채로 계상되며 유동성 리스크 부담을 덜어내고 있다.
라닉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관상 CB발행 한도문제로 BW발행을 추진했고 연구개발비 및 운영자금으로 3년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