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비용 증가에…제품가 전방위 '인상' 드라이브
2분기 원가율 및 판관비율 증가…홀딩스 수수료 증가 눈길
올해 꾸준히 5차례 판매가 인상…하반기 수익성 개선 기대
공개 2023-09-08 06:00:00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8:25분 IB토마토 유료사이트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포스코가 올해 2분기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증가하면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관비 중 임차료와 포스코(005490)홀딩스에 대한 브랜드 수수료가 크게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포스코는 이를 방어하기 위해 올해 5차례 제품 가격을 인상하면서 시장 지배력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이다.
 
포스코 서울강남센터(사진=포스코)
 
원가율·판관비 오르며 영업익 감소…홀딩스 수수료 증가 '눈길'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포스코는 올해 2분기 매출액 11조1176억원, 영업이익 88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12조872억원, 1조4074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8.0%, 36.8% 감소한 수치다. 지난해 3월 포스코가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로 지주사 전환했기 때문에 정확한 비교를 위해 2분기만 놓고 비교 평가했다.
 
특히 올해 2분기 포스코 원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의 올해 2분기 원가율은 지난해(86.2%)보다 2.7%포인트 오른 88.9%를 기록했다. 철광석 가격은 안정단계로 접어들었지만, 몰리브덴 등 합금 원료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전기 요금 인상에 따른 전력용수비도 지난해보다 크게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올해 3월 이후 철광석 톤당 가격이 132달러에서 하락해 9월1일 기준 116달러 수준에 머물고 있어 가격이 비교적 안정된 상태다. 그러나 스테인리스강판 300계의 원료인 몰리브덴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월 1MTU(몰리브덴 10㎏를 포함하는 광물 무게) 당 49만원에서 9월1일 80만원으로 63.3% 올랐다.
 
전기 요금도 올랐다. 포스코가 올해 2분기 지출한 전력용수비는 153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1332억원에서 15.5% 상승했다. 포스코는 자체 발전 비중이 80%이기 때문에 전기 요금 인상의 여파가 덜하지만 비용 증가를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판관비도 크게 증가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올해 2분기 연결기준 판관비는 3441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2550억원) 대비 34.9%나 급증했다. 이 때문에 전체 매출에서 판관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에서 3.1%로 1.0%포인트 올랐다.
 
먼저 포스코 브랜드 사용료 및 임차료 지급액이 판관비 증가의 원인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포스코가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포스코홀딩스로부터 포스코가 분할됐다. 분할 이후 포스코는 포스코 브랜드 권리를 보유한 포스코홀딩스에 브랜드 사용료를 지급하고 있다. 포스코는 올해 2분기 포스코 홀딩스에 브랜드 사용료 및 임차료 명목으로 489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2분기(95억원) 대비 5.1배 늘어난 수치다.
 
포스코 측은 <IB토마토>는 포스코의 브랜드 사용료 지급 질문에 대해 "매출이 늘어나면서 내부적으로 약정된 브랜드 사용료 지급액도 늘어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 통해 영업이익 감소 방어…인상 배경은 복합적
 
포스코는 영업이익 감소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꾸준히 제품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먼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매달 5만원씩 인상 후 5월 한차례 동결했다. 6월에는 톤당 3만원 인하한 후 9월 다시 5만원을 인상해 올해 다섯 차례 인상했다. 아울러 스테인리스 강판의 경우 지난해 6월 이후 15개월만에 톤당 10만원 인상에 나섰다.
 
포스코는 최근까지 제품 가격을 올리면서 하반기 영업이익 일부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하반기 철강 경기의 반등을 예상하고 있고, 9월부터는 전통적으로 철강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확대를 도모할 수 있는 적기로 평가된다. 아울러 8월부터 중국 철강사들이 열연강판 가격을 인상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열연강판과 스테인리스강판 가격 인상분 5만원, 10만원을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 대입할 경우 포스코의 매출 증가폭은 2600억원 이상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하반기 판매량을 올 상반기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이 예상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매출 증가가 영업이익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통해 영업이익 증가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한편, 포스코가 제품 가격을 인상하자 관련 업계는 가격 인상을 받아들여야 하는 분위기다. 포스코의 가격 정책이 국내 철강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결국엔 타사들도 가격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철강 유통사들은 쉽사리 가격 인상에 나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포스코가 열연 및 스테인리스강판 가격을 인상하면 그만큼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게 수익성을 보전하는 방법이지만, 판매량이 감소할 것을 우려해 쉽사리 판매 가격을 올릴 수 없다.
 
일각에서는 철강 시장이 하반기 철강 성수기를 맞아 수요가 어느 정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여전히 건설 현장 등 일선 철강 수요처의 수요 반등 움직임이 미미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측 관계자는 <IB토마토>가 포스코에게 가격 인상에 대해 문의하자 "열연가격 인상은 영업이익 회복보다 중국발 열연가격 인상 움직임 등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도 있으며, 몰리브덴 등 금속 가격이 가격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라고 설명해 가격 인상의 배경에 다양한 변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포스코 측은 "영업이익 감소는 지난해 철강 경기가 호황을 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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