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삼아알미늄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3억원 뿐이다. 지난해 말 108억원 늘어났던 매출채권이 올해 상반기 57억원 감소하면서 현금 보유량을 늘렸다. 여기에 삼아알미늄의 잉여현금흐름(FCF)은 지난해 말과 올해 상반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증가에 따른 매출채권 증가가, 올해는 영업이익 감소에 따른 것이다. 투자가 결정된 지난해 말 기준 삼아알미늄의 FCF는 37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는 FCF 적자폭이 더 커져 405억원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의 현금흐름대로라면 1천억원 이상의 투자는 자체 재원 조달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삼아알미늄은 유상증자를 통해 부족한 현금창출력을 극복했다. 올해 상반기 삼아알미늄은 유상증자를 통한 주식초과발행금 1181억원과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36억원을 조달해 보유 자본을 2배 가까이 늘렸다. 삼아알미늄의 올해 상반기 자기자본은 2561억원으로 지난해 말(1380억원)보다 85.6% 늘었다. 삼아알미늄은 당초 유상증자 자금으로 설비 증설에 나서겠다고 알렸는데, 이 금액과 일치하는 것이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엔솔과 도요타상사, JKL은 삼아알미늄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 중 엔솔과 도요타쯔우쇼 상사는 삼아알미늄의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각각 삼아알미늄 지분 10.2%를 획득, 삼아알미늄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엔솔과 도요타 상사는 각각 465억원을 투자했다. 재무적투자자(FI)인 JKL은 221억원을 들여 지분 4.8%를 획득했다.
삼아알미늄은 고부가가치 알루미늄 제품군 비중을 높임과 동시에 안정적인 판매처를 확보하고, 엔솔과 도요타상사는 안정적으로 배터리 필수 소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도 엔솔과 도요타 상사가 삼아알미늄을 수익 창출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안정적으로 알루미늄 양극박 공급 파트너로 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삼아알미늄이 파트너들과 손잡고 자금 확충에 나섰지만, 향후 지분 매각 등 우려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삼아알미늄이 발행했던 전환사채와 유상증자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투자에 앞서 발행된 전환사채와 신주가 회사 재정이나 경영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업계에서 삼아알미늄은 보수적인 재무 경영으로 유명하다. 따라서 삼아알미늄은 창립이래 외부 자금 차입을 지양하는 경영을 펼쳐왔다.
삼아알미늄은 올해 1월 창립 이래 처음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삼아알미늄은 JKL을 대상으로 1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해당 전환사채 만기는 2028년1월31일로 표면이자율 0%, 만기이자율 3%로 책정됐다. 5년간 받을 수 있는 이자를 0%로 설정함으로써 JKL이 전환사채 이자를 통한 수익보다는 향후 삼아알미늄 지분 취득을 통해 시세 차익을 얻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JKL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3만4712원에 삼아알미늄 지분 28만8084주를 얻을 수 있다. 향후 지분 변동이 없을 경우를 가정한다면, 삼아알미늄 전체 지분의 1.96%를 가져갈 수 있다. 유상증자 역시 과거 2007년 4월 69억원을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모집한 이후 지난해가 처음이다. 삼아알미늄의 주요 주주로 엔솔과 도요타상사가 참가했지만 일본동양알미늄(지분율 24.97%)이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큰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