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홍인택 기자]
핸즈코퍼레이션(143210)의 유동성 위기가 부각되고 있다. 판관비를 줄이며 지난 1분기 극적인 흑자전환을 기록했으나, 유동성 지표 상 리스크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한데, 현재로서는 이자비용이나 이자로 빠져나간 금액이 영업이익을 상회하고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대한 의문이 붙는다. 핸즈코퍼레이션 측은 개선되는 실적을 바탕으로 유동성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핸즈코퍼레이션의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65.3%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61.9%보다 개선되고 있지만, 지표상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유동비율은 통상적으로 100% 이하일 경우 현금성 자산으로 부채를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인 것을 의미한다. 현금성자산은 381억원에 불과한데,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 파생금융부채 등 단기성차입금은 약 4556억원으로 부담이 큰 상태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코로나19 확산과 물류대란이 겹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 사이 차입 부담이 확대되면서 이자비용도 불어나 생존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상반기 부채비율 219.4%…3분기에도 운전자금 위해 200억원 대출
핸즈코퍼레이션의 재무 안정성 지표는 2020년 이후부터 급격하게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코로나19 및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모로코공장 가동손실 등이 영향을 미쳤다. 2020년에는 이노메트리 지분투자를 위해 100억원의 전환사채(CB)와 120억원의 전환상환우선주부채(RCPS)를 발행하면서 차입 부담이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알루미늄 가격과 환율 상승 영향으로 유산스 차입금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그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2020년 168.2%에서 지난해 말 343.0%로 크게 뛰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219.4%로 크게 줄었지만, 유형자산 재평가 잉여금으로 115억원이 자본에 포함된 영향이 컸다. 상반기 기준 총차입금은 5336억원으로 총차입금의존도는 52.9%에 달하고, 순차입금은 4954억원, 순차입금의존도는 49.1%로 지표상 높게 유지되고 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어서면 위험 수준으로 판단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단기성차입금 중 약 1850억원은 수입유산스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산스를 제외해도 현금성자산 규모를 고려하면 유동성 리스크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하고, 상각 전 이익(EBITDA)도 240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단기성차입금에는 크게 못미치는 금액이다.
지난 24일에도 단기차입금 약 200억원을 금융기관을 통해 조달했기 때문에 우려하는 시선이 뒤따르고 있다. 해당 금액은 운전자금 대출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 알루디비제일차 주식회사로 투입됐다. 핸즈코퍼레이션은 해당 차입에 2600억원어치의
현대차(005380)향 매출채권, 결제대금 입금계좌 예금반환채권, 회사의 보험금입금계좌 예금반환채권을 담보로 걸었다.
핸즈코퍼레이션의 차입금은 대부분 은행 등 금융기관차입금으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장단기차입금에 대해 담보를 제공하면서 만기 연장을 지속하고 있었으나, 상반기 기준 보유한 유형자산 5628억원 중 담보로 제공한 자산이 4169억원 수준이다.
홍세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보유 유형자산의 상당부분이 차입금 담보로 제공돼 있어 추가적인 대체 자금 조달 능력이 미흡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단기 유동성 리스크 높아…계속기업 존속 의문
확대된 재무부담과 실적 부진이 3년 동안 이어진 여파로 계속기업으로 존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정진세림회계법인이 제출한 핸즈코퍼레이션의 검토보고서에는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2047억원 초과하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초래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홍세진 수석연구원도 "계속기업 불확실성 관련 문단이 기재 되어 있어 단기유동성 위험은 높은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통상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등 재무구조가 부실하고 영업경쟁력을 상실했다고 판단하는 기업을 한계기업으로 분류하는데, 핸즈코퍼레이션은 2020~202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함과 동시에 급격하게 재무구조가 악화돼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핸즈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며 급한 불을 끈 것으로 파악된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이자비용은 증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현금흐름표상 이자비용은 143억원으로 전년 동기 50억원 대비 3배 가까이 뛰었다. 흑자전환에 성공한 상반기 기준으로도 이자보상배율은 0.09배에 불과하다. 금융비용(299억원) 대비 EBITDA 배율도 0.8배로 나타나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으로 갚아야 할 이자를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하는 지표로 이 수치가 1배를 밑돌면 정상적인 존속이 어려운 것으로 본다.
관건은 실적 개선세가 유지되느냐인데,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고 있다. 8월18일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2096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1% 하락한 상황이다. 상반기 기준 운반비는 194억원으로 44.2% 감소했고,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의 경우 꾸준히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모로코 공장 관련 투자 인센티브 약 170억원과 인천 공장 화재보상금 약 140억원이 2023~2024년 중 들어올 예정인 점도 재무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핸즈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19년부터 코로나19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고, 반도체 수급 이슈로 자동차 생산이 막혔다. 동시에 해외 법인 투자를 하면서 악재가 겹친 영향이 있다"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창출되는 영업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부채비율을 200% 초반대로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계속기업에 대한 존속 의문도 지난해부터 상반기까지 감사의견으로 나오고 있으나 실적 개선을 통해 이자비용과 유동성 관리에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