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실적 반등에도 아쉬운 IB…부동산 불황 직격타악화된 건전성 지표 중후순위 부동산 PF 규모는 6000억원현장서 본 공사진행 상황 진척 없이 지지부진
금융감독원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증권업계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27조원으로 나타났다. 이중 채무보증 잔액은 21조8600억원으로 연체율은 1분기 10.38%에서 15.88%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업권 중 가장 빠른 증가속도를 보였다. 가장 문제가 되는 '매입확약'은 시행사가 대출 상환에 실패 시 확약을 맺은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하게 돼 시장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증권사 별 국내외 부동산 매입확약 현황과 확약을 맺은 부동산 현장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신한투자증권의 2분기 실적에서 기업금융(IB)부문은 여전히 신한투자증권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경기 불황의 장기화 때문으로 올해 상반기 증권업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는 작년의 절반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은 더딘데 반해 만기가 임박해오는 매입확약의 공사 현장은 진척이 없는 경우가 많아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개선된 실적 그러나 여전히 아쉬운 IB
신한투자증권 여의도 본사 (사진=연합뉴스)
11일 신한금융지주의 2분기 경영실적 현황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고 2분기만 놓고 봤을 때 당기순이익은 1225억원으로 전기 대비 2.6% 영업이익은 1294억원으로 1.7%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군 별 실적에선 주식시장 거래량 증가에 따른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의 개선이 있었다. 상반기 위탁수수료 수익은 1756억원으로 작년 동기 1719억원 대비 2.2% 늘었고 분기별 실적에서도 2분기 942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800억원 대비 17.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IB부문은 여전히 온전한 회복이 이뤄지지 않아 상반기 IB부문 수익은 1006억원으로 작년 동기 1747억원 대비 42.4% 줄었고 2분기 기준으로도 567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 790억원 대비 28.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DCM(채권발행시장)에서 약진했으나 ECM(주식발행시장), 부동산 금융 부문이 정체된 영향이다.
실제 올해 상반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증권 발행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부동산 PF 유동화증권(PF ABS·ABCP·ABSTB) 발행금액은 11조8988억원으로 건수로는 총 336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PF 유동화증권의 발행금액과 건수는 각각 24조2005억원, 832건 대비 발행금액은 50.8%, 건수로는 59.6% 감소한 수치다.
이인영 NICE신용평가 SF평가본부 수석연구원은 “2022년 이전 부동산 시장 활황기 당시 증권업계는 브릿지론 주관과 같은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나 최근 신규 사업 감소와 부동산 PF 리스크 부각에 따른 증권사의 보수적 영업 기조 전환이 있어왔다”라며 “올해 부동산 시장 일부에서 회복이 보이긴 했으나 아직 여러 위험 요인이 산재하고 있어 시장의 본격적인 회복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부동산금융 부진과 낮아진 건전성
부동산 경기 불황에 따라 신한투자증권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3년 3월 말 기준 신한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위험익스포저 비율은 227.1%로 2019년 말 304.5% 대비 개선됐으나 우발부채, 기업대출, 자체헤지 ELS 등 위험익스포져 부담이 큰 편으로 나타났다.
이어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진행한 해외 대체투자 자산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증가해 2023년 3월 말 기준 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약 8074억원, 고정이하자산은 약 5897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순요주의이하자산 규모는 3800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7.2% 규모로 대형사 평균 대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신한투자증권의 부동산 PF 중후순위 약정 비중은 67.9%로 대형사 평균 29.2%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 신한투자증권의 부동산 PF(브릿지 포함) 관련 신용공여 규모가 약 1조1000억원인걸 감안하면 중후순위 부동산 PF 규모는 6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우발부채 관련 지표에선 개선세를 보여 2023년 3월 말 기준 우발부채는 2조9818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규모는 56.5%를 기록해 지난 2019년 이후 감소세를 이어갔다. 자금보충/매입확약 등 신용공여성 약정과 출자약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40%로 나타났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투자자산에 대한 점검을 매주 진행하고 자산에 대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리스크 요인에 따라 적시에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리스크 경감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입확약과 지지부진한 공사 현장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 1분기까지 신한투자증권이 진행한 매입약정은 총 35건 액수로는 4185억원으로 나타났다. '매입확약'은 시행사가 PF 대출을 갚지 못하거나 투자자 이탈 등으로 유동화증권 차환 금액이 부족한 경우 매입확약을 진행한 금융사 또는 증권사가 대신 대출금을 갚거나 차환 부족분을 매입해야하는 계약조건을 말한다. 그러므로 매입확약의 건전성 확보는 공사의 원활한 진척과 분양에 달렸다. 하지만 만기가 임박한 신한투자증권의 매입확약 건 중에선 아직 공사의 시작도 못한 사업장도 있어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매입확약 중 가장 큰 규모는 쥐피에스23제일차와 쥐피에스23제이차건이다. 각각 460억원, 200억원 규모로 만기는 오는 2024년 2월13일까지다.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 부지 (사진=IB토마토)
해당 건의 개발 사업은 ‘인천광역시 원창동 데이터센터 개발사업’으로 사업의 시행사인 청라아이디씨피에프브이에게 대출을 실행하고 이를 통하여 보유하는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다. 앞서 청라아이디씨피에프브이는 2023년 2월에 해당 사업 관련 SPC를 포함한 복수의 대주 등과 대출약정을 체결하여 950억원 규모의 대출을 조달했다. 이 중 쥐피에스23제일차는 Tranche A 대출로 선순위, 쥐피에스23제이차는 Tranche C 대출로 후순위의 지위를 갖는다.
사업부지인 인천광역시 서구 원창동 381-73번지 필지는 본래 HJ중공업의 소유였다. 하지만 지난 2022년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이유로 매각에 나섰고 밸류업(Value-Up) 전문 플랫폼 기업 이도가 770억원에 해당 부지를 매입했다. 청라아이디씨피에프브이는 이도의 자회사로 이도는 기존 주사업 영역이던 통합운영관리를 넘어 개발에 직접 참여해 높은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과는 달리 해당 부지의 진척 상황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IB토마토>의 취재 결과 해당 부지에서의 공사는 전혀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부지는 공사 자재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고 들어가는 길목 또한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오랜 기간 동안 사람의 발길이 없었음을 짐작게 했다.
인근 지역에서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한 주민은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공사가 시작된다면 공사장 인부가 주 고객인 우리가 제일 먼저 알지만 그 지역에서 공사가 이뤄지는 경우는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인근 지역 부동산 중계업자도 <IB토마토>에 “이전에도 빈 땅이었고 지금 널브러진 자재는 한진이 가지고 있을 때부터다”라며“인근에서 임시로 주차장으로 쓰고 있을 뿐 아직 공사가 진행된다는 소식은 듣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