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코리안리(003690)가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으로 회계처리가 변하면서 수익구조도 달라진 가운데 투자손익 부문에서 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외화 보험계약부채에 대한 환산손익이 기존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 항목으로 변경됐는데, 환율 변동에서 나타나는 왜곡 효과가 줄어들 것이란 분석이다.
공동재보험으로 형성된 보험금융비용…IFRS17서 투자손익에 반영
4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올해 1분기 투자손익으로 644억원을 거뒀다. 투자영업손익이 1731억원, 보험금융비용이 1088억원이다. 투자손익은 보험손익과 함께 영업이익을 구성한다. 보험손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982억원, 1626억원이다.
보험금융비용은 기존 IFRS4 체계의 책임준비금전입액(보험료적립금증가액) 항목으로서 보험부채에 부리되는 이자비용 개념이다. 본래 보험손익에서 비용으로 처리했던 부분인데 IFRS17에서는 투자손익에 반영한다.
코리안리는 재보험사로서 금리부 부채를 보유하지 않아 금리 관련 부담이 없었는데, 지난해 신한라이프(2300억원),
삼성생명(032830)(5000억원)과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보험금융비용도 새롭게 인식하게 됐다. 공동재보험은 원수사가 보험리스크뿐만 아니라 금리리스크도 재보험사에 전가하는 것이 골자다.
코리안리가 지난해 IFRS4 체계서 보험금융비용(당시 보험료적립금증가액)으로 최초 인식한 금액은 7957억원으로 확인된다. 이는 구 회계기준이었던 만큼 작년에는 보험손익에서 비용으로 처리했다. 경과보험료(7조1788억원)에서 발생손해액(5조4331억원)과 순사업비(9984억원)를 제외해 일차적으로 보험손익을 구하고 다시 보험료적립금증가액을 빼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수익구조는 보험영업이익 –485억원에 투자영업이익 2728억원으로 구성됐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IFRS17에서는 IFRS4에 비해 보험영업손익이 크게 보이고 투자영업손익은 낮게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외화 보험계약부채 환산손익도 변경…환율 민감도 떨어뜨려
보험금융비용에는 외화 보험계약부채에 대한 외화환산손익도 반영된다. 코리안리는 국내 보험사의 재보험 계약을 모두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에 재재보험을 맺으며, 한편으로는 외국에서 위험을 인수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험부채가 발생한다.
이러한 외화 보험계약부채는 기존 IFRS4 체계서 보험손익으로 다뤘던 부분인데 IFRS17 적용에 따라 투자손익 항목으로 변경됐다는 설명이다. 이는 환율 변동에 의한 투자손익 왜곡 효과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사진=코리안리)
김선영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자산에 대한 환산손익은 투자손익에 포함됐으나, 보험부채에 대한 환산손익은 원래 보험손익에 들어가 있었다"라면서 "보험부채도 자산과 매칭을 위해 지니고 있는 외화 부채와 자산인데, 외화 부채에 대한 환산손익이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변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래는 환율이 올라가면 투자손익이 좋아졌는데, 외화자산의 가치가 높아지니까 투자손익이 환율에 연동하는 그런 모습도 있었다"라면서 "앞으로는 자산·부채에 대한 외화환산손익이 상쇄되다 보니까 환율 변동에 덜 민감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수수료 중 고정 수취분도 투자요소에 해당되면서 보험손익에서 투자손익으로 변경됐다. 재보험사는 원수사로부터 보험료 목적으로 수수료를 받는데, 일부를 사업비로 원수사에 다시 돌려준다. 이러한 슬라이딩 스케일(Sliding Scale) 구조로 재보험사는 원수사와 전반적인 손해율 관리를 같이 분담한다.
여기서 돌려주는 수수료나 돌려주지 않는 수수료가 명확하게 있다면 위험부담에 대한 보험료에 해당하지 않고 투자 부문에 속하는 것이라고 회계처리가 변경, 일정 부문의 매출이 보험수익에서 투자수익으로 넘어가게 됐다는 설명이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