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이성은 기자]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IRP, DC 부분에서 2분기 수익률 1위를 달성하면서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상품을 출시하고 공격적인 영업을 하는 한편 제공 서비스도 다양화하고 있어 실적 성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IRP홍보물이 걸려있는 하나은행 언주지점. (사진=이성은 기자)
수익률과 성장세 모두 잡아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하나은행 디폴트옵션 대상 퇴직연금인 개인형 퇴직연금(IRP)와 확정기여형(DC)의 수익률이 5대 은행 중 가장 높았다. 2분기 말 기준 하나은행의 DC상품 원리금보장 상품의 수익률은 3.27%, 원리금비보장상품 수익률은 7.97%를 기록했으며, 개인형IRP의 경우 원리금보장상품은 2.89%, 원리금비보장 상품 수익률은 6.69%로 증가했다.
신한은행과 공동 1위를 한 개인형IRP 원리금보장 상품 수익률을 제외하면 원리금 보장 및 비보장 상품 수익률에서 하나은행이 2분기 단독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 비해 원리금비보장 상품의 수익률도 가장 높은 개선세를 보였다. DC형의 경우 –7.17%에서 7.97%로 15.14%p, 개인형IRP의 경우 –6.54%에서 6.69%로 13.23%p 증가했다.
규모도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하나은행은 전업권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를 달성했다. 퇴직연금 전체 규모는 지난해 말 대비 2조2200억원이 증가한 29조4000억원을 달성했다. 하나은행의 연금 적립액 확대는 특히 지난해 4분기부터 가시화됐다. 지난해 4분기 하나은행의 DC와 개인형IRP 규모는 14조23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에서 3분기 2.9% 성장한 것에 비해 3분기에서 4분기 증가율은 9.1%를 기록해 성장률이 높은 폭으로 증가했으며, 올해에도 1분기 7.8%, 2분기 5.5% 규모를 증가시켰다.
세분화된 영업에 연금 가입 맞물려 성장 지속
이처럼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상품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은 하나은행의 영업 전략과 국민연금 기금 조기 고갈에 따른 고객의 우려가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개인 고객 맞춤형 서비스에 집중했다. 모바일과 유선,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고객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
하나은행은 디폴트제도 시행 이전에도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상장지수펀드(ETF)와 원금보존추구형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를 출시하는 등 연금 상품을 출시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전문 플랫폼인 하나 연금닥터 서비스를 선보였으며, 지난 4월 AI연금투자 솔루션 서비스도 개시했다. 해당 서비스는 가입 손님이 설정한 연금 자산 목표에 맞춰 은퇴시점까지 투자계획을 설계해주는 자신관리 서비스로 초개인화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하나은행은 지난달 31일 연금 VIP고객을 위한 전문 대면상담 채널인 연금 더 드림라운지를 열었다. 이곳에서는 1억원 이상 IRP 및 DC 연금 자산을 보유한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연금상품 운용 내역 진단 등의 은퇴 설계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울 외에도 전국 5개 영업점에 우선 설치 후 향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외환은행 등과의 합병의 역사가 반복된 만큼 출신과 상관없이 성과에 따른 인사 등이 동기부여가 돼 실적 향상에 영향을 끼친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금리 경쟁력이 있는 원리금보장상품과 ETF, ELB 등 다양한 투자상품으로 구성된 최적의 상품 포트폴리오를 제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고객의 투자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수익률 제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가 상반기 적립금 순증 1위의 배경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