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우리금융에프앤아이가 지난해 설립 이후 부실채권(NPL) 투자를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투자실적 확보를 위해 후순위사채를 인수하는 레버리징 전략을 강화했다. 이는 한정된 자본으로 투자풀(Pool)을 늘릴 수 있는 수단이 되지만 위험을 감내하는 만큼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부실채권 투자 MS 2위…재무안정성 관리도 우수
26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 1분기 기준 대출채권이 3056억원으로 나타난다. 현금과 현금성자산 84억원, 유가증권 66억원, 기타자산 14억원 등으로 총자산이 3221억원이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해 1월
우리금융지주(316140)의 NPL 계열사로 법인이 설립됐다.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인 만큼 주요 경쟁업체인 △연합자산관리(2조9041억원) △대신에프앤아이(2조6384억원) △하나에프앤아이(1조9470억원) 등에 비해 사업 규모가 열위한 상태다.
사업 기반 확대는 설립 첫해부터 빠르게 진행됐다. 자본금이 2000억원으로 경쟁 부실채권 투자사보다 초기 출자금을 많이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지난해 미상환원금잔액(OPB) 기준 4358억원 규모의 부실채권 투자를 시행하면서 시장점유율 17.8%를 차지한 바 있다. 이는 연합자산관리에 이어 업계 2위 수준이다.
재무안정성도 우수한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총자산 가운데 자기자본이 2015억원, 총차입금이 1175억원으로 자기자본 중심의 조달구조를 보유했다. 총차입금은 기업어음과 차입부채가 400억원, 사채가 775억원으로 확인된다.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레버리지)은 1.6배이며, 부채비율은 59.9%로 낮은 편이다. 부실채권 투자를 적극적으로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차입금의존도 상승과 자기자본비율 하락이 예상된다. 시장성 자금의 조달 비중 역시 점점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나 현재는 양호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부실채권 투자자산 가운데 1년 이내 유입되는 현금흐름 즉 회수예상액은 지난 3월 말 기준 1664억원이며, 1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500억원 규모로 나타난다.
후순위채 인수하는 '레버리징' 전략…리스크 감내에 변동성 확대 가능성
부실채권 투자 시장은 최근 은행권 건전성 지표 하락으로 매각 규모가 일부 회복될 것으로 언급된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기준 10.1조이며, 연간 매각 규모는 약 2.4조다. 올해 1분기는 각각 10.4조, 0.7조로 나타난다.
(사진=우리금융지주)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11억원과 당기순익 9억원 흑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각각 11억원, 9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자이익 30억원에 순수수료이익 –13억원, 배당수익 1억원, 신용손실로 인한 손상차손 –2억원, 기타영업손익 –5억원 등이다. 안정적인 이익창출 확보까지는 시일이 필요하나 설립 이후 빠르게 흑자를 달성한 점이 고무적이다.
다만 경쟁업체가 증가하면서 입찰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는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실채권 특수목적회사(SPC)가 발행한 유동화 사채 가운데 후순위채를 인수하는 레버리징 전략을 택하고 있다.
이러한 양상은 초창기 부실채권 투자사들이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초기 한정된 자본으로 투자실적을 쌓기에는 제한이 따라서다. 지니고 있는 자본으로 풀(Pool)을 넣기에는 한두 풀에 끝나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분할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투자실적과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리스크를 감내하는 셈인데, 후순위채 투자 자산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변동성 역시 커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후순위 NPL 투자는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선순위사채 원리금을 모두 상환한 이후 원리금 상환이 이뤄진다"라면서 "현금회수에 시일이 필요하고, 인수채권 담보 가치의 하락으로 회수 가능한 금액이 예상보다 감소하는 경우 대손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에프앤아이 관계자는 <IB토마토>에 "NPL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라면서 "후순위채는 특별한 것은 아니고, SPC 투자를 할 때 다른 곳과 자본을 함께 투자할 경우 당사를 후순위로 둬서 투자하는 방식이다. 투자할 때 자본이 부족한 경우 이러한 형태를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