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박예진 기자]
두산(000150)이 적극적인 신사업 투자에 나서면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되고 있지만, 재무건전성은 여전히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진=한국신용평가)
17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연결기준 두산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7조9412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2021년 9조3625억원에서 2022년 7조6135억원으로 큰폭으로 하락한 이후 7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수차례 대규모 자산 매각과 주요 계열사의 자본확충이 이뤄지면서 올해 1분기 말 5조5503억원까지 감소했다. 앞서 지난 2021년 순차입금은 6조230억원 규모에 달했다. 부채비율(156.1%)과 차입금의존도(29.2%)도 안정화된 모습이다.
앞서 두산은 자체 사업과 자회사로부터의 현금흐름을 통해 이자비용, 배당금 등 자본비용과 자본적지출(CAPEX)에 대응하면서도 경상적인 자금 잉여를 1000억원 수준에서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난 2016년 이후 면세점과 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투자와 운전자금 소요 증가, 계열 지원·주주에 대한 배당 확대 등에 의해 현금흐름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후 지난 2020년 그룹의 재무개선 작업을 두산이 주도하는 과정에서 두산타워, 네오플럭스 지분, 두산솔루스 지분, 모트롤BG·산업차량BG 등을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했다. 지난해 8월에는 두산에너빌리티 지분 일부를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5722억원)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했다.
영업이익률도 연간 10% 이상을 달성하며 안정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는 2019년 연료전지(
두산퓨얼셀(336260))와 소재(OLED, 전지박 등)사업 인적분할, 면세점 사업 철수, 2021년 모트롤·산업차량부문 매각 등으로 사업기반이 축소됐음에도 불구 전자BG(동박적층판 제조)의 실적이 이를 보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BG는 우수한 사업경쟁력과 하이엔드 제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두산밥캣은 북미 건설기계시장의 장기 호황과 우호적 환율 등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46.6% 증가한 2조4000억원, 영업이익은 90.2% 늘어난 3697억원을 기록하며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향후에도 미국의 대규모 투자와 부양정책, 두산밥캣의 풍부한 주문잔고 등에 따라 우수한 실적기반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해 3월 신한울 3·4호기 주기기인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공급계약이 체결에 따라 실적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 말 17조6000억원으로 확충된 수주잔고와 자회사로부터의 배당수익 등이 고정비, 금융비용 부담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재 순차입금은 5조원을 넘어서며, 자체 이익창출력 대비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측은 종속기업투자주식 3조4000억원, 유형자산 및 투자부동산 5606억원 등 보유 자산가치에 기반한 재무융통성이 우수한 편으로, 지주사 차원의 재무안정성은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했다.
정익수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향후 계열·자체 사업에 대한 투자, 배당지급 확대 등이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면서도 "자체 사업에서의 안정적인 이익창출력과 보유자산 활용을 바탕으로 재무부담을 적정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예진 기자 luck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