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BNK캐피탈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출의 높은 익스포저로 건전성 하방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PF대출 규모가 자기자본 대비 크게 나타나는 가운데 단기 부실화 위험이 높은 브릿지론도 거액 여신에 속해서다. 대손 부담으로 수익성 측면에서도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PF 익스포저 영업자산의 20% 수준…관리 부담 높아
29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BNK캐피탈은 부동산PF 규모가 올해 1분기 기준 1조6645억원으로 확인된다. 해당 자산이 전체 영업자산(8조532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5% 수준이다.
본래 BNK캐피탈은 주력 사업인 자동차금융 위주로 영업자산을 구성하고 있었다. 지난 2018년에는 자동차금융 비중이 50.2%로 과반이었으나 시장 경쟁의 심화와 수익성 저하로 기업금융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려왔다.
지난 3월 말 기준 주요 영업자산 항목과 비중은 △자동차금융 32.3% △소비자금융 30.2% △기업·투자금융 31.0% △일반 할부·리스 6.5% 등으로 나타나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PF대출의 경우 2018년 3470억원 규모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지난해 1조6810억원까지 증가했다. 저금리 시절 부동산경기 호황에 따라 관련 자산의 규모를 늘린 것인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고금리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과 부동산경기 부진으로 취급을 조정했다.
지난 1분기에는 부동산PF 잔액이 소폭(165억원) 줄었지만 익스포저 부담 자체는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동산PF 자산이 회사의 자기자본(1조2339억원) 대비 134.9%로 자산 건전성 측면에서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BNK캐피탈의 연체액(1개월 이상)은 지난해 말 654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38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연체율은 0.8%에서 1.8%로 1.0%p 상승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도 719억원에서 123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9%에서 1.5%로 0.6%p 올랐다.
대손충당금은 1644억원으로 작년(1523억원)보다 늘었지만 부실채권 규모가 더 빠르게 증가해 커버리지 비율은 떨어졌다. 충당금 적립률은 연체액 대비가 233.0%에서 114.3%로 하락했고, 고정이하여신 대비는 212.0%에서 132.9%로 쪼그라들었다.
BNK캐피탈은 건전성 지표의 추가적인 저하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PF 관련 익스포저가 큰 만큼 주택경기 위축 장기화 전망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단기적으로는 특히 브릿지론이 주요하게 언급된다.
(사진=BNK금융그룹)
브릿지론의 거액·지역 익스포저…건전성·수익성 하방 압력
BNK캐피탈의 브릿지론 규모는 3770억원이다. 자기자본 대비 비중은 30.6%로 과도하지는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평균 대출잔액이 200억원 수준으로 거액 여신에 속하고, 중·후순위 대출 비중도 높아 질적 측면에서 열위한 상태다.
부동산PF 대출 지역에서 미분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구와 부산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잠재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지역에 대한 BNK캐피탈의 PF대출 잔액 비중은 약 30% 정도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브릿지론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환 시기가 도래하면서 일부 만기가 연장됐지만 이자비용이나 시공사·대주단 미확보 문제로 채무불이행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은 아파트에서도 채무불이행이 발생했다.
대구는 지난해 매매와 전세 가격이 동반 급락하면서 분양 시장의 시세차익 실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매매 시장의 미분양이나 전세 시장의 입주물량 모두 거래량 대비 과다해 단기간 내 시장 회복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BNK캐피탈은 자산의 건전성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부정적인 모습이 나타난다. 건전성 저하로 대손 부담이 늘어서다. 대손비용(대손상각비)은 1분기 3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88억원 대비 70.2%(132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규모로는 1200억원 정도다. 지난 1분기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5%로 전년 동기에 비해 1.3%p 떨어졌다.
오유나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부동산PF 대출 건전성 지표 저하는 주택경기 위축으로 인한 분양률 미달 사업장 증가와 브릿지론의 만기 연장 등에 기인한다"라면서 "당분간 실물경기의 침체와 부동산금융의 경기 변동성 등으로 조달비용과 대손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BNK캐피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부동산PF 취급 건 연체가 발생한 현장은 1개소다. 외부 컨설팅을 통한 충당금 추가 적립 등 적극적으로 자산건전성을 관리하고 있다"라면서 "올해 상반기 부동산PF 취급액을 크게 축소하는 등 신규 투자를 제한해 영업했다. 하반기에도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는 기조를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