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케미칼, 오션브릿지 인수설 점화…실현 가능성 있나
반도체 등 전방산업 불확실성 커져…2차전지 중심 신사업 확대 계획
실적 개선세에 인수 자금도 충분…투자 시기 및 규모, 업황 회복에 달려
공개 2023-06-29 06:00:00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정밀화학 제품 사업을 영위하는 한솔케미칼(014680)이 신사업 확대를 위해 오션브릿지(241790) 지분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사실무근"이라며 관련 내용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오션브릿지가 2차전지 및 반도체 장비, 반도체 케미칼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한솔케미칼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신사업 확대를 위해 최근 매물로 나온 반도체 소재·장비 공급업체 오션브릿지의 최대주주 지분 인수를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션브릿지는 2차전지 및 반도체 장비, 반도체 케미칼 사업을 영위해 한솔케미칼로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전방산업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업황 둔화가 장기화되고 있어 투자 시기와 규모 등은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한솔케미칼은 반도체 세정 과정에서 쓰이는 과산화수소, 반도체 박막 재료로 사용되는 전구체, 석유화학산업에서 쓰이는 폴리머 중합 개시제(BPO)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연결 종속기업으로는 산업용 테이프를 생산하는 테이팩스(055490) 등이 포함돼 있다.
 
특히 반도체, 석유화학, 가전제품 등 전방산업 경기 둔화가 장기화됨에 따라 사업 다각화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으로 보인다. 한솔케미칼은 높은 영업이익률 및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기존 사업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여전히 시장에 존재하고 있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 확대를 위한 투자 및 자금조달 여부는 업황 회복에 따라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방산업 업황 불확실성 커져…2차전지 중심 신사업 확대 추진
 
한솔케미칼은 고마진의 고부가제품 위주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영업현금흐름(OCF)은 꾸준히 자본적지출(CAPEX)을 뛰어넘어 왔다. 2018~2022년 사이 과산화수소 생산능력(CAPA) 확대 및 전자 및 2차전지 소재 관련 투자 등으로 5년 평균 CAPEX가 1021억원 빠져 나갔지만, OCF로 1368억원이 유입되면서 잉여현금흐름(FCF) 유입을 유지했다.
 
다만, 한솔케미칼의 올해 1분기 성적은 지난해만 못하다. 연결 기준 매출은 19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영업이익은 349억원으로 35.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17.7%로 높은 수준이지만, 2019~2022년 꾸준히 20.0%를 넘긴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결과다. 올해 1분기는 실적 저하로 FCF 110억원이 빠져나갔다.
 
문제는 전방산업 업황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이다. 주요 제품의 전방산업은 단연 반도체 산업이다. 한솔케미칼은 과산화수소, 전구체 사업을 직접 영위하고 있고, 반도체 공정용 특수가스 사업을 영위하는 솔머티리얼즈도 품고 있다. 반도체 업황은 하반기 이후 회복이 예상되고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상인 탓에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용 재료는 QD-OLED TV 출하량이 감소한 후 반등 신호가 나오지 않고 있고, 폴리머 중합 개시제 역시 석유화학 산업의 가동률이 기대만큼 올라가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지산업은 말할 것도 없다. 한국제지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제지 생산량은 264만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줄었다. 지난해 생산량은 2021년보다 3.0%가량 줄었다.
 
한솔케미칼로서는 현재 추진하는 신사업인 2차전지 양극재 및 음극재 바인더, 실리콘 음극재 등에 힘을 실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2차전지와 반도체 장비, 반도체 케미칼 사업 등을 영위하는 오션브릿의 최대주주 지분이 매물로 나오자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 위해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오션브릿지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증권)
 
오션브릿지 시가총액 1668억원…최대주주 지분 인수 검토설 '부인'
 
특히 업계에서는 한솔케미칼이 최근 매물로 나온 오션브릿지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한솔케미칼이 오션브릿지 인수를 놓고 내부 검토 중"이라고 귀띔했다. 
 
한솔케미칼의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47.9%에 불과하고, 유동비율도 221.2%로 위험도가 낮다. 차입금의존도는 20.5%인데, 단기성차입금은 총차입금의 10% 수준이다.
 
오션브릿지의 시가총액은 26일 기준 1668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는데, 최대주주인 팬아시아반도체소재유한회사가 보유한 지분 33.4%를 계산하면 약 558억원 내외다. 1분기 기준 한솔케미칼의 현금성자산은 1243억원이고, 안정적인 재무구조 등을 고려하면 다소 액수가 높아져도 인수가 불가능할 정도는 아니다.
 
오션브릿지 실적은 2019년 이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23.8%로 전년 동기 대비 14.3%포인트 상승했다. 매물로 나온 지분을 전량 인수하면 이론적으로는 최대주주로서 연결 편입도 가능하다. 순차입금은 마이너스로 사실상 무차입경영을 이어가고 있어 한솔케미칼의 재무안정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현재 오션브릿지의 지배구조를 거슬러 올라가면 최상단에는 SK텔레콤(017670)이 있다. SK그룹 차원에서 오션브릿지 지분 확대로 지배력을 강화하면 SK온과 SK트리켐, SK하이닉스(000660)와의 사업 연계도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한솔케미칼과 삼성그룹의 관계성을 근거로 오션브릿지의 SK그룹 편입 가능성에 무게를 더 두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오션브릿지와 팬아시아반도체소재 측에서는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솔케미칼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오션브릿지 인수 검토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투자 시기와 규모를 결정하기 위한 업황 모니터링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투자 시기 및 자금조달 여부의 관건은 업황 회복이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한솔케미칼의 향후 3년간 예정된 투자 규모는 연평균 약 2100억원으로 과거 규모 대비 다소 큰 수준"이라면서 "업황 변화에 따라 투자 규모 및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