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덩치 키웠지만…수익성·자산건전성 하락 '이중고'
카드자산·자동차금융자산 확대 효과 뚜렷
시장점유율 확대 제자리걸음에 연체율은 상승
공개 2023-06-07 06:00:00
[IB토마토 장용준 기자] 하나카드가 2020년 이후 외형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장점유율과 수익성은 되레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연체율과 단기차입도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자산건전성 관리도 고민거리다.
 
(사진=연합뉴스)
 
영업자산 규모 증가에도 수익성 저하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하나카드는 2023년 1분기 기준 영업자산 규모가 전년말 대비 5.4% 증가한 11조173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카드의 영업자산 규모는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조원대에 머물다 2021년 8조2728억원, 2022년에는 10조6059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왔다. 카드결제실적이 증가하면서 카드자산 성장과 자동차금융자산 확대가 지속된 영향이다.
 
하지만 같은기간 수익성 저하도 뚜렷해 대조를 보였다. 2021년 3436억원에 이르렀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2466억원으로 1000억원 가까이 줄었고, 올해 1분기에는 전년 같은기간(714억원)보다 480억원이나 감소한 23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 역시 2021년 2487억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905억원으로 줄어들었고,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540억원)보다 64%나 줄어든 195억원을 기록하는 등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 또한 2021년 2.7%였던 것이 지난해 0.9%p 하락한 1.8%를 기록했고,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2.2%)보다 1.6%p 하락한 0.6%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가(034950)는 하나카드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신용카드 이용실적 증가에 따라 카드이익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조달비용과 대손비용 증가폭이 확대되며 수익성이 저하됐다고 진단했다.
 
2020년 이후 외형 성장을 거듭해 온 하나카드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결제서비스 자산 증가와 자동차할부리스 사업 진출을 통해 높은 자산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아직도 1위 신한카드(36조7000억원)와 3배 가까이 차이가 나는 데다 6위 우리카드(14조3000억원)와도 2조1000억원 수준의 격차가 벌어져 덩치를 더 키워야 할 상황이다.
 
아울러 업계 평균을 하회하는 카드이용실적 성장세도 고민거리다. 카드업계에서 시장점유율의 기준이 되는 건 카드이용실적인데 하나카드는 여전히 업계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신용카드이용실적 시장점유율에서 하나카드는 6.5%로 1위 신한카드(18.2%)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고 △삼성카드(16.4%) △국민카드(15.3%) △현대카드(14.3%) 상위 4개사와의 격차도 컸다. 하나카드는 롯데카드(8.3%)와 우리카드(7.3%)를 경쟁상대로 삼아야 하는데, 지난 2019년 7.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이후 2021년 6.3%로 하락한 이후 6%대를 맴돌면서 이마저도 반전이 어려운 상황이다.
 
 
안정적이던 자산건전성도 저하 추세
 
회사가 외형 성장을 거듭하는 동안 경쟁그룹(평균 6.1배)에 비해 안정적이던 레버리지배율이 상승곡선을 이어갔다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 2021년 4.7배, 2022년 5.5배에서 올해 1분기에는 5.8배에 이르렀다.
 
지난 2021년 이후 단기차입 비중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2020년 3.1%였던 단기차입의존도는 2021년에 9.3%로 치솟은 후 2022년 11.3%에서 올해 1분기에는 11.9%에 이르렀다. 2023년 1분기 기준 총 차입금은 9조1000억원으로 △기업어음 1조9000억원 △회사채 6조3000억원 △ABS 조달 7000억원으로 회사채 위주의 조달이 이뤄지고 있다.
 
채영서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2021년부터 조달구조 내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의 비중이 확대됐다"라면서 "2023년 3월 말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중 약 54%가 발행만기 1년 미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자금조달 구조의 단기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자산건전성도 저하 추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올해 1분기 기준 실질연체비율과 충당금적립률은 각각 1.5%, 343.3%로 전년말(각각 1.3%, 390.0%)보다 저하됐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위주로 연체채권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카드론 연체율(1개월이상)은 2022년말 1.7%이던 것이 올해 1분기엔 소폭 오른 1.8%, 같은기간 현금서비스 연체율(1개월이상)은 3.2%에서 3.9%로 0.7%p 올랐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높은 이자비용과 고물가에 따른 한계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된 상태로 다중채무자를 중심으로 자산건전성 저하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 "선행지표인 연체전이율(정상→2개월 연체)이 카드대출을 중심으로 상승하고 있고, 다중채무자를 통해 연계된 타 금융업권의 가계대출 건전성이 저하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단기차입 비중 증가에 대해 하나카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당사는 감독원에서 정한 유동성 모범기준 가이드 라인을 준수하면서 장/단기 자금조달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라며 "그리고 최근 단기 자금조달 비중이 높아진 이유는 현재 조달금리가 높고 불안정하지만 향후에는 안정적인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판단해 금리 변동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단기 비중을 늘린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준 기자 cyongj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