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앓는 하이투자증권, 신용도 리스크까지 부각
IB사업 부진 속 신평사 하이투자증권 신용 환경 주시
사업 부진 속 고임금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도 고조
공개 2023-04-20 06:00:00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하이투자증권이 주력사업인 기업금융(IB) 부문에서의 부진으로 신용도에 위험신호가 켜졌다. 기존 하이투자증권의 강점이던 부동산금융에서의 부진과 함께 신규 투자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한 탓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여기에 더해 부진한 경영성적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최고 경영진의 연봉과 노조 사이의 갈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 내우외환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IB사업 부진 속 신평사 하이투자증권 신용 환경 주시
 
(사진=하이투자증권)
 
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은 신용평가 강등 위기에 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7일 발행한 보고서에서 하이투자증권이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 저하로 주력사업인 IB부문의 이익창출력이 위축됐고 우발부채(신용공여) 형태로 취급한 브릿지론의 본PF 전환이 지연되는 등 관련 질적 위험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투자증권의 고정이하자산은 2021년 12월 말 435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198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12월 말 기준 자본 대비 브릿지론 규모가 50%를 상회하고 브릿지론의 변제순위 또한 중·후순위 비중이 약 82%에 달해 시장급변 시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하이투자증권의 IB부문에서의 양적, 질적 위험도가 증가했다는 판단이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2022년 12월 말 기준 자본 대비 브릿지론 규모가 50%라는 건 업계 타 업체보다는 높다는 판단이다“라며 ”다만 신용도의 경우 한 개의 항목의 지표상 종합적인 결과인 만큼 향후 브릿지론의 수익성과 건정성을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대한 이 같은 평가는 사업 및 재무구조 변동성 우려에 대한 여파다. 하이투자증권의 주력사업인 IB부문 특히 부동산금융 관련한 위험부담이 커졌고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의 성과에 대한 불확실성, 최근 고금리와 그로 인한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변화 등이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액은 1조2188억원 수준으로 자기자본대비 86.2%에 달해 증권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말 자기자본대비 PF익스포져 비중은 93.3%에 달했고,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도 지난 2018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2년 말 기준 245.5%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영지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력 사업인 IB부문에서는 하이투자증권이 참여한 부동산 관련 사업과 지분투자 사업에서의 적자행진이 이어졌다.
 
구체적인 주요 사업 내역을 살펴보면 경산지식산업개발에서는 152억원, 인천 검단 신도시 101역세권 개발사업에서 54억, 여주 삼교 물류센터 개발사업에서 174억원, 대전시 도안동 관련 투자에서 35억원, 서울 강서 마곡지구 마이스 복합단지 사업에서는 2015억원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 투자 수익도 저조해 투자를 진행한 대신-MYW신기술투자조합에서 1122억원, 아이씨엠 상환전환우선주에서 962억원, 스트라드비젼에서 267억원 등의 손실을 기록했다.
 
연이은 사업부진으로 하이투자증권도 발 빠르게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31일 단기차입금 한도를 2100억원 늘렸다. 자기자본 대비 15.3%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의 대출 한도를 기존 9800억원에서 1조1800억원으로 2000억원 증액하고 당좌차월 한도도 550억원에서 650억원으로 100억원 확대했다.
 
앞서 작년 3월에도 하이투자증권은 CP와 전자단기사채 발행 한도 등을 총 1조1000억원 늘린 바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자금시장 상황에 따라 안정적이고 탄력적으로 차입수단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사후관리부서 조직 신설과 자기자본 대비 우발부채 비중을 최근 10년 내 최저 수준의 비율로 관리하는 등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라며 “현재 전사적으로도 부동산 사업과 IB 투자 부문의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자본확충에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사업 부진 속 경영진과 노조 간 갈등도 고조
 
지난해 10월 서울여의도 하이투자증권 본사 (사진=IB토마토)
 
하이투자증권의 회사경영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사 간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하이투자증권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1967년생 이상이거나 근속연수 20년 이상, 2급 부장급(최소 18년차 이상)이다. 세 요건 중 하나라도 해당될 경우 대상자가 된다.
 
희망퇴직과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은 노초측과 합의를 이루지 못했음에도 독자적으로 희망퇴직을 강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작년 사측의 일방적인 통보식 희망퇴직 진행에 노조도 반발이 많았다"라면서 "그래도 대표이사의 사과와 30명 정도 자발적인 퇴사로 마무리 지었다”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성명을 통해 "5년 동안 일방적 희망퇴직을 포함,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기로 한 노사 간 약속을 파기하고 노사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희망퇴직 시행을 강행하는 하이투자증권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우리 노조의 총력을 다해 저지함은 물론 합의를 파기한 회사 최고경영진의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반해 하이투자증권 임원진은 높은 보수를 챙겼다. 이들은 작년 상반기 부동산PF와 기업금융으로 큰 수익을 실현했다는 이유로 증권업계에선 부동산 금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메리츠증권과 비견된다. 신규 사업을 위한 인원 충원이나 소위 ‘해결사’라 불리는 전문가의 경우 높은 급료가 어느 정도 용인되는 형편이지만 하이투자증권의 고위 경영진들은 7년 이상의 근속연수를 기록했다.
 
 
 
지난 2022년 하이투자증권의 연봉 최상위자로는 김진영 사장이 총 65억6700만원, 오재용 상무보가 34억6200만원, 박인준 전무가 26억원, 김준호 상무가 19억6100만원, 박정근 전무가 16억8100만원 순이었다. 이들은 급여 및 상여금은 평균 32억5420만원이다.
 
이들 연봉 최상위자의 평균연봉은 앞서 증권가 최고 호황기를 기록한 2021년 연봉보다 오히려 상승한 수치로 지난 2021년엔 김진영 사장은 총 57억7500만원, 오재용 상무보는 24억300만원, 박인준 전무는 21억600만원, 김준호 상무는 21억4700만원, 박정근 전무는 17억6000만원의 급여 및 상여금을 받아 평균 임금 28억 3820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376억원을 기록해 직전 2021년 1639억원 대비 77% 감소했으나 최상위 연봉 수여자들은 오히려 평균연봉이 14.6% 증가한 셈이다.
 
이는 하이투자증권과 같이 부동산 PF 등 IB중심의 사업을 진행했으나 지난해 사상 최고 실적을 냈던 메리츠증권의 최희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연봉 37억원, 안재완 전무의 46억원, 김기형 사장의 36억원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앞서 증권업계 12월 결산 국내 증권사 22곳의 증권사 미등기임원 911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5억8100만원을 기록했다. 또한 사외이사를 제외한 이사회 구성원인 등기임원 50명은 지난해 평균 11억200만원의 연봉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현재 임원진에 지급되는 성과급은 지난 18년부터 21년 성과급 발생분의 이연지급분이 포함된 수치“라며 ”성과급은 사업의 위험도에 따라서 수익 인정도 차등해서 적용하고 있고 2022년 사업 성과에 대한 결과는 내용은 추후 공시를 통해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최윤석 자본시장 파수꾼 최윤석 기자입니다. 가장 멀리 가장 먼저 찾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