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연속 적자 코스닥)①글로본, 또 마이너스 성적표…재무악화도 심화
퇴출규정 완화로 관리종목 지정 벗어나
부분 자본잠식 돌입…흑자전환 필요성 커
공개 2023-03-15 07:00:00
지난해 말 4년 연속 적자(개별기준) 시 관리종목 지정, 5년 연속 시 상장폐지 실질 심사에 들어가는 코스닥 상장 규정이 개정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되던 코스닥 기업은 한시름을 놓게 됐다. 하지만 관리종목에 지정될 처지를 면했다고 해서 5년 연속 영업손실이라는 불명예 꼬리표가 붙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려운 만큼 여전히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에 <IB토마토>는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코스닥 기업의 상황과 실적 반등을 위한 전략 등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글로본(019660)이 화장품과 이커머스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상당한 규모의 매출 증가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는 벗어나진 못했다. 특히 지난해 경영권 매각 불발과 이에 따른 자금조달 실패로 부분자본잠식이 발생한 상황이다. 제도 개선의 효과로 관리종목 지정이라는 악재는 피했지만 빠른 흑자전환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본의 2022년 매출(잠정)은 185억원으로 전년 대비 256.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1억원, 당기순이익은 -50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유지했지만 2021년(영업이익 -74억원, 당기순이익 -132억원)보다 손실 규모는 축소됐다.
 
이는 화장품과 이커머스 사업에서의 매출 증가 효과 덕분으로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만약 코스닥 상장 규정이 개정되지 않았다면 4년 연속 영업손실로 인해 관리종목에 선정될 수 있었다.
 
 
 
한국거래소는 작년 말 상장규정 개정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퇴출 기준을 완화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관리종목 지정 요건 중 하나인 4년 연속 영업손실(개별기준)이 사라지면서 장기간 영업손실에 따른 관리종목·상장폐지 요건은 사라졌다.
 
당장 관리종목 지정을 피했지만 그래도 재무상황은 나빠졌다. 지난해 말 기준 부분자본잠식 상태다. 2022년 자본총계는 160억원으로 자본금 174억원보다 적다. 자본잠식률은 8.1%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0.1%였는데 4분기에 발생한 약 20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로 인한 결손금 증가가 자본잠식에 악영향을 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영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160억원(유상증자 60억원, 전환사채 160억원)의 자금조달도 취소된 상황에서 소액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을 조달했음에도 자본잠식률 3개월 사이 8%p 상승하게 된 것이다.
 
물론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통해 자본총계를 확충하게 되면 자본잠식에서 벗어날 수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은 알려진 바 없다. 오히려 3회차 전환사채(70억원 규모) 중 일부(20억원)를 만기 전 취득하는 등 보유 현금을 사용한 상황이다. 물론 재매각을 통해 다시 현금을 확보할 수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결정되진 않았다.
 
코스닥 퇴출 규정 개정으로 인해 시간도 번 상황이다. 장기 영업손실로 인한 관리종목·상장폐지 발생 가능성은 사라졌으며 자본잠식률 50% 이상 규정은 반기에서 연간으로 변경됐다. 또한 자본잠식률 8.1%로 50%까지는 여유도 있다.
 
 
 
다시 말하면 흑자전환 등 수익성 회복을 통해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할 시간이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지난해에 대규모 외형성장을 바탕으로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적자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실제 글로본은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주력사업인 화장품 사업 매출이 2020년 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9.1% 감소했고 2021년 52억원으로 기록한 후 2022년 3분기까지 144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21년 신규 사업으로 진행했던 수소 플랜트 사업에서도 매출이 서서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매출 성장세를 올해도 유지하는가이다. 수출이 중요해 보이는데 화장품 사업의 주력 브랜드인 류케이웨이브(RUE KWAVE)는 한류를 선호하는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지역의 여성고객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매출을 냈던 2018년의 경우 57억원의 해외매출이 발생했는데 이후 2019년부터 2021년까지는 해외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지 않았던 2019년부터 해외매출이 일어나지 않았기에 적극적인 해외 공략이 중요해 보인다. 지난해 3분기까지 해외 수출은 300만원 수준이었다.
 
이와 관련 글로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화장품사업을 기본 축으로 신사업 등에서 성과를 내 올해는 이익을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