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하우시스, 지출은 많은데 '실적 악화'…전망도 어둡다
2019년부터 매년 1500억원 이상 CAPEX 소요
전방시장 '건설·부동산' 시장 침체에 반등 미지수
공개 2023-03-09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LX하우시스(108670)는 국내외에서 자금 소요가 이뤄지는 가운데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는 줄고 있어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부동산 시장 불황으로 주력사업인 건자재 사업 전망까지 불투명해지면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LX하우시스의 인테리어 매장 'LX지인'. (사진=LX하우시스)
 
7일 LX하우시스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자본적지출(CAPEX) 규모는 189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 내역을 살펴보면 충북 청주공장의 건축용 페놀폼(PF) 단열재 4호라인 완공에 349억원이 들어갔고, 나머지 금액은 직영점 전시장 확충 등 인테리어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파악된다. 여기에 유지보수 등에도 자금이 소요됐다.
 
LX하우시스는 '투자 기조'를 이어가면서 비슷한 수준의 CAPEX가 지난 2019년부터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9년 1844억원, 2020년 1590억원, 2021년 1909억원의 자금을 소요했다. 이처럼 자금 지출이 꾸준히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적까지 악화되면서 벌어들이는 돈은 줄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매출 3조6112억원, 영업이익 14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8.8% 감소했다. 영업이익 급감에 따라 당기순손실 1177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4분기에는 13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분기별 적자전환했다. 원재료 가격 및 원·달러 환율, 물류비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에 더해 건설·부동산 등 전방시장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도 부침을 겪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중국·미국·독일·러시아·인도 등 총 9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특히 중국에 위치한 3개 법인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톈진에 위치한 건자재 등을 제조하는 생산법인(LX Hausys Tianjin Co., Ltd.)과 시공법인(LX Hausys (Tianjin) Engineering Co., Ltd.)은 각각 828억원, 2억원의 적자를 냈다. 우시에 위치한 건자재 생산법인(LX Hausys (Wuxi) Co., Ltd.)도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중국의 경기 둔화로 건자재 및 자동차 소재 수요가 크게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은 3%를 기록해 지난 46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목표치도 중국이 경제 성장 목표를 발표한 지 30여년 만에 역대 최저치인 5% 안팎으로 제시됐다.
 
해외법인까지 실적이 악화하면서 LX하우시스의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지난해 7월 이사회를 열고 가장 큰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텐진 생산법인에 525억원의 현금 출자를 결정했다. LX하우시스 측은 "해외 현지법인의 재원 확보 및 운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실적 모두 나빠 현금흐름도 좋지 않다. LX하우시스의 IR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과 투자활동현금흐름의 수치를 합한 값은 –13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투자금을 감당하지 못해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실제 당기순적자 1177억원에서 감가상각비 1798억원을 더하고, 운전자금 적자 594억월 차감하면 영업활동현금은 27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특히 재무활동현금흐름은 939억원을 기록해 외부 차입으로도 순현금 유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현금 곳간'은 비어가고 있다. LX하우시스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금융기관 정기예금 포함)은 1851억원으로 연초(2259억원)와 비교해 18.1% 줄었다.
 
문제는 향후 실적 전망도 어두워 양호한 현금 창출력을 나타낼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건자재부문의 전방시장인 건설·부동신업계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건자재부문이 호실적을 기록하기 위해서는 신규 주택 건설, 기존 주택 거래 등이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지난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7만5359호를 기록하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각에서는 연내 10만호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분양시장이 좋지 않음에 따라 신규 주택 건설 현장도 줄어드는 양상이다. 올해 1월 기준 주택 착공실적은 전국 1만5612호로 전년 동기(1만8848호) 대비 17.2% 감소했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쌓인 대구의 경우에는 '신규 주택건설 승인' 전면 보류를 결정했다. 향후 추이에 따라 다른 지역도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2019년 경주가 같은 이유로 신규 건설 승인을 제한하기도 했다.
 
고금리 여파와 집값 하락 등의 영향으로 '거래절벽'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지난 1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228건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월별 기준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금리가 아직도 높은 수준임에 따라 거래량 회복에는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 사업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앞서 LX하우시스는 지난해 5월 인수 이후 단 한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슬로바키아 자동차부품기업 'c2i'를 매각한 바 있다.
 
이주원 한국기업평가(034950) 선임연구원은 "c2i 매각은 자동차소재·산업용필름의 일부 사업부에 대한 것으로, 향후 나머지 사업부에 대한 매각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라며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적자 사업부 배제와 더불어 매각대금을 통한 재무부담 완화 등이 긍정적 효과로 기대되는 반면, 다각화된 포트폴리오가 축소되는 부정적 효과 또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LX하우시스는 해외 진출 확대 등 올해 수익성 회복에 나서 현 상황을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LX하우시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에는 원가절감, 생산 및 영업활동 효율화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동시에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 매출 확대, 국내 B2C 시장 공략 강화, 소재 및 디자인을 차별화한 신제품 출시 등을 적극 추진해 전방시장 침체를 극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