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큐릭스, 빚 갚으려 유상증자…소액주주 참여 이끌 수 있나
차입부담 축소·운영자금 확보 위해 주주에게 손 벌려
주가하락세·실권수수료 고려할 때 유상증자 청약률 중요
공개 2023-03-03 07: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젠큐릭스(229000)가 과중한 재무부담 경감과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주주들을 대상으로 하는 유상증자에 나섰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한 목표만큼의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구주주 청약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적자가 계속되며 빚 부담이 늘어난 데다 주가는 2년 새 4분의 1토막이 난 만큼 소액주주의 참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젠큐릭스는 보통주 647만4000주를 발행하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다. 예상모집가액 4325원 기준 총 28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다.
 
모집된 자금은 채무상환과 운영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나 자금 집행 우선순위를 볼 때 채무부담 경감 목적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다.
 
 
 
실제 올해 5월 만기가 돌아오는 이자 7.2%의 단기차입금 30억원을 갚는 것이 1순위이며 180억원이 남은 5회 전환사채의 조기상환(2023년 6월 이후 매 3개월)에 대응하기 위해 100억원을 확보하는 게 2순위다. 남은 자금은 연구개발과 시설증측·설비운영, 기타 운영자금으로 사용한다.
 
젠큐릭스의 부채와 차입 부담은 상당한 수준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부채비율은 318%로 업종 평균(2021년 기준) 70.4%를 훨씬 웃돌고 있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66.7%로 업종 평균(22.5%)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차입금의 형태가 장기화돼 있다는 점이다. 작년 9월 말까지 단기차입금은 0원이며 1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3, 4회차 전환사채는 현재 모두 상환된 상태다. 지난 2월 빌린 30억원 규모의 단기차입금과 오는 6월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한 5회 전환사채를 유상증자 조달 자금으로 대응한다면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하락과 함께 단기 상환을 위한 현금 유동성 우려도 크게 낮추게 된다.
 
이에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유상증자의 발행이다. 발행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잔액인수인으로 참여, 신주발행 자체는 끝까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지만 실권수수료 발생 등을 생각하면 최대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선 결국 주주들이 유상증자 참여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실권주 수수료는 15%이다.
 
더구나 발행가액이 예상(4325원)보다 낮아질 확률도 상당하다. 예상모집가액을 산정할 때 젠큐릭스의 주가(종가 기준)는 5800~7600원 사이에서 형성됐는데 유상증자 공시 이후 하락세를 보이며 2월 한 달 동안 4910~5380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 반등이 없다면 할인율(25% 적용) 등을 반영한다면 발행가액이 하락해 총 조달금액은 줄어들게 된다.
 
즉 전체 모집금액이 당초 계획보다 감소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주주들의 청약 부진으로 실권주 수수료까지 지급하게 된다면 실질적으로 들어오는 자금은 더 감소되고 차입부담 경감과 운영자금 확보 효과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젠큐릭스의 주주구조를 보면 작년 9월 말 기준 조상래 대표이사와 특수관계인 지분이 16.07%, 금성백조주택 8.6%, 우리사주조합 8.6%로 이외는 모두 소액주주로 구성돼 있다. 조상래 대표이사는 배정 물량의 30%, 특수관계인인 박현욱 전략기획본부장은 배정물량의 100%를 소화한다고 밝혔지만 그 외 주주들은 확정되지 않아 결국 소액주주의 참여가 구주주 청약률의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분위기는 그리 좋지 않다. 유상증자 공시 후 일반주주들의 싸늘한 반응은 주가하락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주주들은 주요 매출서비스인 유방암 예후진단과 관련된 매출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에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상장 당시 BCT(유방암 예후진단) 매출은 2020년 35억원, 2021년 147억원을 추정했지만 실제 전체 매출액은 2020년 16억원, 2021년 30억원에 그친 상태다.
 
매출은 성장세가 기대만큼 이뤄지지 못하며 영업손실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급여와 경상연구개발비가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28%, 153.9%에 달하는 등 비용부담이 주된 원인이다.
 
젠큐릭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9년 1억원과 -66억원, 2020년 16억원과 -93억원, 2021년 30억원과 -127억원이다. 작년 3분기 누적 매출은 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7%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6억원으로 손실규모도 확대됐다.
 
젠큐릭스에 따르면 이번 유상증자를 위한 IR(기업설명회) 등은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 추후 진행하게 된다면 공시를 통해 알린다는 입장이다.
 
다만 유방암 예후진단 관련 매출은 올해 성장을 기대했다. 시판 후 조사(PSM) 요구사항인 600명 환자 등록이 완료되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문제없다는 검토결과를 받은 만큼 대부분 종합병원들이 ‘진스웰BCT’를 별도의 임상연구 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젠큐릭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진스웰BCT는 PSM 절차와 관련한 인허가 문제 해결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더딘 속도로 증가했다”라며 “600명 환자 등록을 완료, 마무리된 만큼 모든 병원에서의 제품 사용 확대로 인한 매출 신장을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