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국내 재보험사
코리안리(003690)가 세 번째 공동재보험 계약 성사 기대감이 감지된다. 지난해 신한라이프와
삼성생명(032830) 두 대형 보험사와 계약을 맺으며 보험사의 관심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리하락기에 민감도를 줄여 지급여력비율 하락 방어의 주요 수단으로 떠오르며 분위기도 무르익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088350), 교보생명, KB라이프생명 등이 공동재보험 수요가 높은 보험사로 꼽힌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코리안리는 지난해 신한라이프와 삼성생명에 이어 올해 새로운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지금은 구체적인 회사명과 규모를 밝히기 힘들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건이 있다”라면서 “계속 검토를 하고 있으며, 따로 전담하는 팀이 있다”라고 말했다.
공동재보험은 올해부터 보험사에 새롭게 적용되는 회계기준인 IFRS17과 지급여력제도 K-ICS에 대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로, 출재보험사의 부채를 감축·조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보험위험뿐만 아니라 금리위험까지 고려해 보험 상품에 내재된 모든 위험을 재보험사에 이전할 수 있다. 일종의 보험부채 구조조정 방안인 셈이다.
(사진=코리안리)
코리안리는 지난해 1월 신한라이프와 2300억원 규모의 준비금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동재보험 시장의 문을 열었다. 당시 신한라이프는 고금리 확정형 종신보험의 일부를 코리안리에 출재했다. 회사는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측면에서 금리위험을 효과적으로 관리, 자산운용 전략의 유연한 실행과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효과를 기대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코리안리와 삼성생명이 5000억원 규모로 공동재보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생명 역시 과거 금리가 높았던 때 판매했던 고금리 상품들에 대한 건이었다. ALM 포트폴리오 다양성을 확보해 안정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생명은 특히 금리가 하락하는 시점에 주목했다. 회사는 지난해 11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이나 12월 인베스터데이 당시 공동재보험을 금리하락과 연관해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금리가 하락하면 민감도가 커져 K-ICS 비율이 떨어진다. IFRS17에서는 보험부채를 시가 평가함에 따라 현재 시점의 금리로 할인해 가치를 산정하는데, 금리가 하락할 경우 보험부채 할인율 역시 하락해 부채의 평가금액이 상승하게 되고 그만큼 추가로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이는 곧 이익잉여금 등 자본 감소로 이어진다.
금리 하락에도 K-ICS 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초장기채 매입을 확대하는 방법이 있다. 자산 듀레이션을 늘려 금리위험을 줄이는 방식이다. 또 다른 방안으로 공동재보험 관심이 높아진 것인데, 삼성생명의 경우 최저보증 4% 수준의 변동형 종신보험 부채 듀레이션이 길었던 상황이다. 일반 채권으로 ALM을 하기에는 제한이 따라 가격이 맞는 구간에서 공동재보험으로 헷지를 했다는 설명이다.
공동재보험 세 번째 체결 대상 역시 일차적으로 대형 생명보험사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과거 고금리 상품 판매로 금리위험이 높아 이차역마진 문제나 ALM 관리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한화생명과 교보생명 등 대형 3사 중에서도 금리위험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평가됐던 만큼 다른 보험사들의 공동재보험 수요 역시 높을 수 있다.
(사진=삼성생명, 신한라이프)
특히 한화생명은 장기 고금리확정형 비중이 높은 보험영업 포트폴리오 탓에 금리위험 등 요구자본 증가 부담이 존재한다. 한화생명은 부채 구조나 자본여력 등을 고려할 때 K-ICS 도입 시 자본관리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 신용평가 업계의 분석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공동재보험 계약과 관련 <IB토마토>에 “보험사들이 관심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라고 말했다. 다른 대형 생명보험사인 교보생명은 <IB토마토>에 “관련해서 검토는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라고 했다.
고금리 확정형 보유계약이 높은 곳으로 KB라이프생명도 거론된다. KB라이프생명은 통합 전 푸르덴셜생명의 고금리 상품 비중이 업계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푸르덴셜생명은 중형 보험사 가운데 자본력이 우수하고 지급여력비율도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던 것으로 평가받는다. 통합된 KB라이프생명 역시 K-ICS 비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될 것으로 언급된다.
수재보험사인 코리안리는 공동재보험 세 번째 계약이 성사되면 운용자산 규모를 키워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홍재
현대차증권(001500) 애널리스트는 “공동재보험 수재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에 성장과 수익성 모두 양호한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향후 2년간 두 자릿수 이익 성장 가능성이 높게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