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 사업 과감히 정리…계열사 매각 나선 제약사
휴엠앤씨, 미디어 콘텐츠업 자회사 매각 결정…헬스케어 부자재 사업 집중
보령, 보령바이오파마 IPO에서 매각으로 방향 선회 "시장 침체 영향"
공개 2023-02-08 17:04:17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잇따라 계열사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도 고금리와 시장 침체 등 부정적 업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리해 현금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휴온스 전경. (사진=휴온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휴온스(243070)그룹의 헬스케어 부자재 계열사 휴엠앤씨(263920)는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블러썸픽쳐스와 블러썸스토르를 매각키로 결정했다.
 
두 자회사는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블러썸스토리는 ‘모범형사’ 등을 제작한 드라마 제작기업이며, 블러썸픽쳐스는 ‘암수살인’ 등을 만든 영화투자·제작 기업으로 익히 알려졌다.
 
휴엠앤씨는 해당 기업을 매각해 주력사업인 헬스케어 부자재 사업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휴엠앤씨는 지난해 7월 휴베나를 흡수합병한 바 있다. 휴베나는 의약품 부자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 해당 합병을 통해 헬스케어 종합 부자재 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당시 회사 측은 기존 화장품 부자재 사업에서 의약품 부자재 사업까지 확대해 매출을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모기업인 휴온스는 그룹 내 계열사들의 주력 사업에 더욱 집중하도록 전략을 펼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1월 휴온스네이처와 휴온스내츄럴을 합병한 휴온스푸디언스를 출범시켰으며, 이후 2월 휴온스메디케어와 휴온스메디컬을 합친 휴온스메디텍을 만들었다.
 
보령 전경. (사진=보령)
 
보령(003850)은 그룹 내 계열사 보령바이오파마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물로 나온 보령바이오파마는 삼일PwC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삼일PwC는 원매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바이오파마는 1991년 설립된 신약개발기업이다. 인플루엔자·간염 백신 등을 생산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경구용 장티푸스 백신 개발에 성공하면서 기업가치를 크게 높였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 2021년 1391억원의 매출과 1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29%, 75%씩 증가한 규모다.
 
보령과 보령바이오파마는 직접적인 지분관계를 맺고 있진 않다. 다만 김정균 보령 대표가 보령바이오파마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는 데다가 보령바이오파마의 최대주주인 보령파트너스의 지분도 100%를 갖고 있어 영향권 내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김 대표는 2016년부터 보령바이오파마의 사내이사로 취임해 경영에 직접적으로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보령이 보령바이오파마 매각에 나선 것은 최근 자본시장 침체가 지속되면서 매각을 통한 자금 확보를 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보령은 보령바이오파마의 상장을 추진했으나, 매각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줄곧 대어로 꼽혀 왔지만, 공모 시장이 위축되고 바이오 증시에 냉기가 이어지면서 IPO 흥행 성공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다.
 
보령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IPO시장 자체가 꽤 얼어있는 상황이고, 이에 따라 원하는 가격을 평가받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