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B손해보험이 시니어케어와 헬스케어·마이데이터 사업 연동으로 중장기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요양사업인 시니어케어 서비스에 보험사 중 홀로 진출한 KB손해보험은 보험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해당 시장 선점에 힘을 쏟으려는 계획이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종속회사인 KB골든라이프케어를 통해 시니어케어 사업을 운영 중이다. 현재 요양시설인 서초빌리지와 위례빌리지, 주·야간 보호센터인 강동 케어센터 등 총 3개 시설을 설립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 2017년 1월 신사업 발굴 차원에서 요양사업에 진출했다. 강동 케어센터를 시작으로 2019년 3월 위례 빌리지, 2021년 5월 서초 빌리지를 설립하며 영역을 확장했다. 국내에서 시니어케어 시장에 진출한 보험사는 KB손해보험이 유일한 상태다.
(사진=KB골든라이프케어)
요양사업은 국내 인구 고령화와 가족구조 변화로 노인 돌봄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시장 규모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시장 성장성을 추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지급액은 △2019년 8.6조원 △2020년 9.8조원 △2021년 11.1조원으로 증가했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매년 16%씩 성장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본업과 높은 연관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중장기적 성장을 위한 새로운 발판으로 꼽힌다. 시니어케어 시장은 단순한 돌봄 서비스에서 노후 삶의 질을 높이는 종합 서비스 형태로 발전하고 있는데, 보험사 역시 상품 제공을 넘어 고객의 생애주기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을 추구한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KB골든라이프케어의 순이익 규모는 △2017년 –14억원 △2018년 –14억원 △2019년 –13억원 △2020년 –6억원 △2021년 –11억원 △2022년 3Q –7억원 등으로 적자가 다년간 지속됐다. 그간 KB손해보험의 출자금 규모는 총 310억원으로 확인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골든라이프케어는 현재 사업 초기의 투자 단계로서 건물과 시설 구입에 따른 초기비용 발생 등의 요인이 있기 때문에 이익 실현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라며 “개별 사업장은 사업 구상 단계에서 예상 시뮬레이션 대로의 성과를 보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서는 국내 보험사의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이 아직 미미한 수준인 만큼 수익성보다는 본업과 연계성, 다른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에 주목한다. 보험사의 시니어케어 시장 진출이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는 해외사례 역시 이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시너지 분야 중 하나로는 특히 데이터 사업이 주요하게 언급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의하면 일본의 손보재팬(Sompo Japan)은 요양사업을 운영하면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간병 관련 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솔루션을 개발한 뒤 간병서비스 업체나 시니어케어 관련 업종에 판매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이다.
(사진=하나금융경영연구소)
KB손해보험은 시니어케어 사업과 연계 가능한 사업으로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가 있다. 헬스케어는 검진과 영양 정보를 바탕으로 개인 맞춤형 코칭을 제공하는 일종의 건강 관리·개선 프로그램이다. 이는 넓은 범위에서 고령자와 관련된 시니어케어로도 연결된다.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 2021년 10월 자회사 KB헬스케어를 설립하고 지난해 2월 첫 번째 서비스 플랫폼인 오케어(O’CARE) 앱을 출시했다.
헬스케어 서비스는 디지털 기반의 고객(개인) 맞춤이 핵심이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데이터 역량 확보가 필수적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4월 손해보험 업계 최초로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 진출했는데, 최근 2년간 회사가 새로운 비즈니스 확장 영역으로 집중 공략한 분야가 헬스케어와 마이데이터다.
마이데이터 서비스는 현재 금융자산 관리나 보험조회, 보장분석, 실손보험 청구 등 금융 분야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부문에서도 활성화되고 있다. 헬스케어 오케어 앱에 탑재된 서비스에서 지난 5년간의 종합검진 결과를 토대로 건강점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러한 마이건강 메뉴는 마이데이터와도 연동된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골든라이프케어는 사업 초기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사업 영역을 점점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단기적으로는 시너지 부분을 연결하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가입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별 건강상태 분석, 맞춤형 건강 관리 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