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캡' 특허분쟁 서막…80여개 제약사 격돌
삼천당제약·SK케미칼·신풍제약·한미약품·녹십자·보령 등 참여
공개 2023-01-27 17:11:54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연간 처방실적 1000억원 규모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테고프라잔)’을 둘러싸고 오리지널사인 HK이노엔(195940)과 제네릭사 간의 특허분쟁 서막이 올랐다. 지난해 12월 삼천당제약(000250)이 포문을 연 지 보름도 되지 않아 80여개의 제약사가 줄줄이 특허 도전에 나섰다.
 
케이켑 제품사진. (사진=HK이노엔)
 
27일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케이캡의 ‘벤즈이미다졸 유도체의 신규 결정형 및 이의 제조방법(결정형 특허)’에 총 225건의 소극적권리범위확인 심판이 청구됐다. 심판을 청구한 기업은 SK케미칼(285130)신풍제약(019170), 한미약품(128940), 보령(003850), 녹십자(006280), JW중외제약(001060), 경동제약(011040), #알보젠코리아, 테라젠이텍스(066700), 휴온스(243070), #마더스제약, 안국약품(001540), 동구바이오제약(006620), 삼진제약(005500) 등 80여개에 이른다.
 
케이캡은 2개 특허의 방어를 받는다. 2036년 3월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와 2031년 8월 만료되는 ‘크로메인 치환된 벤즈이미다졸 및 이들의 산 펌프억제제로서의 용도(이하 물질 특허)’다. 이번에 제네릭사들이 결정형 특허에 대한 회피를 성공하더라도 HK이노엔으로선 특허 장벽이 1개 더 남아있는 셈이다. 통상 물질특허 회피가 까다롭다고 알려진 만큼, 제네릭사들은 비교적 쉬운 특허부터 공략에 나선 모습이다.
 
제네릭사들은 결정형 특허에 이어 물질 특허까지 심판을 청구할 전망이다. 당초 물질 특허는 2026년에 만료될 예정이었으나, HK이노엔은 ‘적응증 쪼개기’ 방식으로 2031년까지 만료 기간을 미뤘다. 현재 케이캡의 적응증은 2026년 만료되는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과 2031년 만료되는 △미란성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 후 유지요법 △위궤양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제균을 위한 항생제 병용요법 등으로 구성돼 있다.
 
제네릭사로선 이들 적응증 가운데 2031년 만료되는 적응증 3개에 대한 회피만 성공하면 2026년부터 제네릭 조기 출시가 가능해진다. 결정형 특허에 심판을 청구한 제네릭사들이 조만간 물질 특허에도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특허를 청구한 한 제약사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워낙 시장성이 높은 제품인 만큼 제네릭 출시를 준비해 온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향후 우선판매품목허가를 따내기 위한 제네릭사 간의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케이캡은 HK이노엔의 전신인 CJ헬스케어가 개발한 P-CAB 계열의 국산 30호 신약이다. 출시한 지 3년 만에 원외처방액 1000억원을 넘어서며 HK이노엔의 간판품목으로 올라섰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