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 전규안 전문위원]
“윤리시험 부정행위 숨긴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1천 290억 원 벌금”
“공인회계사 선발 제도 IT·직업윤리 교육 강화된다”
첫 번째 신문기사는 세계 4대 회계법인 중의 하나인 언스트앤영(EY)이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들의 윤리시험 부정행위를 숨겼다가 1억 달러(약 1천 240억 원)의 벌금을 내게 됐다는 기사다. 미국의 공인회계사들은 자격을 유지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윤리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미국의 EY 소속 공인회계사 수백 명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윤리시험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고, EY는 이를 알고도 숨겨서 벌금을 물게 되었다는 기사다.
두 번째 신문기사는 2020년 말 금융위원회가 공인회계사 시험 및 실무수습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한 내용에 관한 것이다. 공인회계사 윤리교육을 강화하여 직업윤리의 참여형 동영상 교육을 확대하고, 1년 차와 2년 차에 각각 10시간씩 윤리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는 기사다.
공인회계사 윤리교육은 4단계(사전이수 과목, 1차와 2차 시험, 시험 합격 후 2년간 실무수습 교육, 공인회계사 등록 후 연수)에 걸쳐 실시될 수 있다. 현재는 공인회계사 2차 시험과목인 ‘회계감사’에 직업윤리를 포함(10% 내외)하여 출제하고,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후 2년 동안 실시하는 실무수습에서 직업윤리교육을 1년 차에 4시간 실시하고, 직업윤리평가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모든 직업에서 윤리가 중요하지만 회계감사를 하는 공인회계사의 윤리는 더욱 중요하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윤리가 중요하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윤리교육을 실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위의 단계별로 가능한 방안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
첫째, 공인회계사 시험 응시를 위한 사전이수 과목에 윤리 과목을 포함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대학 사정에 따라 윤리 과목 신설이 어려운 경우가 있고, 윤리 1과목 이수의 효과에 대한 회의가 있으며, 사전이수 과목이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하지만 경영윤리가 강조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공인회계사 회계윤리는 더 강조되어야 하며, 회계윤리 과목 신설이 어려운 대학의 경우에는 학점은행제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있을 수 있다.
둘째, 공인회계사 1차 또는 2차 시험에 윤리 관련 내용을 증가시키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는 수험생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암기 위주의 윤리교육이 될 것이라는 비판이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윤리를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며, 윤리시험을 잘 본다고 해서 더 윤리적으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인회계사 윤리교육을 받는 것과 받지 않는 것은 다르므로 공인회계사 시험에 윤리를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다만, 현재도 회계감사 과목에 직업윤리가 10% 내외 출제되므로 이를 더 증가시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셋째, 공인회계사 시험 합격 후 2년간 실무수습 과정에서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현재 실무수습 중 직업윤리교육을 실시하고, 직업윤리평가시험을 시행하고 있으나, 금융위원회의 개선안처럼 직업윤리의 참여형 동영상 교육을 확대하고, 교육시간을 증가시키는 방안이 바람직하다. 또한 현재의 공인회계사 직업윤리평가시험을 변호사의 법조윤리시험처럼 위상을 높여야 한다. 참고로 변호사의 법조윤리시험은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조윤리 과목을 이수한 후 응시할 수 있고, 법무부 주관으로 실시하며, 법조윤리시험에 합격해야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넷째, 공인회계사 등록 후 연수에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이다. 공인회계사로 개업한 사람은 매년 40시간 이상 연수를 받아야 한다. 이때 윤리교육을 강화하고, 일정 기간(예를 들어 10년)마다 윤리시험을 치르게 하는 방안도 있다. 그러나 연수의 실효성 확보 문제와 공인회계사 등록 후 시험을 보게 하는 것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어떤 직업보다도 공인회계사 윤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공인회계사도 스스로 윤리 제고에 힘써야 하는 점이다. 공인회계사 윤리가 무너진다면 공인회계사가 설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공인회계사 윤리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다소 불편하거나 어려운 점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 공인회계사가 회계와 회계감사, 세법, 가치평가 등의 전문가이기도 하지만 어떤 전문가집단보다도 윤리를 실천하는 전문가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