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전악품, 나빠진 수익성에 빚 부담도 덩달아 '쑥'
전자소재 투자·영업현금흐름 부진 맞물려
9개월 만에 차입금의존도 25%p 상승
공개 2022-12-28 07: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국전약품(307750)이 전자소재 분야의 본격적인 투자가 진행되면서 차입금이 단기간에 급증했다. 순차입금이 여전히 마이너스(-)인 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실질적인 차입부담은 크지 않은 상황이지만 그동안 안정적인 수준을 지속하던 수익성이 올 들어 줄어들고 있는 점은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23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전약품의 올해 9월 말 부채는 125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28.2% 늘었다. 차입금은 678억원으로 758.2% 급증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49.7%, 차입금의존도는 32.3%로 각각 121%p, 25%p 상승했다.
 
 
 
이는 사업다각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전자소재 부문의 본격적인 투자가 시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전약품의 주력사업은 원료의약품 사업이나 여기서 축적한 합성 기술이 2차전지·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 생산과 큰 차이점이 없다는 점을 착안 전자소재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혔다. 현재 충청북도 음성군에 전자소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인데 초기 운영자금까지 약 280억원의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그동안 안정적이었던 수익성이 올 들어 나빠지면서 현금흐름이 악화된 것도 원인이었다.
 
최근 3년간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매출은 2019년 734억원, 2020년 806억원, 2021년 854억원으로 성장세였으며 영업이익은 2019년 56억원, 2020년 58억원, 2021년 61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019년 39억원, 2020년 -33억원, 2021년 40억원을 기록했는데 2020년은 대신밸런스6호스팩과의 합병에 따른 합병제비용(75억원)이 포함된 결과 때문으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789억원으로 28.3% 늘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33억원과 10억원으로 각각 36.5%, 72.2% 줄었다.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109억원을 나타냈으며 시설투자에 따라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도 759억원에 유출이 발생했다. 결국 재무활동 현금흐름에 유입이 절실해졌고 944억원의 현금을 창출하면서 전체 현금흐름을 관리하게 된 것이다.
 
차입금이 급증하긴 했지만 보유 현금성자산으로 인해 순차입금이 -411억원을 기록, 지표상 실질적인 무차입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생각보다 부담이 되고 있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그럼에도 수익성 회복은 중요하다. 현재 짓고 있는 공장이 내년 5월 완공 예정으로 전자소재 사업의 본격적인 성과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수익성 저하로 현금흐름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결국 투자로 인한 차입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 부진의 원인으로는 고환율로 인한 원재료값 상승 부담이 꼽혔다. 실제 올 3분기 원재료 매입액은 674억원으로 지난해 644억원을 넘어섰다.
 
현재 일본 중앙은행 정책 변화에 따른 엔화 가치 상승과 연말 달러매도 물량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와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다시 달러 강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여전하다. 국전약품 원재료 비용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또한 차입금이 급격하게 늘면서 당기순이익에 부정적인 금융비용(이자비용)이 늘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비용은 5억원으로 지난해 3억원을 넘어섰다. 이자비용이 당기순이익에 부담을 주고 이는 다시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쳐, 차입에 필요성을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국전약품은 매출채권 현금화로 차입부담을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 9월 말 기준 매출채권은 245억원으로 작년 말 대비 22.3% 늘었다.
 
이어 차입부담을 키운 전자소재 사업에 대해서는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 3분기 누적 전자소재 매출은 11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1.4% 수준이었으나 2020년 매출 1억원(비중 0.2%), 2021년 매출 6억원(비중 0.7%)과 비교하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국전약품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차입금은 매출채권이 전환되면 해소되는 부문”이라며 “전자소재 사업의 매출은 현재 미미하지만 성장세로 볼 때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