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건설, '틈새 전략' 통했다…반등 모멘텀 '확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1조2635억원…2020년 이후 두 번째
부채비율 67% 등 재무구조 안정적…PF우발채무 위험도 적어
공개 2022-12-12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DL건설(001880)이 올해 소규모 사업지 등을 대거 수주하며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특히 수주 사업지 절반이 서울권에 위치해 있어 향후 미분양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파악된다. 소규모 사업지 수주에 집중한 '틈새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이날 기준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 1조2635억원을 달성했다. DL건설의 정비사업 수주액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두 번째다.
 
수주잔고는 올해 3분기 기준 6조976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3년 치 일감을 확보한 것이며, 지난해 같은 기간(5조2627억원) 대비 32.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올해 3분기에만 주택건축 신규수주 1조79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5555억원) 대비 94.4%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DL건설이 소규모 정비사업 수주에 집중하는 '틈새 전략'을 추진했고, 이것이 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모가 큰 사업지에는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DL건설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대신 소규모 사업지의 경우 브랜드 파워(e편한세상) 등을 바탕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DL건설은 이러한 경쟁력을 발판 삼아 올해 총 16곳의 사업지를 따내는 데 성공했다. 16곳의 사업지 중 8곳이 사업성이 우수한 서울에 위치한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DL건설의 올해 주요 수주 사업지를 살펴보면 △서울 중화역2-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96세대) △서울 석관1-7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73세대) △서울 면목역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259세대)  △서울 고척동 가로주택정비사업(160세대) 등 서울 지역을 포함해 △부산 한독아파트 소규모재건축(251세대) △전주 금암동 일원 가로주택정비사업(281세대) △청주 남주동9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414세대) 등 지방 주요 도시 등을 아우르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사업지일수록 이해 관계자가 적기 때문에 사업 추진이 오히려 더 빨리 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또한 서울에 위치한 사업지가 많을 경우 그만큼 미분양 리스크를 적게 안고 가는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 DL건설은 원가율 관리에 실패하며 매출 및 영업이익 등 실적에서는 부침을 겪고 있다. DL건설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1조2663억원이며, 영업이익은 510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8%, 70%씩 감소한 수치다.
 
특히 DL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의 77.5%를 차지할 정도로 국내 주택건축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3분기 해당 부문 누적 원가율은 91.9%로 지난해 같은 기간 83.1%에서 대폭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 수주실적이 향후 반등 모멘텀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올해 수주한 사업지들이 문제없이 착공될 경우 DL건설의 매출로 인식되며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편, DL건설의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다. DL건설은 올해 3분기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5128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도급순위가 비슷한 경쟁사 대비 넉넉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다. 금호건설(002990)(2282억원), 태영건설(009410)(2143억원), 코오롱글로벌(003070)(1792억원) 등은 2000억원대 내외 수준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부채비율도 갈수록 안정화되고 있다. DL건설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8년 말 116.6%였지만, 2019년 86%, 2020년 86.9%, 2021년 74.3%, 올해 3분기 67%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한국기업평가)
 
우발채무와 관련한 손실 발생 가능성도 미미하다.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부동산 업계를 덮친 가운데, 올해 9월 말 기준 DL건설은 PF차입금과 관련한 신용보강을 제공한 내역이 없다. 책임준공약정(2조2543억원) 및 SOC자금보충약정(6519억원) 등을 제공했지만, 책임준공약정은 공사비의 상당 부분을 미리 확보하기 때문에 손실 가능성이 제한적이다.
 
DL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올해 사업성이 우수한 곳들을 많이 수주했기 때문에 향후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재무구조를 더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향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가면서 신규 사업지 수주를 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