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스동서, 환경사업 결실로…건설 부진 상쇄할 카드 되나
폐배터리 재활용 부지 확보 등…2019년부터 꾸준히 '투자' 확대
3분기 누적 매출 전년 대비 65.9% 성장…건설부문 부진 만회 전망
공개 2022-12-08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환경부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아이에스동서(010780)가 성과를 내고 있다. 환경부문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본업인 건설부문에서의 부진도 이를 통해 상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아이에스동서는 환경사업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향후 성장 기대감은 갈수록 더 무르익는 분위기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최근 경기도 화성에 약 2500평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 부지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수도권 최대 물량인 연간 7000톤 규모의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전처리(파쇄) 시설이 설치될 예정이다.
 
이는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커짐에 따라 폐배터리 재활용 분야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와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은 2030년 21조원, 2050년 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아이에스동서는 지난해 금속폐기물 재활용 기업인 타운마이닝캄파니(TMC), 올해에는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리시온(Lithion) 지분 투자를 통해 폐배터리 전체 사업의 밸류 체인을 확보했다. 또한 아이에스동서의 손자회사인 인선모터스는 전기자동차 폐차를 통해 실질적으로 폐배터리를 분리하는 기술 및 공장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는 지난 2019년 국내 폐기물 처리 시장 1위였던 인선이엔티(060150)를 인수해 환경사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2020년에는 소각시설과 매립시설을 모두 가진 영남 최대 폐기물업체인 코엔텍(029960)을 인수했으며, 이어 자회사 인선이엔티를 통해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인 영흥산업환경, 파주비앤알 등도 인수하며 환경사업에 힘을 실었다. 이를 통해 건설폐기물 처리에 있어 수집·운반, 재활용·소각, 매립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도 완료했다.
 
이에 더해 아이에스동서는 E&F 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코오롱그룹 환경관리 계열사였던 환경에너지솔루션를 공동 인수한 뒤, 올해 초에는 인수 1년 8개월 만에 지분을 완전히 취득했다.
 
 
이러한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에 따라 환경부문 매출도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2019년 954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0년 2086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에는 2464억원의 매출을 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이미 303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828억원) 대비 65.9% 증가한 것이다.
 
환경부문 영업이익은 지난 2019년 203억원, 2020년에는 그 2배 이상인 48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41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올해 3분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7% 늘어난 332억원을 기록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아이에스동서는 건설 본업의 부진이 있지만, 환경사업에서의 약진이 기대된다"라며 "폐배터리 재활용 전체 밸류 체인 투자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의 적극적인 비건설부문 투자는 국내 부동산 침체 장기화 상황에서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고금리와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로 전국적으로 미분양 주택 수가 쌓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총 4만7217호로 집계됐으며, 전월(4만1604호) 대비 13.5%(5613호) 증가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상황은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 수는 총 1만7710호로 10개월 만에 166.6%(2만9507호) 늘어난 것이다.
 
건설사가 분양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면 자칫 자금난 등의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수익 구조가 다각화돼 있는 경우 이러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 감내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아이에스동서도 진행 또는 진행 예정인 분양사업이 대구, 울산 등 지방에 주로 분포돼 있어 미분양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현재 울산 덕하지구 2단지를 제외한 전체 공종 진행 현장은 분양이 완료됐지만, 향후 진행 예정 사업지 18개 중 13개가 지방에 위치해 있다. 다만,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사업에 차질이 생기더라도 환경부문의 약진으로 상쇄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필두로 한 환경 사업부가 건설 부문의 공백을 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아이에스동서 측은 약진을 보이는 환경부문에 힘을 더 실을 계획이다. 이에 따라 추가로 환경 관련 기업의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에스동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미 상용화된 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보유한 관계 회사인 TMC 등을 통해 향후 탄산리튬 등 후처리까지 밸류 체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한 앞으로도 환경부문에 투자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