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2년 연속 해외수주 '왕좌' 예고…추가 수주도 박차
올해 해외수주 49억달러…2위와 격차 벌려
네옴시티 MOU 2건 체결…추가 수주 '파란불'
공개 2022-11-29 07:00:00
[IB토마토 노제욱 기자] 삼성물산(028260)이 올해 잇따라 대규모 해외사업을 따내면서, 해외수주금액 업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달 중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방한 당시 대규모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관련 양해각서(MOU)를 2건이나 체결했고, 이미 네옴시티 내에서 공사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도 있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해외건설협회 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올해 해외에서 49억548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기록해 해당 부문 업계 1위를 기록 중이며, 2위인 삼성엔지니어링(028050)과는 21억5175만달러의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양사 간의 금액 차를 감안하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삼성물산이 해외수주금액 업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삼성물산은 해외수주금액 69억6851만달러를 기록해 5년 만에 해당 부문 1위 자리를 탈환했다.
 
올해 삼성물산은 미국에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을 짓는 19억1434만달러 규모의 'Taylor FAB1 신축공사'를 수주했으며, 카타르에서는 6억3787만달러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따냈다.
 
여기에 추가 수주 전망도 밝다. 삼성물산은 최근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내한 효과를 누리고 있다. 국내 다수 기업이 사우디 정부 및 기업·기관과 MOU를 체결한 가운데 건설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삼성물산이 2건을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PIF)와 네옴시티에 철강 모듈러 방식으로 주택 1만가구를 짓는 '네옴 베타 커뮤니티' 프로젝트 관련 MOU를 맺었다. 해당 주택은 네옴시티 건설에 참여하는 인력의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MOU 체결 배경에는 사우디 정부가 네옴시티의 빠른 완공을 원하고 있어 삼성물산의 효율성 높은 모듈러 기술력에 관심을 두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지난 2010년대 초반 모듈러 건설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지난해 말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모듈러주택팀을 건축본부 산하로 편제하며 힘을 실었다. 삼성물산의 모듈러 준공 실적으로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내 '스마트건설지원센터 제2센터'가 있다.
 
또한 삼성물산은 건설사업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한국전력(015760), 한국남부발전, 한국석유공사, 포스코(#POSCO) 등과 함께 PIF와 그린 수소·암모니아 공장 건설 프로젝트 MOU도 체결했다.
 
그린 수소는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친환경 에너지로 액체나 고압 기체로 저장과 운송이 가능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앞서 삼성물산은 미래 성장의 한 축으로 그린 수소 사업에 공을 들여왔으며, 이번 성과로 이어지게 됐다.
 
삼성물산이 체결한 MOU가 실제 본 계약으로 이어지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네옴시티 내에서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000억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관련 발주 물량은 오는 2030년까지 4~5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라 삼성물산이 수주를 노릴 수 있는 프로젝트 또한 풍부하다는 평가다.
 
네옴시티 '더 라인' 프로젝트 조감도. (사진=네옴시티 홈페이지)
 
이미 삼성물산은 네옴시티에서 공사를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있다는 점도 발주처 입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요소다. 삼성물산은 현대건설(000720)과 함께 네옴시티 '더 라인' 지하에 고속·화물 철도 서비스를 위한 터널을 뚫는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해 최근 착공했다.
 
해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어떤 프로젝트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 공사가 있다면, 추가 수주 가능성이 커진다고 볼 수 있다"라며 "발주처에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준공 실적이 생기는 것이고 발주처와의 관계, 즉 네트워크도 이미 단단히 구축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해외 수주잔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14조7530억원이었던 수주잔고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는 16조427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기존 수주한 해외 대형프로젝트의 진행 영향으로 실적 개선세도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에서 올해 3분기 매출 4조1890억원, 영업이익 32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7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30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이번에 체결한 MOU 2건이 실제 본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또한 네옴시티 내 프로젝트 추가 수주를 이뤄낼 수 있도록 발주 물량 등을 관심 있게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제욱 기자 jewookis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