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사우디 법인도 청산…해외 사업 '빨간불'
중동 시장 교두보 삼겠다더니…9년 만에 지분 정리
부실 해외법인 정리 가속화…높은 내수 매출 비중 '숙제'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청사진…해외 매출 확보 목표
공개 2022-11-29 06: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LG(003550) 그룹의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가 최근 사우디 법인 보유지분을 전량 청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해외 진출을 선언했지만, 부실 해외법인 정리를 이어오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모양새다. 향후 LG CNS는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사업 등 디지털 전환 수주를 통해 해외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사우디 법인 지분 51%를 전량 처분했다. 앞서 적자를 내던 중국, 일본(합작법인), 미국, 러시아, 영국, 필리핀 법인을 청산한데 이어 실속 없는 부실 해외기업을 또다시 청산해 체질개선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우디 법인을 정리하면서 적자가 나는 해외법인은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일본, 미국(투자법인)으로 총 5곳으로 남게 됐다.
 
LG CNS의 사우디 법인은 LG CNS가 지난 2013년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설립했다. LG CNS는 총 51만 달러(약 5억4000만원)를 출자해 현지 법인과 함께 조인트벤처 형식으로 해당 법인을 세웠다. 당시 동 국가들이 도시 교통 인프라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LG CNS 역시 교통 시스템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집중했다.
 
 
실제 법인 설립 이후 LG CNS의 중동 사업이 본격화되는 듯했다. LG CNS가 2016년 카타르 경전철의 승강장 스크린도어 사업을 수주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카타르 루사일 신도시에서 진행하는 경전철 사업 중 4개 노선 11개 역사에 스크린도어를 설치하는 사업 내용이다. 사업규모는 307억원으로 공개됐다. LG CNS는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두바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시장 교통사업을 확장하겠다고도 말했다.
 
하지만 사우디 법인은 2016년부터 매출 없이 적자만 기록했다. LG CNS의 사우디 법인은 2014년 매출 2억원, 2015년 매출 25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출을 내지 못했다. 손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난해까지 누적적자는 약 18억원까지 쌓였다. LG CNS에 따르면 당시 발표한 카타르 경전철 스크린도어 사업은 예정대로 완료됐고, 이후에는 하자보수 기간으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게 됐다.
 
문제는 LG CNS의 약점인 내수사업 비중이 여전히 크다는 점이다. 2008년 해외 매출 비중을 40%까지 확대하겠다며 일찌감치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지만, 해외 매출 비중은 여전히 10% 내외를 웃돌고 있다. LG CNS의 내수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87.6%에 달한다. 동종 업계인 삼성SDS(삼성에스디에스(018260))가 지난해 내수 매출 비중 35.6%를 기록한 점에 비하면 내수 매출 의존도가 대비되는 모양새다.
 
김영섭 LG CNS 대표(왼쪽 두번째)와 밤방 수산토노 인도네시아 신수도청 장관(사진=LG CNS)
 
향후 LG CNS는 스마트시티 사업 등 디지털 전환 사업을 중심으로 해외 매출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아시아 국가에서 전자정부 수출을 주도하며 수익을 낸 바 있는 만큼 스마트 전환에서도 앞장서겠다는 구상이다. LG CNS는 이달 인도네시아 신수도청과 인도네시아 누산타라에 스마트시티를 조성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LG CNS는 이번 협약을 통해 인도네시아 신행정수도 누산타라의 '스마트서비스 콘셉트 설계'에 참여한다. 신수도청의 기본 설계를 기반으로 AI(인공지능)·데이터, 클라우드, 디지털트윈 등 DX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LG CNS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해외사업 기회를 발굴하려고 했다가 사업종료되거나 사업기회가 크지 않다고 판단되는 경우 철수하는 것은 일반적이며 사우디 법인 또한 같은 사례”라며 “2019년 이미 현지에서 사업 종료를 결정했고, 법인 청산과 관련한 각종 절차를 이번 분기에 완료했다”라고 설명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