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 자회사 통합해 반도체 역량 결집…경영 효율화 '관심'
SK텔레시스, 완전 자본잠식 해소…SKC솔믹스에 흡수합병 예정
SKC, 3분기 실적 악화 등 '빨간불'…최두환 대표 SK텔레시스 투입
부진한 재무건전성 부담 이어질 듯…반도체 후공정 역량 확대
공개 2022-11-21 06:00:00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3분기 부진한 실적을 낸 SKC(011790)가 부실 자회사를 정리하고, 신성장 사업의 중심인 반도체 소재 사업을 통합한다. 골칫거리 자회사였던 SK텔레시스는 10년 만에 부분 자본잠식으로 전환하고, SKC솔믹스와 합병을 앞두고 있는 상태다. SKC는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의 흡수합병을 통해 사업 역량을 키우고, 비용을 절감해 경영을 효율화하겠다는 계획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텔레시스는 3분기 기준 자본총계 125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SK텔레시스는 지난 2011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뒤 지난해까지 10년간 완전 자본잠식을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해 통신사업을 팬택C&I에 매각, 판교 연구소 매각 등의 자산매각을 통해 현재는 부분 자본잠식으로 전환했다.
 
SKC는 올해 6월 최두환 SKC 경영지원부문장(CFO)을  SK텔레시스 대표이사로 투입했다. 가장 큰 걸림돌인 완전 자본잠식은 해소했지만 아직 3분기 기준 결손금 1030억원, 부채비율 914.5%를 기록하고 있고, 자본총계보다 자본금(1172억원)이 더 큰 부분 자본잠식 상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승윤 전 대표의 경우 올해 초 ‘분식회계 지시’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지만, 재무건전성과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기엔 무리일 것이란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화학·필름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던 SKC는 지난해 신성장 동력으로 반도체·배터리 소재, 친환경 사업을 제시했다. 올해 3분기에는 SKC가 1년 새 69.5% 감소한 36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수익성 제고에 대한 필요성도 확대됐다. 이에 SKC는 올 6월 필름사업을 한앤컴퍼니에 매각해 투자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지난해 미국에서 반도체 소재 기업인 자회사 앱솔릭스를 출범한 뒤 이달 2일에는 반도체용 글라스 기판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또 SKC는 골칫거리였던 SK텔레시스와 SKC솔믹스를 통합해 반도체 소재 사업에 대한 시너지를 키울 계획이다. SKC는 내년 2월 SK텔레시스를 SKC솔믹스에 1대 0.1443182 비율로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SKC솔믹스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에 SK텔레시스의 반도체 부품·장비 영역을 결집해 반도체 소재 사업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구상이다.
 
SKC는 흡수합병을 통해 고민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C는 SK텔레시스 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성장세가 꺾인 통신사업을 떼 내고, 2015년 반도체케미칼 사업부를 넘겼다. 당초 통신사업부의 실적이 70%를 넘게 차지했던 SK텔레시스는 SKC의 지원으로 주력 사업을 반도체 소재 사업으로 전환했다. 이외에도 SKC는 SK텔레시스를 지원하기 위해 2012년, 2015년 각각 199억원, 700억원을 출자했다.
 
SKC솔믹스 천안공장 CMP패드 제조공정(사진=SKC)
 
SKC는 SKC솔믹스에 SK텔레시스를 통합한 뒤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반도체 소재 산업에 집중할 생각이다. SKC솔믹스의 입장에선 당장 재무적인 부담이 있지만, 업계는 반도체 소재 사업 내 시너지 창출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C솔믹스의 경우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부채비율 1358.2%, 차입금의존도 40.6%를 기록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다소 악화돼 있는 상태다.
 
현재 SKC솔믹스는 반도체 전공정에 사용되는 4대 소재인 알루미나(AL2O3), 실리콘(Si), 실리콘카바이드(SiC), 쿼츠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외에도 반도체 공정에서 사용되는 소모성 자재인 CMP패드(CMP Pad) 등을 공급한다. SK텔레시스의 경우 모바일 메모리칩·컴퓨터용 메모리 모듈 시험·분석할 수 있는 부품을 판매하고 있어 반도체 후공정 장비로까지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SKC 관계자는 <IB토마토>에 “SKC솔믹스와 SK텔레시스 모두 반도체 소재·부품 사업을 하고 있어 (합병 이후) 양사의 유기적인 사업 관계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SK텔레시스가 반도체 후공정 장비 테스트 사업을 하고 있어 경영 효율성 또한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