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환불되나요?…신한·삼성증권 편리 vs 하나증권 불편
삼성·신한투자증권, 온·오프라인 다양한 방법으로 환매청구권 신청 가능
KB증권, MTS에 환매청구권 서비스 추가…하나증권, 온라인 신청 불가능
공개 2022-11-18 06:00:00
[IB토마토 은주성 기자] 증시 부진으로 IPO(기업공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사례가 늘면서 청약자가 공모주를 환불받을 수 있는 환매청구권(풋백옵션)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11월 코스닥에 상장한 5개 기업 가운데 상장 당일 주가가 공모가를 웃돈 곳은 뉴로메카(348340) 1곳뿐이다. 다만 환매청구권 신청과 관련해서는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환매청구권 신청이 가능한 증권사가 있는 반면 일부 증권사는 유선상담이나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환매청구권 신청을 받는 등 차이를 보이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윤성에프앤씨(372170) 주가는 전날보다 3.34%(1350원) 오른 4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공모가(4만9000원)보다 14.7% 낮은 수치다.
 
윤성에프앤씨는 2차전지용 믹싱시스템을 제조하는 회사로 지난 1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앞서 저조한 수요예측으로 희망밴드(5만3000~6만2000원)보다 낮은 수준에 공모가를 확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증시가 부진한 가운데 상장기업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사례들이 나오면서 환매청구권도 주목을 받고 있다. 환매청구권은 상장주관사에게 공모가의 90% 가격으로 주식을 되사줄 것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다.
 
하나증권 본사.(사진=하나증권)
 
다만 환매청구권은 일부 공모주에만 주어진다. 국내 상장요건을 갖추지 못한 적자기업은 기술성장 특례, 성장성 특례, 이익미실현 특례(테슬라요건), 유니콘 특례(시장평가 우수기업) 등의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해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이익미실현 특례상장 종목에 3개월간, 성장성 특례상장 종목에는 6개월간 환매청구권이 부여된다. 적자기업인 만큼 공모주 투자자들의 손실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며 기관투자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이후 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공모주 투자에 대한 관심도 부쩍 늘었다. 증권사들은 경쟁적으로 MTS 서비스 고도화 등에 나서면서 투자자 편의성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하지만 환매청구권과 관련해서는 일부 증권사가 아직 온라인으로 신청이 불가능한 곳도 있는 등 증권사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삼성증권(016360)과 신한투자증권이 MTS뿐 아니라 HTS, 홈페이지, 유선상담(ARS), 영업점 방문 등 온·오프라인을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환매청구권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NH투자증권(005940)도 MTS, HTS, 유선, 영업점을 통해 온·오프라인으로 환매청구권을 신청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039490)은 MTS를 통해 환매청구권 신청이 불가능하다. 대신 HTS와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환매청구권 신청을 받는다. 유선으로도 가능하다.
 
대신증권(003540)도 MTS를 제외한 HTS, 유선, 영업점 방문을 통해 환매청구권 신청을 할 수 있다.
 
KB증권은 애초 유선 또는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환매청구권 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10월31일부터 MTS를 통해 환매청구권 신청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
 
KB증권은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과 함께 지난 9월 상장한 더블유씨피의 상장주관사를 맡았다. 더블유씨피는 이익미실현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에게 3개월간 환매청구권이 부여됐다. 이후 더블유씨피(393890) 주가는 3만9400원까지 떨어지는 등 공모가(6만원)를 크게 밑돌았는데 신한투자증권과 삼성증권 고객들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환매청구권 신청이 가능한 반면 KB증권 고객들은 상대적으로 불편함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발 빠르게 MTS 서비스를 추가하면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하나증권은 아직까지 유선, 영업점 방문을 통해서만 환매청구권 신청을 할 수 있다. 하나증권은 IPO 시장에서 대형 기업보다는 중소형 기업의 상장주관업무를 주로 수행하는 데 이들 기업들은 규모가 작은 만큼 특례상장 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환매청구권과 관련해서는 공모주 투자자들의 편의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있는 것이다.
 
 
 
앞서 10월 하나증권은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입성한 선바이오(067370)의 상장주관사 업무를 수행했다. 성장성 특례상장 제도는 주관사가 추천하는 기업의 상장요건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상장 뒤 6개월간 환매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다.
 
특히 하나증권과 선바이오는 상장심사 과정에서 투자자 권리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환매청구권 행사기간을 9개월로 연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선바이오 주가는 15일 기준으로 공모가(1만원)보다 14% 낮은 9460원을 기록해 아쉬운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코스닥 상장기업 중 환매청구권이 부여된 종목은 모두 6개로 이 가운데 4개 기업의 환매청구권 행사기간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15일 기준 공모가 대비 주가 등락률은 오픈엣지테크놀로지(394280)(-9.4%), 더블유씨피(-10.0%), 선바이오(-14.0%), 윤성에프앤씨(-14.7%) 등으로 부진하다. 이에 주가가 더욱 낮아지면 투자자들은 환매청구권 행사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IB토마토>에 “MTS 등으로도 환매청구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서비스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은주성 기자 e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