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킥스 체제…한화생명·손보 부동산 매각 효과 '굿'
매각 후 임차 방식…부동산위험액 산출 부담 벗어나
공개 2022-11-14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화생명(088350)한화손해보험(000370)이 부동산 매각으로 자산 유동화를 실시하며 내년 시행하는 새 회계제도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곳간 확보로 자본 확충에 숨통이 트인 데다 새로운 감독기준에서는 부동산 자산 관련 위험계수를 보다 높게 적용하고 있지만 전략적 대응으로 부담을 줄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오는 21일 서울시 영등포구 소재 한화손해보험빌딩 토지 및 건물을 계열사인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에 처분할 예정이다. 처분금액은 4560억원으로 지난해 자산총액의 2.2% 수준이다. 회사 측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추진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이번 처분은 한화손해보험이 부동산을 매각한 후 다시 임차하는 세일앤리즈백 조건으로 진행된다. 해당 건물에서 지상 27개층 가운데 16개층을, 지하 7개층 중 1개층을 임차한다. 임차 기간은 5년이며 연간 임차료는 98억원 수준으로 확인된다. 확보한 자금 중 2366억원은 대출 방식으로 다시 한화리츠에 대여한다.
 
 
한화생명도 한화리츠에 △노원사옥(172억원) △안양사옥(373억원) △부천사옥(514억원) △구리사옥(287억원) 등 자사가 소유한 부동산 토지 및 건물을 이달 매매할 예정이다. 한화생명은 1630억원 규모의 자금을 다시 한화리츠에 출자할 계획인데, 부동산 유동화 플랫폼을 확보하고 배당 수익도 얻겠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매각 효과는 새로운 회계제도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체제서는 부동산 자산에 대한 자본관리 부담이 기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자본적정성은 지급여력기준금액 대비 지급여력금액으로 나타내는데 부동산 리스크도 여러 항목 중 하나로 포함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킥스 도입 기준(잠정안)’에 따르면 부동산위험액은 지급여력기준금액을 산출하는 항목들 중 시장위험액 부문에 반영된다. 부동산 가격의 변화 등으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부동산위험액은 충격시나리오 방식으로 측정하는데, 킥스 체제에서는 계리적 가정에 사용되는 수치가 기존 6%(업무용 기준)에서 25% 수준으로 커진다.
 
예외조항으로 부동산 운영과 부동산 시설관리, 부동산 개발사업 회사 등에 대한 직접투자는 부동산위험액 측정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한화생명과 한화손해보험이 이번에 처분한 부동산 자산은 해당 리스크 산출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화리츠에 자금을 대여하거나 출자함에 따라 다른 항목에서는 리스크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매각을 했으면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험액 측정은 하지 않는다”라면서 “다만 리스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고,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는 주식 위험에서 리스크가 다뤄지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사진=한화손해보험)
 
이외에도 킥스에서는 기존 RBC비율 체제서는 없었던 자산집중위험액을 측정하는데, 이는 개별부동산집중위험액과 전체부동산집중위험액으로 구분된다. 익스포저에 대한 한도금액(일반계정 총자산금액에서 개별 6%, 전체 25%)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위험계수(20%)를 곱해 위험액을 구하는 방식이다. 다만 이러한 위험은 부동산 부문에서 과하지 않다면 쉽게 잡히는 요소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손해보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내년에는 새로운 제도 도입과 함께 부동산 보유에 따른 위험계수가 올라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면서 “부동산 처분은 재무건전성을 제고하는 측면과 함께 내년도 이슈가 있다 보니까 그러한 부분도 함께 감안된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킥스가 도입되면 부동산 관련된 위험계수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킥스에서는 위험 분산 프로세스가 많고 법인세 효과 같은 감축 요인이 있어서 부동산 위험액 부문도 보험사 포트폴리오마다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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