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코퍼레이션, 쪼그라든 현금성자산…커지는 상환 부담
보유 현금성자산보다 많은 단기차입금
교환사채 취득으로 보유 현금 더 줄어
공개 2022-11-11 08:00:00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이엔코퍼레이션(066980)의 줄어든 현금성 자산으로 인해 지표상 차입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다. 1년 내에 갚아야 할 실질적인 차입금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현금성자산 규모로 인해 단기차입금이 더 많아진 상황이다. 현금흐름 개선이나 자금조달 등으로 현금성자산에 반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계속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엔코퍼레이션은 지난달 31일 29회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40억원)를 채권자의 조기상환 청구에 따라 만기 전 취득했다. 이후 교환사채는 전량 소각처리될 예정이다.
 
이번에 취득한 교환사채를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034950) 등 신용평가사들은 단기성차입금으로 분류했다. 최종 만기가 남아있지만 조기상환이 가능한 기간에 들어오면서 1년 내 상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교환사채 외에도 조기상환이 가능한 27, 30회 전환사채와 28회 신주인수권부사채 모두를 단기성차입금으로 분류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이엔코퍼레이션의 올해 상반기 단기성차입금(29회 교환사채 포함)은 개별 기준 361억원, 연결 기준 411억원이었다.
 
다만 27, 30회 전환사채와 28회 신주인수권부사채의 만기는 2026년부터 시작되며 조기상환 청구를 확정할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1년 내 갚아야 하는 차입금으로 분류하기는 어렵다고도 볼 수 있다.
 
실제 이를 제외한 이엔코퍼레이션의 단기차입금은 개별 71억원, 연결 기준 121억원이다. 규모가 크게 줄어들지만 보유 현금성 자산을 생각하면 여전히 부담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올해 6월 말 개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억원, 연결 기준은 88억원으로 단기차입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20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 이후에도 현금흐름이 부진하면서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0년 개별 273억원, 연결 275억원에서 2021년 개별 8억원, 연결 103억원까지 줄었고 올해 상반기까지 이 분위기는 유지됐다. 더구나 교환사채 취득에 40억원을 사용한 만큼 보유 현금성 자산은 더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연결 기준의 경우 기업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은 올 상반기 기준 104.2%로 100%는 넘었지만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생각하는 200%에는 미치지 못했고 개별 기준 유동비율은 27.8%로 연결보다 상황이 더 나빴다. 지표상으로 봤을 때 유동성 위험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긍정적인 점은 연결 기준 영업실적이 성장세에 있다는 점이다. 이엔코퍼레이션의 매출은 2020년 135억원에서 2021년 1683억원으로 1146.7% 늘어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3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3억원, 2021년 40억원, 2022년 상반기는 67억원으로 작년 성과를 6개월 만에 넘어섰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영업실적 개선에 따른 현금창출로 현금성자산을 늘리는 방식으로 관리가 가능해진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시간이 필요한 만큼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금조달로 한 번에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도 활용 가능하다.
 
이와 관련 이엔코퍼레이션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현재 유동성 문제는 없으며 자금조달 등은 전혀 계획되지 않았다”면서도 “추가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경우 여러 방식의 조달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