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생명, 신계약 실적 괄목상대…통합 기대감 'UP'
사업비 부담 감수…보유계약 금액 증가 '안간힘'
보장성보험 비중 확대하며 '규모의 성장' 집중
공개 2022-11-10 06:00:00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KB생명이 일반계정의 신계약과 보유계약 실적이 생명보험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설계사에게 줘야 할 모집수수료 등 신계약비가 늘어나 수익성에는 부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내년 푸르덴셜생명과 통합을 앞둔 전략으로 읽힌다. 특히 새 회계제도 적용에 따라 사업비 부담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통합 효과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8일 생명보험협회 통계 자료에 따르면 KB생명은 일반계정 신계약 금액이 지난 8월 기준 4조3809억원으로 전년 동기인 3조3136억원 대비 32.2%(1조673억원) 증가했다. 계약액은 보험업법에 근거한 가입금액 산정에서 주계약의 보험가입금액을 뜻한다.
 
KB생명의 신계약 증가율은 생명보험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인된다. 생명보험사 23곳의 성장률은 –15.3%로 역성장하는 추세다. KB생명 이외에 △BNP파리바카디프생명(18.1%) △IBK연금보험(16.5%) △하나생명(10.9%) △푸본현대생명(8.2%) △ABL생명(4.7%) △DB생명(1.0%) 등이 전년보다 신계약 금액이 증가했다.
 
 
신계약 성장에 따라 보유계약 증가율도 높게 나온다. KB생명의 보유계약 금액은 22조6853억원으로 10.3% 증가했다. 푸본현대생명(14.8%)과 함께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는데, 보유계약 증가율의 업계 평균치는 –0.6%로 집계된다. 대다수 보험사가 성장률이 떨어지거나 소폭 상승하며 유지했다.
 
보험사 매출로 작용하는 수입보험료는 1조588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7% 늘었고, 신계약 이후 처음으로 납입하는 초회보험료는 4035억원으로 356.4% 증가했다. 생명보험 업계 수입보험료와 초회보험료 평균 증가율은 각각 –1.9%, 10.7%로 확인된다.
 
KB생명은 앞선 2020년 KB금융(105560)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던 시점부터 성장 집중 전략을 수립하면서 통합에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생명은 지난 2019년 신계약 증가율이 –5.5%였고 보유계약 증가율은 –0.7%였다. 또 수입보험료 성장률은 1.1%에 불과했다.
 
이후 2020년부터 분위기를 전환한 것인데 해당연도 신계약과 보유계약 증가율이 각각 23.0%, 4.4%를 기록했으며 수입보험료는 66.5% 성장했다. 2021년에는 신계약과 보유계약이 각각 13.9%, 6.8% 늘었고 수입보험료는 24.5%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따라 KB생명은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이 지난 2019년 1.2%에서 2020년 1.6%로 0.4%p 올랐고 2021년에는 다시 1.8%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2.2%를 기록해 상승세를 이어갔다.
 
KB생명은 현재 순이익이 마이너스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 역시 전략적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차이익에 한정된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규모를 확대하고 영업기반의 안정화를 이루겠단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양적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신용평가 업계의 진단이다.
 
실제 KB생명은 기존의 저축성보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보장성보험 확대 계획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사업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지난 8월 기준 일반계정 사업비 규모는 1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생명보험 업계의 평균치는 –0.6%다. 2020년에는 사업비 증가율이 87.8%로 업계에서 가장 높았고, 2021년에는 25.5%로 두 번째였다.
 
(사진=KB생명)
 
사업비 구성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신계약비의 지출 증가로 사업비차손실이 커지면서 손익 저하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년부터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 체제에서는 이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수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비 인식은 신계약비 이연 후 일정기간 상각하는 방식인데 IFRS17에서는 이연 상각(직접비 부문)이 보험계약 만기에 걸쳐 인식되기 때문이다. 상각 기간이 길어지면 매년 생각해야 하는 금액이 줄어들기 때문에 부담도 감소하게 된다.
 
KB생명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초회보험료 같은 경우 확정금리 일시납 저축보험 판매 효과가 있었다”라면서 “최근 보험사들이 유동성 이슈로 고금리 저축보험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데, 이보다 한발 앞서서 했다고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인 방향은 저축성보험에서 벗어나 보장성보험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라며 “다만 보장성보험이 저축성보험보다 수수료율이 높고 신계약비 집행이 많아져 손실로 연결된 것인데, 미래 순이익을 위해 감수하고 있는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신계약비 지출이 손익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는데, 내년 IFRS17 제도 개선 효과는 실적에 반전을 줄 수 있을 만큼의 것이라고 예상된다”라면서 “그동안은 규모의 경제를 위한 외형성장과 함께 기존 사업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단계에 있었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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