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담보 대출 시중은행처럼…주담대에 달렸다
전월세 이은 담보대출 비중 확대 재료 '주담대'
연말까지 주담대 잔액 1조원 목표…신용대출 첫 역전 가능성도
공개 2022-11-10 06:00:00
[IB토마토 김수정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담보대출 비중을 70%까지 확대하기로 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성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월세 대출에 이어 지난 2월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한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주담대 잔액 목표액을 1조원으로 설정하며 사업 확대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내부에서도 부동산 시장 악화에도 빠르게 시중은행의 대출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어 성과에 큰 기대가 실리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진행된 카카오뱅크 3분기 컨퍼런스콜에선 신용에 초점이 맞춰진 여신 포트폴리오 조정에 대한 얘기가 두 차례 정도 언급됐다. 대내외 환경 변화를 고려한 리스크 관리 방안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비중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김석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은행권 평균 수준까지 담보대출 비중을 확대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시중은행의 경우 80% 이상이 담보대출로 구성된 반면, 카카오뱅크는 시중은행에 한참 못 미치는 46% 정도다.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고객들은 대체로 부동산을 담보로 제공했다면, 카카오뱅크는 보증부 대출이 대부분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8년 전월세보증금 대출을 출시했다.
 
전월세대출 출시로 90%에 달하던 신용대출 비중은 2020년 78%, 이듬해 57%, 현재 54%까지 떨어졌다. 중장기적으로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비중을 30%까지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재료는 지난 2월 출시한 '주택담보대출'이다. 
 
신용대출 비중을 보수적으로 가져가려는 이유는 건전성을 관리하기 위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목적에 따라 '포용금융' 차원에서 중저신용자에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가 적용돼 마진 확보에는 긍정적이지만, 고신용자 대출 대비 리스크가 크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늘리면서도 담보부 대출을 별도로 취급해 리스크를 상쇄하자는 전략이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BIS 자본비율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은행들은 신용위험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차등 부여해 위험가중자산을 계산하는데, 신용대출이 위험가중치가 75%라면, 주택담보대출은 LTV 60% 미만은 35%의 위험가중치가 적용된다.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도 주담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부동산 시장 악화와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권의 가계 대출 수요가 줄어든 것과 대조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이례적이란 평가다.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한 자릿수 증가하는 수준에서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실제, 시중은행 가운데 주담대 규모가 상당한 KB국민은행의 9월 말 잔액은 91조1967억원으로, 지난 6월 말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의 주담대 잔액도 1% 증가하는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0.2% 감소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9월 중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 1550억원을 달성했다.  월별 신규 취급액이 15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출시 이래 처음이다. 
 
카카오뱅크는 3분기 중 총 3700억원에 육박하는 신규 취급액을 달성했다. 3분기 말까지 주담대 잔액은 약 5000억원이다. 내부에서도 부동산 시장 악화를 우려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빠르게 고객을 확보하면서 대출 수요를 확인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점이 없어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한계를 '챗봇' 서비스로 대체했다. 또, 시중은행 보다 저리에 대출을 제공해 금리 경쟁력을 갖춘 점이 고객을 흡수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3억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1억원의 자금을 은행에서 빌린다는 가정하에 은행별 금리를 비교해 본 결과 시중은행은 최고 6%가 넘었다. 카카오뱅크는 이달 최고금리가 4.6%로 시중은행 보다 낮았다.
 
김석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시간 경과될 수록 주담대 수요가 크게 확대되고 있어 내년에는 주담대와 기존 전월세 대출 기반으로 여신이 큰폭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주담대 잔액을 현재 잔액의 2배 수준인 1조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이 80조~9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존재감은 크지 않다. 다만, 담보대출 비중 확대 목표 실현에는 유의미한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올들어 카카오뱅크 여신 성장률은 6%다. 같은 기간 전월세대출은 34% 성장했다. 연말까지 비슷한 수준으로 성장한다는 가정하에 주담대 잔액 1조원을 더해 단순 계산하면,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비중은 처음으로 역전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수정 기자 ksj0215@etomato.com